26일(현지시간)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대한민국과 독일전이 펼쳐질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독일 축구대표팀 요아힘 뢰브 감독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카잔=박종민 기자)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최종전에서 격돌하는 한국과 독일. 두 팀 모두 승리가 절실하지만 부상과 출장 정지 등의 이유로 최상의 전력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그러나 입장은 같아도 생각은 달랐다. 두꺼운 선수층을 갖춘 팀과 그러지 못한 팀의 차이다.
멕시코에 덜미가 잡히며 불안하게 출발한 독일은 스웨덴을 극적으로 잡고 기사회생했다. 그러나 출혈이 컸다. 수비의 중심을 잡아줄 제롬 보아텡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고 미드필더 세바스티안 루디는 코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다. 결국 두 선수 모두 한국과 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선수 구성에 차질이 생긴 상황. 하지만 독일의 요아힘 뢰브 감독은 자신감이 넘쳤다. 남은 선수들로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생각. 두꺼운 선수층에서 나오는 자신감이다.
뢰브 감독은 "코뼈가 부러진 루디는 마스크를 쓰더라도 한국전에 나서는 것은 불가능하다. 보아텡은 경고 누적으로 이탈했다"면서도 "이들을 제외하더라도 우리에게는 18명의 필드플레이어가 있다. 이 선수들이 이기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고 침착함을 드러냈다.
목 부상으로 스웨덴전에 결장했던 수비수 마츠 훔멜스가 돌아오는 것은 희소식이다. 뢰브 감독은 "최근 이틀 훈련을 모두 소화했다. 한국전에 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멕시코와 경기에서 종아리 부상을 당한 기성용은 독일과 조별예선 최종전에 나설 수 없게 됐다. (사진=박종민 기자)
선수들의 향한 믿음이 강한 뢰브 감독이다. 그는 "메수트 외질이 스웨덴전을 마치고 진행된 훈련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사미 케디라도 한국전에 얼마든지 출전할 수 있다"고 전하고 경기력이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은 토마스 뮐러에 대해서는 "멕시코전이 끝나고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눴다. 한 경기 안 좋더라도 긍정적인 정신력을 갖추고 있다. 우리에게는 매우 중요한 선수다"라고 강한 신뢰를 보냈다.
독일과 반대로 선수층이 얇은 한국은 주장 기성용의 부상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기성용은 멕시코전에서 종아리 근육을 다쳤다. 병원 검진 결과 2주간의 휴식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1차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진 박주호에 이어 기성용마저 독일전에 결장하게 됐다.
신태용 감독은 "팀 중추 역할을 하는 기성용이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것은 상상해본 적이 없다"며 "이 부분을 대체하는 것 때문에 머리가 복잡하다"고 착잡함을 드러냈다.
대표팀에 기성용의 이탈은 뼈아프다. 정우영, 구자철, 주세종, 고요한 등이 공백을 채워줄 선수로 꼽히지만 사실 기성용의 역할을 완벽하게 대체기란 쉽지 않다.
벼랑끝에 몰린 상황. 선수층이 두꺼운 독일이 부러울 수밖에 없는 한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