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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어 "저 옷, 조현민 옷이지? 모욕 참았더니 실직위기"

사회 일반

    진에어 "저 옷, 조현민 옷이지? 모욕 참았더니 실직위기"

    감시 심한 진에어, '대한항공 축소판'
    면허취소는 직원에 연대책임 지우는 것
    국토부와 짬짬이 의혹...직원 희생 안돼
    실직위기에 모욕까지...조양호 사과하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진에어 직원(익명)

     

    진에어 얘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물컵 갑질로 시작된 한진그룹 총수 일가에 대한 수사. 결국 오늘 조양호 회장이 검찰에 소환됩니다. 장남인 조원태 사장 제외하고는 일가족 모두가 검찰 포토라인에 서게 된 건데. 이 상황이 정말 고통스러운 직원들이 있습니다. 바로 대한항공 계열 저비용 항공사, 진에어 직원들. 국토부가 이번 주 내로 진에어 면허를 취소할지 말지 결정을 내린답니다. 한순간에 직장을 잃을 수도 있는 1900여 명 직원들. 그들의 얘기를 들어보죠. 신원 보호를 위해서 익명으로 음성변조까지 한다는 점을 좀 양해해 주십시오. 나와 계세요? 안녕하세요?

    ◆ 진에어 직원>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진에어 분위기도 대한항공처럼 회사 감시가 심하다고 들었어요.

    ◆ 진에어 직원> 네. 그 얘기는 대한항공의 축소판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용기를 내서 이렇게 의견 개진해 주시는 것 감사합니다.

    ◆ 진에어 직원> 네.

    ◇ 김현정> 진에어 만들어진 지가 이제 한 10년 됐죠, 2008년에 창립됐으니까.

    ◆ 진에어 직원> 올해가 10주년입니다.

    ◇ 김현정> ‘면허가 취소될지도 모른다.’ 이게 정확히 어떤 상태가 되는 겁니까?

    ◆ 진에어 직원> 항공업으로 모객을 해서 더 이상 비행을 할 수 없게끔 면허를 뺏어가는 것이죠.

    ◇ 김현정> 우리로 따지면 자동차 면허를 가져가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 진에어 직원>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진에어라는 법인은 남아 있고 직원들은 있다고 하더라도 더 이상 항공기를 운행할 수가 없으니까 존재 이유 자체가 사라지는 거네요?

    ◆ 진에어 직원>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설마설마 우리 회사의 면허가 취소되겠어? 이런 생각들 하면서 하루하루 회사 다니셨을 것 같아요.

    ◆ 진에어 직원> 네, 맞습니다. 거의 대부분 직원이 황당을 넘어서 분노하고 있습니다. 오너 일가하고 국토부 공무원들의 잘못된 짬짬이를 가지고 전 직원한테 연대책임을 묻고 있는 거거든요. 대통령이 잘못했다고 해서 우리나라 국민들 여권 다 뺏고 난민으로 만들어버리면 분노할 수밖에 없잖아요. 어이가 없는 일이지 않습니까.

    ◇ 김현정> 대통령이 국정운영 잘못했다고 국민들의 면허 다 뺏고 국민들 직장 다 뺏는 건 말이 되지 않지 않느냐. 지금 경영자가 뭔가 문제가 있다고 해서 아예 면허를 취소하는 건 문제가 있다?

    ◆ 진에어 직원> 맞습니다. 일단 항공 면허를 내줄 당시의 잘못된 상황. 에밀리 조라는 사람이 한국 국적을 가지지 않은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면허를 내준 게 잘못이 돼서 이 항목을 가지고 면허를 취소하겠다고 하고 있는 거거든요, 국토부에서.

    ◇ 김현정> 국토부가 그 당시에 조현민 전무가 미국 시민권자라는 거. 그러니까 외국인이라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내줬다고 그럽니까?

    ◆ 진에어 직원>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여러분, 아시겠지만 진에어 면허 취소의 사유가 뭔고 하니 조현민 전무, 미국 시민권자. 그러니까 외국인인데 진에어의 등기이사로 과거에 등재가 돼 있었다는 거예요. 외국인이 우리 항공사의 등기이사를 할 수 없게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했기 때문에 면허 취소가 되는 거다. 지금 그런 이유인 건데. 아니, 그럼 국토부는 어떻게 허가를 내줬는가. 지금 직원들은 그렇게 묻는 거군요.

    ◆ 진에어 직원> 그러니까 그걸 가지고 저는 짬짬이라고 말씀드리는 거고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간에 결론적으로 지금 이런 상황이 발생을 했고 게다가 그것을 처벌을 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주체가 그 사건의 당사자라는 거니까 이게 황당을 넘어서 분노가 아니고 뭐겠습니까?

    ◇ 김현정> 결정을 지금 국토부가 한다고 그러는데. 제가 좀 알아보니까요. 국토부 같은 경우에 지금 감사를 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조현민 전무가 외국인이라는 걸, 미국 시민권자라는 걸 알면서도 묵인하고 그 당시에 등기이사로 등재하는 걸 허가해 준 건지 아닌지 여부에 대해서 감사 중이다, 이런 답변이 와 있네요. 그런데 일각에서는 이런 얘기도 합니다. 진에어 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한 게 문제의 조현민 이사의 물컵 갑질에서부터 촉발된 것 아니겠습니까? 진에어 면허 취소가 총수 일가를 압박하는, 경영 퇴진을 압박하는 방법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갑질 문화 청산을 위해 필요한 거기 때문에 이 정도의 직원들의 희생은 불가피한 거 아니냐. 이런 여론도 있어요. 이 정도의 극약처방 불가피한 것 아니냐.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진에어 직원> 저도 인터넷 댓글 같은 걸 자주 보다 보니까 면허 취소가 당연하다는 의견이 베스트 댓글로 올라올 때도 많고 정말 냉정하게 바라봤을 때 잘못된 부분이고 그게 법적으로 처벌을 받아야 한다면 그대로 실행하는 것도 저도 떨어져서 봤을 때는 맞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분들은 되게 차가운 가슴으로, 뜨거운 머리에서 나오는 말씀을 하고 계시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대한항공에서 일어나는 거의 대부분의 일들이 진에어나 정석학원, 한진칼, 호텔 등의 한진그룹 계열사에서 일상적으로 다 똑같이 일어났던 일들이거든요. 그런데 이런 같은 계열사 직원의 피눈물로 본인들의 결과물을 얻어내겠다고 하는 생각은 잘못됐다고 생각하고요. 물론 일부에서 나오는 이야기겠지만 저는 총수 일가를 압박하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그 방법 자체는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총수 일가의 경영 퇴진을 압박하는 이 갑질 문화 청산하는 데는 동의 안 할 리가 없지만 그게 1900명 직원, 그것도 그룹 전체에서 좀 약한 고리인 이 직원들이 희생돼야 한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

    ◆ 진에어 직원> 맞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럼 면허 취소를 지금 당장 하지 않고 한 1-2년간 유예하는 건 어떠냐. 이런 해법도 나오던데, 대안이 나오던데 그건 어떻게 보세요?

    ◆ 진에어 직원> 1-2년간 유예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어쨌든 결론은 면허 취소이기 때문에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아무튼 아까 직원들은 ‘황당을 넘어서 분노한다’고 하셨는데 저는 그냥 분노 정도가 아니라 생계 걱정되는 직원들도 꽤 많으실 것 같은데요. 당장 가장들이 혹은 어렵게 잡은 직장에 다니던 건실한 이 회사원들이 다 하루아침에 백수 되는 거 아니에요?

    ◆ 진에어 직원> 이제 다들 착잡해하죠. 기장님들이나 정비사님들 같은 경우에는 비교적 이직이 용이한 편이지만 역시 불안한 건 마찬가지고. 객실이나 운송, 일반직 직원들은 한순간에 직장을 잃는 거고 재취업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 김현정> 아니죠.

    ◆ 진에어 직원> 본인들 잘못이 아닌데도 이런 불안감을 안고 손에 잡히지도 않는 일들을 지금 묵묵히 하고 있는 실정이고. 거기에 더불어서 한 객실 승무원한테 들은 얘기인데 승객들이 면전에서 모욕을 주시고 있는 모양이에요.

    ◇ 김현정> 어떻게요?

    ◆ 진에어 직원> “저 유니폼이 조현민이 입었던 옷이지? 되게 재수없다. 이 진에어 비행기 진짜 재수없어서 못 타겠다.” 이렇게 말씀하시고.

    ◇ 김현정> 그 앞에 승무원들이 버젓이 서빙하고 있는데 거기다 대고 재수없다...

    ◆ 진에어 직원> 직장을 잃을 수 있는 불안감 속에서 또 이런 모욕도 함께 당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그 앞에서 모욕을 줘도 웃으면서 또 서비스를 하셔야 되는 거잖아요, 직원들의 운명이라는 게.

    ◆ 진에어 직원> 그렇죠.

    ◇ 김현정> 내가 백수가 될지도 모르는 이런 불안감까지 안고 있고.

    ◆ 진에어 직원> 그러니까 죄가 있다면 직장을 선택하는 안목이 조금 떨어졌다는 그런 것이겠죠.

    ◇ 김현정> 직장을 선택하는 안목이 떨어졌다라는 죄라기보다는 그야말로 그냥 경영자 잘못 만난 죄네요.

    ◆ 진에어 직원>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오늘 조양호 회장, 그룹 전체 총괄 회장이 포토라인에 선답니다. 조양호 회장을 만날 수 있다면 정말 그 면전에서 묻고 싶은 이야기 있으십니까?

    ◆ 진에어 직원> 지금 계열사 다 포함해서 몇만 명의 직원이 오너 일가의 잘못으로 인해서 굉장하게 고통받고 있거든요. 그런 부분을 알고 있다면 본인이 해야 될 행동이 어떤 거고 직원들한테 어떻게 용서를 구할지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분들이 물론 그렇게 안 할 거라는 거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그렇게 직원들 편에 서서 한 번쯤은 생각을 좀 해 봤으면. 저희는 개, 돼지가 아니거든요.

    ◇ 김현정> 왜 안 할 거라고 단정적으로 생각이 드셨어요?

    ◆ 진에어 직원> 여태까지 해 왔던 행동들이나 그런 거 봤을 때는 절대 직원한테 사과를 한다거나 지금 이 상황에 대해서 내 잘못이다라고 반성을 한다거나 이런 거는 전혀 없을 거라고 저는 생각하지만 그래도...

    ◇ 김현정> 사과 받고 싶다, 진정 어린 사과 받고 싶다, 이런 말씀.

    ◆ 진에어 직원> 그렇습니다.

    ◇ 김현정>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날 것 같아요, 지금 상황 생각하면.

    ◆ 진에어 직원> (헛웃음) 그냥 마음 한편에 무거운 돌이 눌려 있는 심정이죠, 계속. 저뿐만 아니라 한진 계열사 거의 대부분 직원들이 다 똑같은 그런 좌절, 슬픔 이런 것들을 다 마음속에 지금 갖고 있지 않을까. 밖에서 보시기에 오너와 직원을 동일하게 보시는 분들이 꽤 많으시거든요. 저런 회사에 왜 다니냐. 나 같으면 안 다닌다. 이렇게 하시는 분들 많으시고. 그런데 또 생계와 저희 삶의 일부분인 거니까.

    ◇ 김현정> 당연하죠. 직원들이 무슨 죄입니까? 힘내시고요. 그냥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 건데. 일단 그 당시 경위에 대한 수사가 좀 정확해야 될 필요가 있겠다, 저는 그 생각도 드네요.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진에어 직원> 감사합니다.

    ◇ 김현정> 면허 취소 처분 결정을 앞두고 있는 진에어의 직원 한 분 만나봤습니다.
    < 속기= 한국스마트속기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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