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이명박 정부 당시 민간인 사찰 폭로에 대한 입막음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를 불법으로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진모(52)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영훈 부장판사)는 2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비서관과 장물운반 혐의 등으로 함께 재판을 받은 장석명(55)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게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200시간 명령을 내렸다.
재판부는 "국가를 위한 정보습득에 써야할 예산을 입막음용으로 쓴 점에서 범행이 좋지 않다"며 "특활비를 받은 사실도 철저히 숨겼고 이후 재수사에서도 범행을 줄곧 부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재판부는 "뒤늦게나마 범죄 사실을 인정했고 횡령으로 개인적인 이득을 취하지 않았다"며 "횡령금 5천만원도 공탁한 점을 참작했다"며 양형 사유를 밝혔다.
김 전 비서관은 2011년 4월 이명박 정권의 민간인 사찰을 폭로한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기강비서관실 주무관의 '입막음' 목적으로 국정원 특활비 5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날 재판부는 김 전 비서관에 대해 국정원 예산을 횡령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지만 특가법상 뇌물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국정원 특활비 예산 집행에 직접 관여하진 않지만 자금 지권을 요청하며 범행에 가담했다"며 횡령 혐의는 유죄로 봤다.
다만 "민정실의 직무와 관련해 돈을 받은 것으로 보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뇌물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이날 함께 선고를 받은 장 전 비서관은 김 전 비서관으로부터 받은 5000만원을 당시 류충렬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을 통해 장 전 주무관에게 전달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장 전 비서관에 대해 "청와대에 대한 폭로를 막기 위해 돈을 전달시켰고 공직자로서 신뢰를 회복해야할 피고인이 범행을 지시해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