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을 둘러싼 '밀실 행정' 의혹에 대해 경제성과 이용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한수원이 경제성 평가 결과를 영업비밀이라며 전면공개하지 않는 것을 들어 보수야당 등이 정치적 결정이라고 의혹 제기하는 것을 반박한 것이다.
한수원 전휘수 발전 부사장은 28일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은 확정된 정부 방침을 따르되 회사 수익과 안전성, 주민 수용성을 고려해서 경영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기위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한수원은 월성 1호기의 발전 원가보다 전력 판매 단가가 낮은 적자 상황이 지속돼온 상황에서, 그 폐쇄 시기를 정하기 위해 '즉시 중단'과 '계속 가동'(2022년 11월 수명 만료 시까지) 간의 현금 흐름을 비교하는 방법을 택했다.
지난해 기준 발전 원가는 123원/kWh, 판매 단가는 61원/kWh로 가동하면 할수록 적자가 누적되는 구조에서 어느 시점에 폐쇄하는 것이 그나마 손실을 줄일 수 있을지 판단하기 위한 것이다.
그 결과, '즉시 중단' 대비 '계속 가동'에 따른 손익 여부는 △이용률이 40%일 경우 향후 4년간 563억원 손실 △이용률 60%일 때 224억원 이익 △이용률 80%일 때 1010억원 이익을 보는 것으로 추산됐고, 이용률이 54.4%일 때는 손익 여부가 0이 됐다.
예컨대 이용률이 80%가 된다 하더라도, 가동할수록 적자를 보는 구조는 달라지지 않지만 그나마 2022년까지 가동하는 게 즉각 중단하는 것보다는 1010억원 남는 장사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월성 1호기 이용률은 지난해 40.6%에 불과하고 최근 5년간 평균치도 60.4%에 머물렀다.
이용률 60% 상황을 가정할 경우 이론적으로는 200억원의 이익을 챙길 수는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은 시나리오다.
전 부사장은 "월성 1호기의 경우 1년에 정지기간이 5일만 돼도 200억원의 이익은 소진되고 만다"고 말했다.
물론 이용률은, 사업자의 귀책사유가 아닌 제도적 요인으로 인한 가동 중단은 분모에서 제외하기 때문에 가동률보다는 수치가 대체로 높게 나타난다.
하지만 월성 1호기가 1983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노후 원전임을 감안하면 이용률은 더욱 보수적으로 산정해야 하기 때문에 즉각 중단이 합리적 결정이란 설명이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어 이 같은 판단에 따라 월성 1호기 조기폐쇄를 결정했고, 이 자리에선 '즉시 중단' 못지않게 '계속 가동'에 따른 손실 발생시 업무상 배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