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정부가 금융그룹 통합감독 모범규준을 확정하고 시범실시에 들어간다. 특히 자본적정성 산정기준 초안이 공개되면서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문제가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당초 예고한대로 금융그룹 통합감독제도를 이 달부터 시범실시하기로 하고, 금융그룹 자본적정성 평가기준 초안을 1일 공개했다.
금융위가 공개한 자본적정성 평가기준 초안은 필요자본에 대한 적격자본의 비율이 100%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적격자본이 필요자본보다 더 많아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위가 이같은 평가기준을 적용해 감독대상이 되는 7개 금융그룹의 자본적정성을 평가한 결과 자본비율이 100% 이상을 유지하기는 하지만 모두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가 공개한 자본적정성 평가기준을 적용해 산정한 '금융그룹별 자본규제 영향 시물레이션'에 따르면 삼성은 자본비율이 2017년 말 현재 328.9%에서 221.2%로 조정됐다.
한화는 210.4%→152.9%, 교보생명 299.1%→200.7%, 미래에셋 307.3%→150.7%, 현대차 171.8%→127.0%, DB 221.8%→168.7%, 롯데 241.2%→ 176.0%로 각각 자본비율이 하락했다. 당장 자본을 추가 적립하거나 계열사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은 아닌 셈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당장은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자본비율이 떨어지는 그룹이 있는 만큼 향후 자본의 충실성을 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관심을 모으는 것은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문제이다.
금융위가 이번에 공개한 '금융그룹별 자본규제 영향 시물레이션'에서는 필요자본 중 집중위험이 반영되지 않았다. 집중위험이란 금융그룹의 노출된 금융위험이 특정분야에 과도하게 집중돼 있는 경우 통상적인 수준보다 더 많은 필요자본을 요구한다는 뜻이다.
즉, 집중위험이 반영되면 필요자본이 그만큼 늘게 되고 그러면 필요자본에 대한 적격자본의 비율이 더 낮아지게 된다.
이같은 공식을 삼성에 대입하면 집중위험을 반영할 경우 시물레이션에 따른 삼성의 자본비율은 221.2%보다 더 떨어지게 된고 이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
현재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5억815만주, 7.92%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시가로는 23조7051억원(6월 29일 종가 기준)에 이른다.
금융위 관계자는 "집중위험과 관련해서는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본다"며 "보험업법 등과 함께 입법적으로 해결할 부분이 있기 때문에 국회에서 논의가 돼야 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통합감독법 제정 뒤 집중위험을 자본적정성 평가기준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는 오는 2일부터 통합감독제도를 시범운영하고 올해 하반기 중 국회에서 법안이 논의될 수 있도록 추진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