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은 우승 후보라는 평가가 무색할 정도로 조별예선에서 부실한 수비를 선보이며 체면을 구겼다.(사진=노컷뉴스/gettyimages)
▲ 16강 스페인-러시아(밤 11시. 루즈니키 스타디움)
조별예선에서 스페인은 기대 이하였고, 러시아는 기대 이상이었다. 덕분에 자칫 승패가 뻔할 수 있었던 이 경기는 박빙의 승부가 될 전망이다. 러시아는 조별예선에서 8골을 넣어 16강에 오른 팀 중에 벨기에(9골)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골을 기록했다. 스페인은 접전 끝에 B조 1위를 차지했지만 조별예선 3경기에서 6골을 넣고 5실점했다. 스페인은 아르헨티나와 함께 16강 진출국 가운데 최다실점의 불명예를 안았다.
이 때문에 이 경기는 예상외로 러시아의 ‘창’과 스페인의 ‘방패’가 싸우는 양상이 됐다. 스페인의 ‘창’ 역시 화려하지만 부실한 ‘방패’탓에 제대로 빛을 내지 못하고 있다. 스페인은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서 경기가 열리는 점도 불리한 조건이다. 일방적인 러시아 홈 관중의 응원과도 싸워야 하는 원정팀의 불리함까지 안아야 한다.
다만 스페인은 월드컵 토너먼트가 상당히 익숙한 무대라는 점과 반대로 러시아는 사실상 처음 나서는 무대라는 점이 변수다. 러시아가 이 대회 전에 16강에 오른 대회는 러시아가 아닌 소련의 이름으로 참가했던 1986년 멕시코 대회가 마지막이다. 당시에도 소련은 조별예선에서 엄청난 골 폭풍을 몰아친 뒤 16강에서 벨기에를 만나 7골을 주고받는 접전을 펼쳤다. 하지만 결과는 연장 끝에 3대4로 패했다.
▲ 16강 크로아티아-덴마크(익일 새벽 3시.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러시아월드컵에서 조별예선을 3승으로 통과한 나라는 A조의 우루과이와 D조의 크로아티아, 그리고 G조의 벨기에뿐이다. 이 중에서도 ‘죽음의 조’에 속한 크로아티아의 3승이 가장 값진 결과로 평가받는다. 뿐만 아니라 크로아티아는 벨기에와 잉글랜드, 러시아(이상 8골)에 이어 조별예선 3경기에서 7득점하며 내용과 결과 모두를 잡았다.
덴마크도 월드컵 출전 역사상 최고 성적인 16강에 진출하며 4년 전 브라질 대회 본선 출전 무산의 아픔을 씻었다. 조별예선 3경기에서 2골을 넣는 데 그쳐 16강 진출국 가운데 화력 면에서는 가장 부족했다. 하지만 실점에서는 무실점 통과한 A조의 우루과이 다음으로 적은 1실점하며 확실한 짠물 축구를 선보였다.
크로아티아와 덴마크의 16강전 승패는 ‘허리 싸움’에서 갈릴 전망이다. 특히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를 앞세운 크로아티아의 ‘황금 중원’을 상대하는 덴마크의 크리스티안 에릭센(토트넘)의 활약이 관건이다. 에릭센은 러시아월드컵 조별예선 3경기에서 총 36km를 뛰어 전체 출전 선수 가운데 가장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했다. 그러는 동안 1골 도움으로 덴마크의 모든 득점에 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