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스페인 축구대표팀에서 경질된 훌렌 로페테기 전 감독. (사진=노컷뉴스/gettyimages)
개최국 러시아에 덜미가 잡힌 '무적함대' 스페인. 월드컵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감독을 교체한 탓에 경기력이 흔들렸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스페인축구협회장은 자신의 결정에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스페인은 2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러시아에 덜미가 잡혔다.
스페인은 전반 12분 세르게이 이그나세비치의 자책골로 앞서갔다. 그러나 전반 41분 제라드 피케의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허용했고 러시아의 아르템 주바가 이를 성공시켜 승부는 원점이 됐다.
연장 접전에도 추가 득점에 실패한 스페인은 승부차기에서 코케와 이아고 아스파스의 슛이 이고르 아킨페예프 선방에 막히며 3대4로 고개를 떨궜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후 8년 만에 정상 탈환을 꿈꿨던 스페인의 꿈도 이렇게 끝이 났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0위에 불과한 러시아에 패한 10위 스페인. 대회를 앞두고 단행한 감독 교체가 실패를 불러왔다는 지적이 적잖다.
스페인축구협회는 월드컵 개막을 하루 앞두고 대표팀을 이끌던 훌렌 로페테기 감독을 경질하는 강수를 뒀다.
로페테기 감독은 2년 동안 대표팀을 이끌면서 20경기 무패행진(14승 6무)을 벌이며 러시아 월드컵 우승을 기대감을 끌어올렸던 인물이다. 그러나 지네딘 지단 전 감독이 떠난 레알 마드리드의 사령탑에 선임된 사실이 알려지자 스페인축구협회는 로페테기 감독을 경질하고 페르난도 이에로에게 지휘봉을 넘겼다.
16강에서 막을 내린 '무적함대'의 항해. 하지만 루이스 루비 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장은 로페테기 감독을 경질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마르카 등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루비알레스 회장은 러시아전을 마치고 "결코 내 결정에 후회한 적이 없다"며 "로페테기 감독의 경질은 가치관에 따라 확신을 갖고 결정했다"고 단호한 입장을 전했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이어 "(감독 교체는) 아주 힘들고 복잡한 결정이었다. 생각할 시간이 거의 없었다"면서도 "이제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페인의 탈락에는 진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우리가 내내 우세했다. 그런데 대회를 마치게 돼 고통스러운 게 사실이다"라며 "스페인이 러시아보다 99% 우세했다. 슬픔이 크지만 이것이 스포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