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특검사무실에 '드루킹' 김모씨가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그동안의 재판 과정에서 대체로 공소사실을 인정하며 반성의 뜻을 보였던 드루킹 김동원 씨가 4일 결심공판에서는 "여론 조작은 검찰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이전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김씨는 직접 작성한 A4 6장 분량의 최후진술서를 통해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반성한다"면서도 "네이버 측의 고소와 검사의 기소는 법리적으로 반드시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김씨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한 것이 위법이 아니라는 취지로 조목조목 주장을 폈다.
김씨는 "네이버 규약에는 자동화 프로그램으로 댓글 공감 클릭을 금지하는 내용이 없었다"며 "속도 규정이 없는 고속도로에서 200㎞/h로 달렸다는 이유로 처벌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또 "네이버는 (댓글 조작을 통해) 늘어난 트래픽으로 광고 수익을 올렸다"며 "이는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중국인이 가져가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곰이 중국인을 기소하고 악어가 악어새를 고소한 것과 똑같은 이치"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검찰측은 "전혀 법리를 모르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검찰은 "네이버 규정에는 이전부터 업무를 방해하거나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안된다는 규정을 두고 있으므로 명백한 약관 위반"이라며 "실제로 이 사건으로 주가가 하락하고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됐다"고 반박했다.
또 "피고인들이 댓글을 조작하면 나머지 이용자들이 표한 정상적인 의견이 뒤로 밀려난다"며 "명백한 여론조작이라고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김씨 입장을 반박할 때, 김씨는 다소 어이가 없다는 듯 가볍게 웃기도 했다.
한편 이날 김씨의 최후진술서 내용에 대해 변호인인 마준 변호사는 "개인의 의견일뿐"이라며 "김 씨가 개인 희망사항을 얘기한 것어서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고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김동원씨 등 드루킹 일당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25일 오후 2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