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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뒤엔 아들과' 허재 부자의 특별했던 北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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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년 뒤엔 아들과' 허재 부자의 특별했던 北 경험

    • 2018-07-04 21:21
    '평화와 번영으로' 4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개최된 남북통일농구경기에서 남측 허재 감독과 북측 리덕철 감독이 손을 잡고 입장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남북 통일농구 경기가 열린 4일 평양류경정주영체육관. 2003년 이후 무려 15년 만에 열린 특별한 경기였다. 이후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끊겼던 통일 농구가 최근 한반도 해빙 무드에 맞춰 재개된 것.

    이날 체육관에는 누구보다 특별한 감회에 젖은 사람이 있었다. 바로 허재 남자농구 대표팀 감독(53). 허 감독은 2003년 통일농구 당시 선수로 뛰었고, 15년이 지나 이번에는 감독으로 평양을 찾았다.

    허 감독은 남북 선수가 6명씩 섞어 팀을 이룬 대결에서 평화팀 지휘봉을 잡아 북한 대표팀 이덕철 감독의 변영팀과 맞붙었다. 결과는 사이좋은 102 대 102 무승부. 평화팀이 종료 33초 전 북측 원윤식의 3점포로 앞섰지만 종료 0.9초 전 번영팀 북측 최성호의 버저비터로 동점이 됐다.

    15년 만에 다시 통일농구를 펼친 허 감독의 소회는 어땠을까. 특히 이번에는 국가대표 두 아들(허웅, 허훈)과 함께 방북한 허 감독이었다.

    경기 후 허 감독은 "처음에는 교류전이다 보니 선수들이 좀 상대방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경기한 것 같은데 나중에 승부가 갈리는 시점에서 선수들이 재미있고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면서 "뿌듯하다는 생각 들었고, 생각보다 북측 선수들과 잘 어울리는 것 같고 오늘은 기억에 평생 기억에 남을 경기가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흡족한 소감을 밝혔다.

    두 아들과 함께 한 경기였다. 허 감독은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어떻게 팀을 나누다 보니 그렇게 반대편이 됐다"면서 "둘이 같이 1 대 1 상황이 되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아 그렇게 했는데 재미있었던 것 같다"고 웃었다.

    허재 감독의 장남 허웅(오른쪽)이 4일 남북 통일농구에서 상대 북측 선수의 공을 가로채려고 시도하고 있다.(평양=사진공동취재단)

     

    허웅 역시 평생에 남을 추억을 만들었다. 허웅은 "농구라는 스포츠 통해 좋은 자리가 마련된 것에서 새롭고 거기서 시합 뛰는 자체가 영광스럽고 뜻깊은 날이 된 것 같아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15년 전 선수로 뛴 아버지와 함께 한 의미있는 경기였다. 허웅은 "감독님이신 아버지도 저한테 (15년 전 경기를) 말씀해주시는데 저도 이렇게 와서 시합 뛸 수 있는 자체가 행복하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많이 생겨서 좋은 일이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날 북한 관중은 허웅-허훈 형제가 소개되자 놀라기도 했다. 이에 허웅은 "뿌듯했고 이런 기회가 많이 없는데 최대한 열기와 느낌을 느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5일은 혼합경기가 아닌 남북 자존심 대결이 펼쳐진다. 허 감독은 "승패가 나겠지만 그것보다도 북측 선수들과 전부 좋은 경기가 될 수 있게 여기 관중, 농구 팬들이 즐기면서 멋진 경기 될 수 있도록 잘 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허웅도 "농구라는 스포츠를 통해 하나가 된다는 게 정말 말로는 표현 못할 만큼 행복했던 것 같고 엄청 기분이 좋았다"면서 "많은 응원에 힘을 낼 수 있었다"며 5일 경기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특별했던 허재 감독 부자의 평양 통일농구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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