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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식 SOS' 아시아나 vs 대한항공 신경전



기업/산업

    '기내식 SOS' 아시아나 vs 대한항공 신경전

    대한항공 "7~9월 성수기여서 공급여력 안된다"
    "금호아시아나 박삼구 회장 발언 사실과 다르다" 발끈

     

    경쟁관계에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 지원을 놓고 상생과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이면서 기내식 대란이 더 길어지고 승객피해도 그만큼 커졌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4일 “대한항공에서 도와주면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런데 죄송스럽게도 협조를 못받았다. 제가 항공산업을 하지만 서로 협력할 건 협력을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대한항공에 대한 섭섭함을 토로했다.

    이 발언으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 측의 ‘기내식 SOS’를 나몰라라 한 것처럼 비쳐지자 대한항공은 서둘러 해명에 나서며 박삼구 회장의 발언은 사실과 다르다며 발끈했다.

    대한항공 고위간부는 “박삼구 회장의 얘기는 상도의에 어긋나게 어려운 시기에 안도와준 것처럼 나오는데, 말도 안되는 틀린 얘기다 우리가 항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 3일째인 7월 3일 오전 11시와 오후2시40분 두차례에 걸쳐 대한항공 기내식본부장이 아시아나 기내식본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화상통화로 “기내식과 관련해 도와줄게 없느냐”고 물었다. 이에 아시아나 측에서는 “내부 검토를 해보고 보고를 해서 알려주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이후 아시아나에서 가부간 답변이 오지 않았다”는 것이 대한항공의 주장이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의 말은 좀 다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3일 대한항공 기내식 임원이 전화상으로 기내식 중 메인디시(main dish)는 지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식사세트 가운데 메인디시만 따로 떼서 공급하는 것은 관세법 위반에 해당되기 때문에 이런 조건이라면 대한항공의 지원을 받을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결국 대한항공의 뒤늦은 지원제안은 없었던 일이 되고 말았다.

    두 라이벌간의 기내식 지원 논의는 게이트 고메(아시아나의 기내식 납품회사) 제조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던 지난 3월에도 한 차례 더 있었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게이트 고메에서 화재가 발생해 당장 7월1일부터 기내식 조달방안이 묘연해지자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 다급한 김에 평소 경쟁관계에 있지만 안정적인 자체 기내식 공급센터를 갖추고 있던 대한항공에 손을 벌릴 수 밖에 없었다.

    당시 아시아나는 대한항공에 “7월부터 몇 달동안(7월~9월)만 기내식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고 대한항공은 “7월부터 9월까지는 성수기여서 대한항공으로서는 공급여력이 안된다”고 거절했다. 아시아나로서는 공급여력이 달리는 영세업체 샤프도앤코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몰린 것이다.

    두 회사간에 오간 협상을 뜯어보면, 3월 당시 대한항공의 ‘성수기라 공급여력이 안된다’는 주장은 쉽게 납득이 안되는 측면이 있다. 대한항공 주장대로 정말 지원해줄 여력이 없었다면 7월 3일 지원제안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없다던 기내식 공급여력이 수개월만에 뚝딱 생겨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라이벌 회사인 만큼 선뜻 지원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측면이 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기내식 대란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고 국민 불편이 가중되던 상황에서 조차 지원이 불발된 사실만 놓고 보면 지원할 의지가 있었는 지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

    항공사상 초유의 기내식 대란은 아시아나항공의 잘못에서 비롯됐음은 두말할 나위없는 사실이고 책임도 아시아나에 있다. 하지만 더 신중하게 처신을 못한 대한항공 역시 ‘국민은 안중에 없었다’는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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