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익명(피해자 언니)
그제부터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사건입니다. 이른바 관악산 여고생 집단 폭행 사건. 8명의 10대 무리가요. 다른 10대 여고생 1명을 노래방이며 야산이며 밤새 끌고 다니면서 끔찍한 집단 폭행을 한 겁니다. 이게 방송에 그대로 담기 어려운 수준의 잔인한 폭행이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가해자들이 10대 미성년자다 보니까 상당히 경미한 처벌에 처해질 가능성이 크다는군요. 지금 피해자 가족들이 강하게 문제 제기를 하면서 소년범의 나이 기준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졌습니다. 청와대 청원을 올린 당사자세요. 피해자의 친언니, 지금부터 직접 만나보죠. 신원 보호를 위해서 음성을 변조한다는 점 여러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언니분, 나와 계십니까?
◆ 피해자 가족> 네.
◇ 김현정> 실례지만 언니 분은 성인이신 거죠?
◆ 피해자 언니> 네.
◇ 김현정> 동생은 고등학교 몇 학년이나 됐어요?
◆ 피해자 언니> 고등학생 2학년이요.
◇ 김현정> 2학년. 지금은 입원해 있는 상태일 텐데 상태가 어떻습니까?
◆ 피해자 언니> 계속 검사 중이어가지고. 이틀 전에 호스를 빼고 조금씩 말을 하고. 그런데 아직 밥은 못 먹고 있고 물이나 마시는 거 정도만 먹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 김현정> 호스를 꽂고 있었어요, 어디다가?
위 사진은 아래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자료사진)
◆ 피해자 언니> 가슴 쪽을 많이 맞아가지고 폐 쪽에 공기가 차서... 목에 호스를 꽂고 있었거든요.
◇ 김현정> 세상에. 목에다가 호스 꽂아서 폐의 공기 빼내고.
◆ 피해자 언니> 얼굴이나 온몸에 군데군데, 멍이 아니라 다 피멍이 들어 있는 상태고. 속 안이 어떨지를 몰라서 검사를 이리저리 받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얘가 움직이질 못해요. 아예 거동 자체를 못 해요, 그냥.
◇ 김현정> 지금 상황이 거동이 안 되는 상태. 동생이 지금 목에 호스 꽂고 있으면 말로 진술도 못 하겠는데요?
◆ 피해자 언니> 고개만 끄덕이고. 그렇게 하기 어려운 건 카카오톡으로 이야기해요. 손은 움직일 수 있으니까, 손가락 정도는. 그런데 카카오톡으로 물어봐도 얘기를 깊이는 못 해요, 얘기를 하다가 감정이 복받치는지... 계속 물어보기도 뭐해가지고. ‘이러이러한 게 맞냐’ 이렇게 진술서 내용 보고 물어봐서 ‘예, 아니오’ 이 정도만 답할 수 있는 상황이라서.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일단은 사건을 좀 정리를 해 보죠. 그러니까 지난 27일에 고등학교 2학년인 동생이 갑자기 ‘외박을 하겠다’ 이렇게 집에 연락을 했다고요?
◆ 피해자 언니> 하루 이틀 전부터 전조증상이 있었었나 봐요. 그래서 단체톡에서, SNS에서 친구들이 동생을 단체로 험담하기 시작하면서 타깃이 된 거죠. 그래서 얘가 페이스북을 탈퇴하면서 도망쳐 다니니까. ‘학교로 쫓아온다’라고 하니까 얘는 이제 무서운 나머지 거기를 나갔던 거죠.
◇ 김현정> 그렇게 노래방으로 불러내서 1차 폭행이 시작이 됐다고요?
◆ 피해자 언니> 노래방에서는 얼굴을 집중적으로 구타를 하고. 한 1시간 반 정도.
◇ 김현정> 1시간 반 동안 무차별 폭행을 하는데 밖에서 아무도 몰랐답니까?
◆ 피해자 언니> 노래를 크게 틀고 애들이 구타를 한 거죠.
◇ 김현정> 바깥에서 안보이게 가리고?
◆ 피해자 언니> 그리고 애를 데리고 나와서 마스크를 씌운 채로 친한 척하면서 감싸면서 데리고 나왔나봐요. 산으로 데려간 거죠.
◇ 김현정> 1차 폭행이 이뤄진 곳은 서울 노원구인데. 관악구, 관악산까지 끌고 갔어요?
◆ 피해자 언니> 지하철을 타고 또 마을버스를 타가지고 애를 데려갔어요.
◇ 김현정> 그러면 그렇게 오랫동안 이동을 하는데 사람들이 못 알아봤대요? 신고를 한다든지 뭔가 구해 준다든지 이랬을 것 같은데?
◆ 피해자 언니> 그런데 그때까지는 폭행을 당하기는 했는데 못 움직일 정도의 폭행은 아니었고요. 1차 때는 얼굴만 구타를 집중적으로 당해가지고 마스크 쓰고. 애들이 끌고 가니까 아무래도 심리적인 압박감이 있었겠죠. 그러다가 중간에 지하철에서 마스크를 벗기고 자랑하듯이 멍든 사진을 자기 친구들한테 자랑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우리 이렇게 때렸다’?
◆ 피해자 언니> 얼굴에 눈에 피멍이 들어 있었으니까.
◇ 김현정> 자랑하는 인증샷까지 올렸다?
◆ 피해자 언니> 네.
◇ 김현정> 그렇게 끌고 가서 관악산 자락으로 갔습니다. 보니까 밤 10시부터 새벽 3시까지 무려 5시간 동안 1명의 여고생을 8명이 폭행을 했어요.
◆ 피해자 언니> 그전에 애들이 핸드폰을 유심칩을 바꿔서 핸드폰을 바꾸고. 그리고 CCTV가 없는 산으로... 친구들인데 설마 그렇게까지 하겠거니 생각조차도 못 했었겠죠. 그런데 산으로 끌고 가서, 도망갈 수도 있으니까 옷을 다 벗기고. 그다음부터 성추행을 하고 폭행을 5시간 동안 하면서 그랬던 거죠.
◇ 김현정> 도망갈까 봐 옷부터 일단 벗겼어요?
◆ 피해자 언니> 네, 옷을 벗기고 때렸어요. 옷을 다.
◇ 김현정> 산에 사람들이 아예 오가는 사람들이 없는 데까지 간 거예요?
◆ 피해자 언니> 네, 그전에 그런 거를 준비했었던 것 같아요. 산에 각목이 생뚱맞게 있었을 리는 없고, 제 생각인데 미리 그 장소까지 알아본 거 같아요. 때리면서 인증샷을 찍고, SNS에다 그런 걸로 친구들한테 자랑하듯이...
◇ 김현정> 어떤 장소를 특정해서 데려갔는데 가보니 각목까지 있었다. 이건 상당히 계획적이었다는 느낌이 드네요?
◆ 피해자 언니> 각목으로도 때리고. 각자 때리는 게 정해져 있었나 봐요. 누구는 팔, 누구는 가슴, 누구는 다리, 누구는 배랑 자궁 있는 쪽만 집중적으로 때리고. 각자 부위를 정해서.
◇ 김현정> 이게 지금 가해자들이 10대라고 하셨잖아요.
◆ 피해자 언니> 네.
◇ 김현정> 몇 살부터 몇 살까지입니까, 8명이?
◆ 피해자 언니> 만 13살부터 고등학교 2학년이니까 16살까지요.
◇ 김현정> 그런데 지금 조사된 조서를 보니까 ‘성추행에다가 성매매를 하라.’ 이런 요구까지 있었다고요. 이건 뭐예요?
◆ 피해자 언니> 그거는 산에서 그러고 나서 애가 계속 맞다가 기절을 했나 봐요. 그래서 기절하면 또 일어나서 때리고 머리채를 잡고. 아무튼 그러고 나서 산에서 내려와서 주동자의 집에 데려가서 감금을 하면서 ‘너는 이제 성매매를 해라.’ 자기들끼리는 성매매가 아니라 조건 만남이라고 표현을 그렇게 하더라고요. 그러는 와중에 얘들이 잠깐 잠이 든 사이에, 새벽이잖아요. 그때 자기 유심칩 바꿨던 핸드폰을 발견하고 거기에서 엄마한테 문자를 보낸 거죠. 경찰에 신고를 해 달라고.
◇ 김현정> 세상에. 그렇게 해가지고 탈출한 거군요.
◆ 피해자 언니> 네.
◇ 김현정> 이게 10대들 사이에 벌어진 폭력이라고 저는 믿기지가 않고. 여러분, 사실 지금 저희가 방송이기 때문에 다 담지는 못합니다만 자세한 진술서를 보면 이보다도 더 깜짝 놀랄 폭행들이 묘사가 돼 있습니다. 지금 가해자들은 다 체포가 돼서 조사를 받고 있는 거죠?
◆ 피해자 언니> 받고는 있는데 이제 미성년자다 보니까 처벌이 가볍다라는 걸 애들도 알아요. 소년원 갔다 오고 이런 게 약간 훈장 같은 느낌인가 봐요. 그런 걸 좀 자랑하듯이 아직도.
◇ 김현정> 그러니까 어차피 소년법의 적용을 받는 미성년자니까.
◆ 피해자 언니> 무서운 게 그거를 애들이 안다는 거죠.
◇ 김현정> 아무리 끔직한 폭행을 저질러도, 살인을 저질러도 우리는 소년원 갔다 오면 된다는 걸 이미 인지하고. 그럼 조사받는 과정도 겁에 질렸다든지 진지하게 임하지 않았어요?
◆ 피해자 언니> 그런 건 없어요. 3-4명 정도는 조사를 받아서 아예 들어간 애들도 있어요, 나머지 애들 같은 경우 별로 그런 거에 신경 쓰지 않는 느낌? 그리고 친구들이랑 카카오톡이나 이런 대화하면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대화를 하더라고요. 그런 거는 제보를 받아서 알고 있는 사실인 거고. 또 이런 내용이 좀 충격적이었어요. 동생이 신고를 했잖아요. 신고를 했으니까 주동자가 ‘이제 한강 가서 죽여버린다’고 그거를 친구들이랑 대화를 하는 거죠. ‘한강 가서 얘 죽여버릴 거’라고. 그리고 지금 우울증 약을 먹고 있는데 그걸 경찰한테도 아무렇지 않게 얘기를 해요.
◇ 김현정> 처벌 감형받을 수 있다 이런 얘기?
◆ 피해자 언니> 그런 걸 다 알고 있는 애들인 거죠.
◇ 김현정> 정말 충격적이네요. 정말 충격적이네요. 알겠습니다. 여러분, 지금 소년법상 미성년자는요. 살인죄를 저질러도 최고형량이 15년을 넘을 수 없죠. 이게 지난 인천 여아 살해 사건 기억하실 겁니다. 그때 한번 큰 논란이 됐던 문제인데. 지금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우리 피해자 언니 분께서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이 사연을 올리셨어요. 그리고 지금 6만 명 가량의 국민들이 참여를 하고 있는데. 어떤 얘기를 꼭 하고 싶으셨던 겁니까?
◆ 피해자 언니> 어찌됐든 잘못한 거는 처벌을 제대로 받아야 되는 건데, 그게 미성년자라고 해서 처벌이 제대로 안 된다는 사실이 안타깝고. 그리고 피해자 입장에서는 많이 화가 나죠. 그런 것 때문에 청와대 게시판에 올린 거고요. 죄질이 일단 가볍지 않고 벌써부터 복수한다고 이렇게 얘기하고 있으니까. 동생은 학교는 물론이거니와 아예 사람도 친구도 무섭다고 하니 평생 트라우마로 남잖아요. 걔들은 소년원 가는 게 당연한 훈장처럼 여기는 거니까, ‘갔다 와서 죽여버린다’고 이러니까, 피해자만 힘든 거죠. 평생을 그걸 안고 살아야 하는데 얼마나 무섭겠어요?
◇ 김현정> 여러분, 이 폭행 사건을 여러분들께 자세하게 저희가 전해 드리는 이유는 지난해에도 이게 이슈가 됐었습니다. 소년법의 적용 기준 이대로 두어도 괜찮은가에 대해서 우리가 다시 한 번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되는 건 아닌가. 화두를 한번 던져보고자 이 피해자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여러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의견들 보내주시고요. 언니분, 동생 잘 간호해 주시고요. 용기 잃지 않도록 트라우마 생기지 않도록 옆에서 잘 지켜봐주세요.
◆ 피해자 언니> 네.
◇ 김현정> 관악산 여고생 집단 폭행 사건. 우리 사회를 놀라게 하고 있는 충격적인 사건입니다. 피해 여고생의 언니 만나봤습니다. (속기= 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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