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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세무서가 세무서 직원의 뇌물사건 관련해 세무조사가 중단됐는데도 재조사를 거부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김해세무서는 감사원과 국민권익위원회의 거듭되는 시정 조치와 재조사 권고에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사건 당사자들은 재산이 압류되고 신용불량자가 되는 피해를 수년째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김해세무서는 이를 본체 만 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김해세무서 세무조사 중단…담당 직원은 뇌물받은 사실 들통나 실형김해세무서는 지난 2015년 김해시 진영읍에 사는 A(70)씨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A씨가 자신의 명의로 된 농지 9543㎡에 대한 수억원의 양도소득세가 부당하다며 이의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A씨는 과거 자신의 동생 B(63)씨의 농지를 A씨 자신의 명의로 신탁해놓은 것으로, 동생 B씨가 땅을 공장용지로 개발해 매각하는 과정에서 매각대금은 B씨가 갖고 세금은 자신에게 나오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이 세무조사에는 B씨의 탈세와 관련 제보 내용도 포함됐다.
하지만, 이 세무조사는 한 달도 채 가지 않아 중단됐다. 담당자인 조사과 서모 팀장이 갑자기 '세무조사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여러 사유가 발생했다"며 돌연 조사 중단을 통보한 것이다.
오히려 이듬해에 김해세무서는 추가로 A씨에게 양도소득세 7억5천만원을 부과했다.
그런데 지난해 7월 서 팀장과 동생 B씨가 뇌물을 주고 받은 혐의로 구속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B씨가 세무조사를무마를 청탁하면서 서 씨에게 2200만원의 뇌물을 건넨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결국 이들은 유죄가 인정돼 서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6천600만원, 추징금 2천200만원이, B씨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사실상 자신에게 불리한 세무조사가 시작되자, B씨가 세무서 담당자에게 뇌물을 줬고, 이 담당자는 한 달도 안 돼 세무조사를 중단시킨 것이다.
A씨는 이같은 세금부과가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해 1심에선 승소했지만, 항소심과 최종심에서 패소한다.
A씨는 또, 해당 부동산의 양도소득세 등을 B씨가 부담하기로 하는 내용의 각서를 위조한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지만, 이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는다. 특히 형사사건의 항소심 재판부는 재판 과정에서 이 농지가 B씨의 소유라고 판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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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원 "양도소득세 부과처분은 위법"…국민권익위도 "재조사하라"A씨는 부당한 세금부과와 세무조사 중단이라며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다. 이에 감사원은 "A씨에 대한 양도소득세 부과처분은 위법으로 취소돼야 한다"며 사실상 시정조치를 하도록 국세청에 통보했다.
또, 국민권익위원회도 이번 사건에 대해 전박적인 재조사를 실시하라는 결정을 내리고, 국세청에 이첩했다.
권익위는 서씨와 B씨의 뇌물공여사건과 이로 인한 세무조사가 중단된 점, 형사사건에서 해당 토지가 B씨 소유라고 판단한 점, 해당 토지의 명의신탁 사실 등에 대한 과세 관청의 실질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과세처분을 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A씨는 김해세무서에서 이번 사건의 해당 토지의 실질적인 소유자가 누구인지 여부 등을 조사해 다시 한번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세기본법상 "세무공무원은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가 아니면 같은 세목 및 같은 과세기간에 대해 재조사를 할 수 없다"면서도 "납세자가 세무공무원에게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제공하거나 금품제공을 알선한 경우"를 예외조항으로 담고 있다.
다시 말해, 세무공무원이 납세자에게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수수한 것이 원인이 되어 세무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고, 이러한 범죄행위는 재조사의 금지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재조사가 다시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세무조사가 중단될 당시 법 규정에도 없는 사유를 들어 세무조사가 중단된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 피해자는 가족 모두 재산 압류에 신용불량자…김해세무서 "현재로선 재조사 절차 불가"
A씨는 "동생이 당시 노건평 뭉칫돈 사건에 연루돼 부동산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은 뒤 또다시 적발되면 구속될 수 있다면서 부탁을 하는 바람에 명의를 빌려준 것"이라고 말했다.
국세청과 청와대 등에 수차례 민원을 넣고, 1인 시위까지 벌였던 A씨는 "16억원이나 되는 세금을 내지 못해 모든 재산이 압류당했고, 아들과 며느리까지 신용불량자로 내몰려 아직까지 힘든 삶을 살고 있다"며 한탄했다.
하지만, 김해세무서는 이같은 재조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김해세무서는 이미 한번 조사에 들어갔다가 중단됐고, 행정소송이 A씨의 패소로 최종 확정된 점을 들어 현재 절차로는 재조사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해세무서 담당자는 "감사원은 A씨의 명의신탁에 대해서는 받아들이지 않았고, 양도일자에 관련해서만 위법처분을 내린 것이며 국민권익위에 권고는 권고일 뿐이어서 재조사를 할 수 없다는 공문을 보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