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공모에서 최종 탈락한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를 둘러싸고 청와대 개입설, 장하성 정책실장 추천설, 코드맞추기 인사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곽 전 대표의 결정적 탈락 사유는 자신을 포함한 아들의 병역 문제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곽 전 대표는 5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1990년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면서 한국 국적을 회복했다. 나이 때문에 3주 민방위 훈련으로 병역을 대체했는데 이 부분을 (검증) 자료 맨 앞장에 첨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CBS노컷뉴스 취재에 따르면, 곽 전 대표의 아들 병역 면탈이 최종 임명에 발목을 잡았다.
13살 때 미국 이민을 간 곽 전 대표가 30세가 넘은 나이에 대한민국 국적을 회복하면서 병역 의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것은 병역법 위반이 아니다.
하지만 곽 전 대표의 아들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병역을 수행하지 않았고, 민정수석실에서는 이를 의도가 명백한 병역 면탈로 판단했다.
여권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곽 전 대표는 30살이 넘어서 병역 할 수 없는 나이 됐을 때 한국에 들어오면서 미국 국적을 포기한 것"이라며 "전형적인 병역 기피 사례 유형"이라고 말했다.
또 "문제는 본인만 그런게 아니라 아들도 똑같은 과정을 통해 병역을 면탈했다"며 "공공기관 임원이면 공직자 임용기준을 적용받는다. 이 사실이 드러나면 그 분은 대한민국에서 살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초기 내각 구성 과정에 수십 명의 후보들이 각종 의혹으로 자진사퇴했다.
청와대는 병역기피와 세금탈루, 불법적 재산증식, 위장전입, 연구 부정행위, 음주운전, 성관련 범죄 등을 고위공직자 임명 제한 7대 비위로 설정해 놓은 상태다.
특히 병역기피는 국민감정을 고려해 첫번째 항목으로 지정하고 '본인 또는 직계비속이 고의적 또는 불법적으로 병역을 면제받거나 보직 등 복무와 관련하여 특혜를 받은 적이 있나?' 등 4가지 정밀 질문으로 검증하고 있다.
곽 전 대표는 병역기피 관련 4가지 초기 인사검증 자료에 모두 '아니오'를 선택했지만, 민정수석실의 본격적인 검증 결과 '부자(父子) 모두 병역기피'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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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국민연금기금은 곽 전 대표 관련 논란이 커진 5일 "(탈락 이유에 대해서는) 사생활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특히 청와대 관계자는 "개인의 명예와 관련이 된 부분이기 때문에 소상히 밝힐 수는 없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민정수석실의 인사검증에서 결정적 하자가 나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곽 전 대표를 둘러싼 논란이 장하성 실장의 인사개입설과 청와대의 국민연금 코드맞추기 강요, 5000만 국민 노후자금의 정치화 등으로 확산되면서 곽 전 대표의 명예를 마냥 지켜줄 수만은 없다는 분위기도 차츰 감지된다.
앞서의 여권 관계자는 "공직에 들어오려는 사람은 애국심이 있어야 한다"며 "자기를 버려야 하는 데 최종 탈락했다고 본인만의 생각을 저렇게 떠들고 다니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곽 전 대표 본인은 훌륭한 사람인데 한국 정서를 너무 모른다"며 "청와대 검증 문제는 우리가 어쩔 수 없다. 아들 병역까지 알려지면 본인도 직무수행 못한다. 언론과 야당이 가만히 있겠냐"고 되물었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곽 전 대표가 인사검증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면서 본인의 입장만 내세우고 있다며 내심 불편한 기색이 감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