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 겸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이국종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 겸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이 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으로부터 당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제안받았지만, 자신의 상황과 역량 상 맡기 어렵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 교수는 7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전날 저녁 늦게 김 대행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만났다며 이 같은 내용을 설명했다. 그는 "함부로 '고사했다'는 말을 쓰기도 김 대행에게 미안할 정도"라고 했다.
이 교수는 "2~3주 전 김 대행이 저희 병원에 오시겠다고 하길래 중증외상센터 지원 문제 때문인 줄 알았다. 미안한 마음에 서울에 올라갈 일이 있을 때 찾아 뵙겠다고 하고 약속한 날이 어제였다"고 말했다. 최근 헬기 강하 훈련 등 현장 일정이 이어져 자신이 비대위원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는 사실도 김 대행과의 만남이 임박해서야 알았지만, 약속을 한 만큼 만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김 대행으로부터 비대위원장직 제안을 받은 뒤 "훌륭한 경력이 있고, 정치적 역량도 뛰어난데 직접 하시지 무엇 때문에 그러시느냐"고 물었다고 밝혔다. 그는 김 대행에 대해 "저 같이 정치를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도, 탄핵 정국 때 여당 소속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김 대행은 위원회(최순실 국조특위)에서 균형감 있게 활동했잖나. 게다가 말단 노동자 출신 아닌가. 어제 만났을 때도 정말 죽을 힘을 다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이 같은 이 교수의 물음에 김 대행은 "중진은 물론, 초선 의원도 여의도에 들어가면 그 시스템에 소속되는데, 시스템 안에서 시스템을 뒤바꾸는 게 너무 힘들다. 지금 한국당에 필요한 건 혁명 같은 변화인데, 그걸 이끌 사람이 필요하다"며 설득했다고 한다.
이 교수는 "일반 국민의 시각에서 혁명이 돼야 하고, 험한 상황을 겪고 그 안에서 강한 결단을 내릴 사람이 필요하기에 이렇게 오게 됐다면서 김 대행이 매우 미안해 하더라"라며 "저도 제 사정을 설명하면서 미안하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증외상센터 지원 문제와 관련해 "바뀐 게 없다"며 "제가 여기 팀장인데, 제 밥벌이도 못하게 생겼는데 어디로 차출될 순 없잖느냐"고 했다. 이어 "아주대 병원 내에서도 저는 윗사람들로부터 육두문자로 욕을 먹고, 쓰레기 취급을 받는다. (저는) 병원 내 정치도 못하는 사람"이라며 "이런 얘기를 김 대행에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비대위원장직을 고사한 건) 제가 부족해서 그런 거다. 제가 정치적 역량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