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규 위원장.(사진=자료사진)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장병규 위원장이 8일(현지 시간)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중 한 축인 혁신성장에 대해 "문 대통령이 속도감을 말씀하신 것은 당연히 적절한 지적이지만 성과를 내는 데 있어서는 조금 더 참아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이날 인도 뉴델리 현지에서 기자들과 가진 브리핑에서 "올해 초 대통령께서 이런 저런 현안보고를 받으시면서 여러번 속도를 강조하셨는데 속도가 나지 않는 데 대한 답답함을 토로하셨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예정됐던 규제혁신점검회의를 준비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연기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답답하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개혁의 성과를 반드시 만들어 보고하라"고 해 관료 사회에 대한 경고성 발언으로 읽혔다.
장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원하는 만큼 혁신성장의 속도가 붙지 않는 데 대해 "기본적으로 정부조직은 속도에 맞춰져 있는 조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행정조직은 기존에 하던 것들을 효율적으로 큰 사고 없이 과오 없이 하는 것에 맞춰진 조직"이라며 "때문에 본질적으로 행정조직이 속도를 내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규제완화의 원천적 어려움을 짚었다. 그는 "혁신성장을 가로막는 상당히 중요한 것들 중에 하나가 규제인데, 이 규제는 대부분 '장기존속' 규제"라면서 "한순간에 생긴 규제가 아니고 때문에 규제를 푸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부터 풀려고 해왔던 규제들이지만 아직까지도 발목을 잡고 있듯이 풀기가 쉬운 문제가 아니라는 취지다.
장 위원장은 "문 대통령께서 컨트롤타워로서 경제부총리께서 혁신성장을 챙기면 좋겠다고 말씀하신 바가 있어, 그 이후로 기획재정부 및 경제부총리 중심으로 혁신성장을 챙기고 있다"며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힘을 모으기 위해 굉장히 노력하고 있는 것은 맞다"고 덧붙였다.
장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3대 경제 기조인 혁신성장, 소득주도 성장, 공정경제 3축에 대해 "이 3가지 축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며 "지금까지 우리 경제가 공정경제라든가 소득주도성장에 대해서 너무나 무심했기 때문에 한번은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기별로 우선순위가 조정이 돼야 한다는 생각은 있다"며 "제가 할 일은 아니지만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 대통령의 인도 국빈방문에 동행한 장 위원장은 인도의 경제 지표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점, 젊은 인구층이 도시화를 이뤄가고 있다는 점, 스마트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르다는 점, 시장경제라는 특성, 또 영어를 쓰는 국가라는 점 등을 들어 우리 정부의 경제 협력 파트너로 상당한 잠재력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함께 동행한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도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정부가 G2(미국, 중국)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넥스트 차이나'로 주목받는 인도를 아세안 4강에 준하는 파트너로 격상하고 새로운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인도의 잠재력은 생각보다 훨씬 크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인도의 IT 기업들은 세계 200개 도시에서 1000여개의 거점을 두고 있고, 빅데이터 분석 역량도 세계 탑 10에 드는 등 4차산업혁명을 주도할 잠재력을 갖고 있기도 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