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창 전 치안본부장. (사진=경찰청 제공)
노환으로 사망한 강민창(85) 전 치안본부장이 9일 경북 안동의 선영에 묻혔다.
강 씨의 유족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성모병원에서 발인식을 마쳤다.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축소·은폐했던 강 씨의 사망 소식은 이날 오전 한 언론사의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강 씨는 '박종철 사건' 이후 은둔 생활을 하다 지난 6일 세상을 떴다.
강 씨의 사망 소식을 접한 한 독자는 "박종철 열사와 같은 꽃다운 청춘은 억울하게 죽여놓고 본인은 너무 오래 살았다. 하늘에서 박 열사를 만나거든 진심으로 사죄하라"고 적었다.
다른 독자들도 "하늘에서라도 죗값을 달게 받아라"는 등의 반응을 이어갔다.
강 씨는 '박종철 사건' 이후 진주강씨 종친회장, 고문 등으로 활동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그 외에 별다른 행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1933년 4월 20일 경북 안동에서 태어난 강 씨는 전두환 정권 때인 1986년 1월 제10대 치안본부장으로 취임했다.
이듬해 박 열사가 서울 용산구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받다가 숨졌다는 사실이 언론의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강 전 본부장은 박 열사의 사망원인을 단순 쇼크사로 위장하려 했다.
당시 그는 "책상을 '탁'치니 '억'하고 쓰러졌다"는 기자회견으로 국민적 공분을 샀고, 이 사건은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되기도 했다.
경찰이 사인을 은폐하기 위해 부검의까지 회유하려 한 사실이 밝혀지며 강 씨는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고, 1993년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의 유죄를 확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