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오페라발레 네번째 한국인 무용수로 입단한 발레리나 강호현 (사진=한국예술종합학교 제공)
발레리나 강호현(22)이 세계 최고(最古) 발레단인 파리오페라발레 정단원으로 입단했다.
발레리노 김용걸(2009년 퇴단), 최근 '브누아 드 라 당스'를 수상한 발레리나 박세은(제1무용수), 윤서후(코리페)에 이어 파리오페라발레 입단한 네 번째 한국인이다.
그는 15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실감이 아직 안 나서 기쁜 것도 잘 모르겠다"며 웃었다.
지난 1년간 파리오페라발레 준단원으로 활동한 그는 이 발레단이 지난 6일 치러진 입단 오디션에서 1위를 차지했다.
예원예중, 서울예고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발레를 전공한 그는 국내 발레단 대신 파리오페라발레 행을 택했다.
파리오페라발레는 매년 7월 초 입단 오디션을 치러서 소수의 정단원을 뽑는다. 정단원이 되지 못했지만 가능성 있는 일부 외부 지원자에겐 1년 단위로 계약하는 준단원 기회를 준다.
준단원 1년 만에 정단원 입단은 파리오페라발레 내에서도 빠른 편으로 받아들여진다.
강호현은 "오디션 보기 일주일 전쯤에 다쳐서 잘 걷지도 못했다"며 "시험을 친다는 데 의의를 뒀었는데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와 얼떨떨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병원을 알아봐 주고 격려해준 주변 분들의 도움 덕분"이라고 겸손해했다.
파리오페라발레는 영국 로열발레단,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 등과 더불어 세계 최정상 발레단으로 꼽힌다.
최근 무용계 '아카데미상'으로 통하는 '브누아 드 라 당스(Benois de la Danse)'의 최고 여성무용수상을 수상한 박세은이 이 발레단에서 활약 중이다.
발레 유망주 윤서후도 작년 이 발레단에 정단원 입단하며 무용계 관심을 끌었다.
강호현은 "김용걸 교수님과 세은 언니, 서후가 길을 잘 닦아줘서 그 길을 수월하게 걷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발레를 배워보고 싶어 파리행을 택했는데, 발레단 모든 동료가 다 선생님처럼 느껴질 정도로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단의 꿈을 이뤄낸 그의 최종 목표는 의외로 소박했다.
그는 "당연히 에투알(최고 수석·첫 번째 등급)까지 오르면 좋겠지만, 단기적으로 제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며 "하루하루 제가 할 수 있는 한계만큼 노력을 투입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