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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업무상 취득한 군사기밀, 퇴직때 가져갔더라도 무죄"

법조

    대법 "업무상 취득한 군사기밀, 퇴직때 가져갔더라도 무죄"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자료, 보관 장소를 변경한 것에 불과"

    대법원.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업무상 취득한 군사기밀을 퇴직하면서 집으로 옮겼더라도 군사기밀보호법이 금지하는 '탐지'나 '수집'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모(54) 교수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에 군사기밀보호법상 탐지·수집에 관한 법리 등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박 교수는 2004년 4월부터 2006년 2월까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실 수석보좌관으로 근무하면서 취득한 군사비밀 문건 7건을 퇴직 후 한 달 뒤에 자신의 집으로 옮긴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방위사업청에서 근무한 그는 업무상 취급하던 군사비밀 문건 8건을 퇴직 후인 2009년 3월 집으로 가져간 혐의도 받았다.

    재판에 넘겨진 박 교수는 "집으로 가져간 행위는 군사기밀 취급 당시에 탐지, 수집이 완성된 이후 일에 불과할 뿐 별도의 탐지, 수집 활동을 하지 않았다"며 "범죄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국방위 소속 국회의원실이나 방위사업청에서 근무할 당시는 관라자로서 취급한 것"이며 "퇴직한 이상 군사기밀 관리 권한을 유지할 수 없어 이를 반출했다면 군사기밀을 탐지·수집한 것"이라고 맞섰다.

    이에 1심은 "박 교수의 무단 반출 행위는 위법한 탐지가 될 것은 아니고 위법한 수집인지가 문제된다"고 전제하면서 "군사기밀보호법이 금지하는 수집 행위를 문리적으로 해석하면 행위자가 기존에 가지고 있지 않던 자료를 새로이 입수하는 경우만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자료를 반출하는 등으로 소지의 방법이나 장소를 다르게 하는 경우에 불과할 때는 군사기밀보호법이 금지하는 수집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심도 "이미 수집해서 가지고 있던 군사기밀 보관 장소를 변경한 것에 불과할 뿐 군사기밀보호법이 정한 군사기밀의 탐지·수집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1심과 같은 판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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