숀(사진=디씨톰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캡처)
밴드 칵스 멤버 숀(SHAUN)이 음원차트에서 깜짝 1위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음원 사재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닐로 사태' 때와 분위기가 비슷하다.
숀이 지난달 27일 공개한 EP '테이크(Take)' 수록곡 '웨이 백 홈(Way Back Home)'은 17일 오전(9시 기준) 국내 주요 음원사이트 멜론, 지니, 올레뮤직 등에서 차트 1위에 올랐다.
이는 트와이스의 '댄스 더 나잇 어웨이(Dance The Night Away)'와 블랙핑크의 '뚜두뚜두', 에이핑크의 '1도 없어', 볼빨간사춘기의 '여행' 등 기존 인기곡들과 하루 전 발표된 신곡인 마마무의 '너나 해(Egotistic)', 세븐틴의 '어쩌나' 등 차트 최상위권에 오른 곡들을 모두 제치고 얻어낸 결과다.
깜짝 1위에 오른 곡인 '웨이 백 홈'은 여름과 잘 어울리는 경쾌하고 산뜻한 분위기의 EDM 사운드와 미성이 돋보이는 보이스가 어우러진 곡으로, 칵스의 신디사이저 담당이자 DJ와 프로듀서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숀이 직접 작사와 편곡을 맡았다.
숀이 '웨이 백 홈'으로 1위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한 가운데, 이를 보는 대중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인디씬에서 유명한 실력파 뮤지션이었던 숀의 성공을 반기는 이들이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대중적 인지도가 높지 않았던 가수가 두터운 팬덤을 보유한 인기 아이돌의 곡을 모두 제치고 1위에 오른 것이 수상하다며 '음원 사재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닐로(사진=리메즈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는 앞서 가요계를 뜨겁게 달군 '닐로 사태'를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닐로는 지난해 10월 말 공개한 싱글 '어바웃 유(About You)'의 타이틀곡 '지나오다'로 올해 4월 국내 주요 음원 차트에서 1위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당시 이는 트와이스, 위너 등 인기 아이돌 그룹들의 신곡이 잇달아 발표된 가운데 얻어낸 성적이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었는데, 일각에서는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가수의 곡이 강력한 음원 파워를 보이며 순위가 급상승했다는 점에 의구심을 품고 '음원 사재기'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소속사 리메즈엔터테인먼트가 유명 SNS 페이지와 협력해 닐로의 곡을 띄우기 위한 바이럴 마케팅을 펼쳤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꼼수 마케팅'을 등에 업은 1위라는 비난 여론이 일었다.
이와 관련한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자 사단법인 한국매니지먼트연합(이하 한매연/회장 신주학)은 문화체육관광부에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입장문을 냈다. 닐로의 소속사 역시 억울함을 풀어달라며 문체부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 건에 대한 조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닐로 사태'는 음원차트 시스템이 바뀌는 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국내 6개 음원서비스 사업자(네이버뮤직, 벅스, 멜론, 소리바다, 엠넷닷컴, 지니)들로 구성된 가온차트정책위원회는 차트 순위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신이 커지자 머리를 맞대고 개선책을 논의했고, 이를 토대로 새벽 1시부터 오전 7시까지 실시간 차트를 운영하지 않는 '차트 프리징(chart freezing)'이라는 새로운 운영 방안을 마련해 이달 11일부터 적용했다.
이는 낮보다 이용자 수가 적고 부정한 움직임이 일어나더라도 쉽게 티가 나지 않는 심야 시간대 실시간 차트를 운영하지 않음으로써 '음원 사재기' 시도 자체를 줄여보겠다는 의도였다.
숀의 '웨이 백 홈'의 깜짝 1위는 문체부가 진상조사에 들어간 '닐로 사태'와 실시간 차트에 '차트 프리징' 시스템이 적용된 이후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일단 숀의 소속사 측은 "'음원 사재기'를 하지 않았다"는 입장.
하지만 아직 '닐로 사태'와 관련한 문체부의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은데다가 이제 막 적용된 '차트 프리징'의 실효성이 검증되지 않아 음원차트에 대한 불신이 큰 상태여서 숀의 '웨이 백 홈'의 성적을 보는 대중의 시선이 곱지 않다.
또, 숀의 '웨이 백 홈' 역시 유명 SNS 페이지에 여러 차례 소개된 이후 순위가 상승했다는 점에서 부정적 여론이 거세며 "'숀' 안 대고 '닐로' 먹기"(손 안 대고 날로 먹기)"라는 조롱 섞인 댓글도 이어지고 있다. '웨이 백 홈'이 수록된 EP '테이크'는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에서 '평점 테러'를 당해 5점 만점에 1.1점을 기록 중이기도 하다.
한편 숀은 2009년부터 칵스 멤버로 활동했으며 DJ, 연주자, 작곡가, 프로듀서로도 활약하며 폭넓은 커리어를 쌓았다. 2015년에는 엠넷에서 방영한 DJ 서바이벌 프로그램 '헤드라이너'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고 보아, 엑소, 샤이니, 에프엑스, 동방신기, 소녀시대, 포미닛, 에픽하이, 이승환, 윤하 등와 음악 작업을 함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