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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뉴스] 국산헬기추락 왜 이제 시작이라고 하나?



정치 일반

    [Why뉴스] 국산헬기추락 왜 이제 시작이라고 하나?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김현정의 뉴스쇼(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대기자



    '한국형 헬기'로 불리는 수리온을 개조한 해병대 상륙기동 헬기 '마린온' 헬기추락과 관련된 얘기다.

    실전배치 6개월 만에 베테랑 조종사를 포함해 5명의 군인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그동안 감사원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없다던 군의 안일한 인식이 참사를 불렀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이번 사고는 마린온의 본 모델인 수리온 헬기의 치명적 결함으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높아 추가 사고가 우려되고 있다.

    오늘 [Why뉴스]에서는 <국산 헬기추락="" 왜="" 이제="" 시작이라고="" 하나?="">라는 주제로 그 속사장을 알아보고자 한다.

    (사진=사고 유족인 박영진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 사고원인은 밝혀졌나?

    = 사고의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항공기 사고의 특성상 곧바로 사고원인이 확정되지는 않는다.

    해병대가 사고 당시 폐쇄회로(CC)TV 화면을 공개했는데 '마린온'은 이륙후 4~5초 만에 메인로터 날개가 떨어져 나가면서 바로 추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전 날개가 통째로 떨어진 헬기는 곧바로 추락해 강한 충격을 받으면서 동체 뒤쪽과 아래쪽에 있는 연료탱크가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사고 유족인 박영진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 공개된 현장 사진을 보면 기체에 문제가 있는 걸로 보인다는데?

    = 헬기 사고로 사망한 박재우 상병의 삼촌인 박영진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사고현장의 사진을 여러장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로터 축이 부러진게 선명하게 보인다. 활주로에는 헬기의 메인 프로펠러 로터가 통째로 떨어져 있고 4개짜리 회전날개도 3개는 붙어 있으나 나머지 1개는 분리된 채로 동체에서 20m쯤 떨어져 있다.

    박영진 변호사는 "헬기가 뜨자마자 1분도 안되어 헬기 프로펠러 로터가 부러져서 프로펠러가 날라갔고 곧바로 추락했으며 초동화재 진압 못했고 그 사이 군인들이 사망했다"는 글을 올렸다.

    육군 항공학교에서 수리온 교관생활을 한 박모씨는 "수리온 사진을 보니 부품결함이나 정비 결함이 분명합니다. 마스트와 허브가 부러진 건 일반적이지 않을 뿐 아니라 있을 수 없는 현상"이라면서 "저도 헬기 조종사지만 조종사가 고의로 저런 현상을 만들려고 해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항공 전문가들은 메인 로터의 이탈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인다면서 정확한 조사가 필요하지만 기체결함일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군 당국은 지난 2016년 4월 노르웨이에서 발생한 '수퍼 푸마' 헬기 사고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퍼 푸마는 마린온의 '원조 모델'로 꼽힌다. 당시 수퍼 푸마도 비행 중 프로펠러가 통째로 떨어져 나가 추락했다.

    (사진=사고 유족인 박영진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 사망한 조종사는 3300시간을 비행한 베테랑이라던데?

    = 사고로 숨진 정조종사 김모 대령은 비행시간이 3300시간인 베테랑으로 다른 대원들을 교육하는 교관 조종사다. 미국 시험비행학교도 수료할 정도로 베테랑 조종사라고 한다.

    조종사의 실수일 가능성이 그만큼 낮다는 얘기다.

    박 모씨는 "저는 순직하신 김정일 대령님과 육군 항공학교에서 수리온 교관생활을 함께 했던 사람으로서 너무나 비통하다'"면서 "많은 문제점을 안고있는 수리온을 개선하고자, 그리고 상륙기동헬기 운용에 정말 조심해야 한다고 해병항공 조종사들에게 말해왔던 모든 것이 헛된 것이 되어버려 미안하고 죄송하다"는 글을 올렸다.

    수리온 엔진사고 현황(2015년), (사진=감사원 제공)

     

    ▶ 수리온 헬기의 사고가 잦았지만 인명피해는 처음아닌가?

    = 그렇다. 그동안에는 엔진결함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지만 인명피해는 없었다. 수리온 4호기는 엔진이 파손돼서 불용처리해 200억원의 손실을 입기도 했지만 인명피해는 처음 일어났다.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수리온 헬기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가 도마에 올랐지만 당시까지는 인명사고가 없었다. 그렇지만 우려했던 인명피해가 발생하면서 수리온 헬기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지게 됐다.

    문제는 이번 사고가 시작일 수 있다는 것이다. 수리온 헬기와 수리온을 바탕으로 파생된 '마린온'을 비롯해서 경찰이 구입한 참수리 헬기와 산림헬기, 소방헬기에 이르기까지 민간영역에서도 '수리온 헬기 모델'을 도입하기로 해 안전사고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 안전사고가 또 일어날 수 있다는 거냐?

    = 그렇다. 세월호 참사가 왜 일어났나? 안전불감증 때문이었다.

    그런데 수리온 헬기나 이를 바탕으로 하는 파생헬기들이 안전에 취약하다는 지적들이 잇따르고 있다.

    감사원의 '한국형 기동헬기(수리온)'의 비행 안전성 감사에 관여했던 한 핵심관계자는 "사고는 시간문제라고 봤다."면서 "사고가 난게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추가 배치될 헬기들도 100% 안전보장이 되느냐? 그것을 확신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헬기조종사들도 수리온 헬기의 조종을 기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헬기 조종사는 "매일 '오늘도 무사히'를 외치며 출근한다"고 말했다.

    수리온의 방빙·제빙장치 장착 현황. (사진=감사원 제공)

     

    ▶ 그 정도라면 다시 점검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 구체적인 문제점에 대해서는 비 전문가로서 언급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걸 인정한다. 국익과도 연관이 있으니 조심스러워야 한다. 그렇지만 언론에서 안전문제가 있다는 걸 알면서 외면 할 수는 없지 않겠나?

    조종사들 사이에서는 국방부나 육군 수뇌부들 한국항공(KAI)이 안전에 그렇게 자신이 있다면 국방부 장관이나 육군참모총장의 1호기를 수리온으로 바꾸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고 한다.

    조종사들에게 안전하니까 믿어라고 할 것이 아니라 모범을 보이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국방장관이나 육군참모총장이 타는 헬기는 '블랙호크'로 불리는 미국산 헬기로 미국 대통령도 타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국방장관은 HH-60이고 육군참모총장은 UH-60으로 알려져 있다.

    감사에 참여했던 한 전문가는 "수리온은 핵심인 로터 블레이드(회전날개)와 엔진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기본적으로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검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 문제가 있는 걸 알면서 왜 계속 사용하는 건가?

    = 수리온 헬기는 이명박 정부 말기인 2012년 12월에 1호기가 납품됐다. 한국형 헬기로 불리면서 수출의 꿈에 부풀어 있다.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이 탑승해본 뒤 구매검토를 지시했다는 걸로 잘 알려졌다.

    그렇지만 수리온의 문제점이 계속 알려지면 수출은 요원해진다. 감사원이 지난해 감사결과를 발표한 뒤 국회 국정감사에서 엄청난 비판에 시달려야했다.

    일부 언론들이 감사원이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했다면서 집중 공격을 퍼부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감사원의 감사결과가 발표된 뒤 "방산비리는 단순한 비리를 넘어 안보에 구멍을 뚫는 이적행위에 해당한다"면서 "방산비리 척결은 보수와 진보의 문제가 아닌 애국과 비애국의 문제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적폐청산 과제"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안전에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는 국익이라는 명분에 밀렸다. 감사원의 감사결과 발표직후 3~4일 만에 주가가 1조원이나 폭락하고 대외신인도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높았기 때문이다.

    추락사고가 발생한 수리온을 개조한 마린온 헬기. (사진=자료사진)

     

    ▶ 그러다가 인명피해가 계속 발생한다면 누구 책임을 지나?

    = 세월호 참사를 겪고도 안전불감증이 여전하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감사원이 수리온에 대해 집중감사를 벌일 때 뒷조사를 당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해관계 때문에 국가기관인 감사원에까지 엄청난 압력이 가해졌다고 한다.

    심지어 신형 헬기인 수리온이 30~40년된 노후 헬기와 비슷한 가동률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용을 하지 않으면서 안전사고를 줄이는 형국인 것이다. 군 헬기의 특성상 악천후에도 작전을 수행해야 하지만 수리온은 악천후에는 운항을 하기 어렵다고 한다.

    심지어 '그라운드 런'이라고 훈련을 해야 하니까 이륙을 하지 않고 세워둔채 프로펠러만 돌리면서 기름을 소모하기도 한다고 한다.

    수리온 헬기 조종사 출신의 한 관계자는 "KAI나 국방기술품질원기품원, 국방과학연구소는 믿지 말라"면서 "그들은 전문성을 방패삼아 그들 조직을 위해 진실을 숨기고 거짓을 말한다"고 비판했다.

    ▶ 민간용으로 사용되는 데 별도의 인증을 받나?

    = 항공선진국에서는 민간용 항공기의 경우 더 엄격하게 인증을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민간항공기 인증을 담당했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박종혁 책임연구원은 "민간인증 기준으로 봤을 때는 수리온은 제대로 인증된 항공기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책임연구원은 "민간용 인증을 받지 않은 항공기는 민간인을 태워서도 안 되고 운용해서도 안 되지만 국토부에서는 특별감항증명을 내줬다"면서 "지금 군용으로 개발된 수리온 헬기가 민간인증을 거치지 않고 민간 분야에 사용되도록 했으니까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감항(堪航, Airworthiness)이란 견딜 감(堪)에 배 항(航)자가 결합된 합성어로 항공기가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는 성능을 말하고, 감항인증(堪航認證, Airworthiness Certification)이란 항공기가 설계 단계부터 도태시까지 전 수명주기 동안 비행안정성이 있다는 것을 정부가 인증하는 것으로, 일반 감항인증 제도와 특별 감항인증 제도가 있다.

    청와대.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청와대에서는 세계 최고수준이라고 했는데?

    =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이 정례 브리핑에서 그렇게 언급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마린온 추락 원인으로 기체 결함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데 대해 "현재 우리 수리온(KUH-1·마린온의 원형 모델)의 성능과 기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수리온이 결함이 있던 헬기라고 해서 마치 수리온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칠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 감사원이 지적했던 결빙 문제는 완벽하게 개량됐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김 대변인의 이런 발언은 성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수리온 감사에 참여했던 핵심관계자는 "청와대로서는 그렇게 얘기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면서도 "그렇지만 대외적인 발표와 달리 내부적으로 사고원인에 대해 제대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리온은 동체는 유럽 것이고 엔진은 미국 것이다. 유럽의 엔진은 길쭉한 스타일인데 미국것은 넓찍하다. 두 개 쌍발엔진을 엔진룸에 장착하지 못하니까 비틀어서 넣었다.
    그러다보니 진동이 심하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 GE사에서 만든 엔진을 삼성 테크윈에서 손을 댔다고 한다. 그래서 GE사의 보증을 받지도 못한다.

    보증을 못받으면 국제기준에 맞는 감항인증이라도 받아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수리온은 중요부품에서 계속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서 이대로 운항을 강행 할 경우 앞으로 더 큰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는 게 조종사들이나 정비사 항공전문가들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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