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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손수호] "보물선 대박? 우리 역사상 딱 1번뿐"

사회 일반

    [탐정 손수호] "보물선 대박? 우리 역사상 딱 1번뿐"

    1840→5400→3900 출렁이는 보물선 관련주
    2만3천점 발굴한 신안해저선이 유일한 성공
    잊을만 하면 나오는 한반도 금 매장설
    신일그룹 특이한 점 많아, 투자 신중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수호 변호사 (법무법인 현재 강남분사무소 기업법무팀)


    탐정의 눈으로 사건을 들여다봅니다. 탐정 손수호.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사건을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는 시간이죠. 탐정 손수호. 오늘도 손수호 변호사, 손 탐정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손수호>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손 탐정님, 보물 찾아보셨어요, 예전에?

    ◆ 손수호> 저는 실제로 보물을 찾은 적 있습니다. 초등학교 다닐 때 엽전 찾기 열풍이 불어서요.

    ◇ 김현정> 어디 사셨죠?

    ◆ 손수호> 인천 부평인데요. 친구들하고 동네 뒷산 가서 엽전을 한 움큼 가져왔어요.

    ◇ 김현정> 엽전? 어느 시대 사람이세요? (웃음) 웬 엽전?

    ◆ 손수호> 점점 소문이 나서 정말 많이 가져왔어요.

    ◇ 김현정> 1980년대, 90년대 그때.

    ◆ 손수호> 80년대죠.

    ◇ 김현정> 그래요. 그런데 이 보물찾기가 지금 실화가 되고 있는 상황이에요.

    ◆ 손수호> 실화가 될 가능성이 있는 건데요. 바로 러시아 군함 돈스코이호 이야기입니다. 1905년 러일전쟁 당시 울릉도 인근에서 일본 해군과 싸우다 탄약도 다 쓰고 보일러도 고장나서 더 이상 싸울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일부러 배를 침몰시켰어요. 그리고 승조원들은 울릉도에 상륙했는데, 러시아 군인들이 당시 구조를 도와준 어민에게 보물이 든 주전자를 선물했다고 알려졌어요. 그러면서 이 배에 엄청난 양의 금은보화가 있었고 그게 아직 물 속에 가라앉아 있다는 소문이 돈 건데요. 며칠 전 주식회사 신일그룹이라는 회사가 울릉도 앞바다에 가라앉아 있는 150조 원 가치의 보물선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고 발표하면서, 이게 사실인지 정말 돈스코이호가 보물선인지 그러면 이제 보물을 건져 올릴 수 있는 건지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 김현정> 갑자기 실시간 검색어에 돈스코이, 신일그룹 막 떠서 이게 무슨 일이야? 돈스코이? 누구 이름이야, 연예인 이름이야 찾아봤더니 배 이름인 거예요.

    ◆ 손수호> 네. 침몰한 러시아 군함이죠. 그리고 어제 실제로 주식 시장도 출렁였어요.

    ◇ 김현정> 어느 정도 출렁였습니까?

    ◆ 손수호> 신일그룹이 대주주인 것으로 한때 알려졌던 제일제강이라는 회사의 주가인데요.

    ◇ 김현정> 아니에요, 대주주가?

    ◆ 손수호> 7월 2일 주가가 1,840원이었어요, 종가가. 그런데 어제 장 중 한때 5,400원까지 급등했고요. 하지만 이 일이 논란이 되자 같은 날인 어제 장 중 제일제강이 공시를 했습니다. 신일그룹이 우리 회사 최대주주가 아니라고 공식적으로 발표 한 거에요. 그러면서 주가가 순식간에 3,000원대 중반까지 떨어졌는데요. 잠깐 사이에 40% 가까이 빠진 거죠. 결국 어제 종가 3,900원으로 장 마감됐는데, 오늘 또 어떤 보물섬 소식이 나오냐에 따라 제일제강 주가가 또 어떻게 요동치게 될지 굉장히 궁금합니다.

    ◇ 김현정> 돈스코이호. 이 보물선 소동이 과거에 있었던 것을 우리가 상기해 보면 이번에도 이런 결말일 수 있겠구나 예상은 좀 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과거에 소동 많았잖아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일단 좋았던 사례부터 먼저 말씀을 드리죠.

    ◇ 김현정> 성공한 사례.

    ◆ 손수호> 실제로 보물선이 발견된 적 있습니다.

    ◇ 김현정> 있어요? 언제요?

    ◆ 손수호> 1975년 발견된 신안 앞바다 보물선인데요. 이때 무려 2만 점 넘는 문화재가 발굴됐어요.

    ◇ 김현정> 맞아요. 있었어요.

    ◆ 손수호> 엄청난 규모인데.

    ◇ 김현정> 그런데 그때 2만 점이 넘게 나왔어요?

    ◆ 손수호> 1975년 한 어부의 그물에 도자기 6점이 걸려 올라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사실 그 지역은 옛날부터 큰 배들이 가라앉아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던 곳이었어요. 그런데 이 어부의 그물에 실제로 도자기가 걸려 올라왔고, 그걸 본 어부의 동생이 이거 예사롭지 않다고 생각해서 신안군에 신고를 한 겁니다. 그런데 이 소문을 듣고 먼저 몰려든 건 바로 ‘꾼’들이었는데요.

    ◇ 김현정> 도굴꾼들.

    ◆ 손수호> 네. 어부 그물에 도자기가 그냥 걸려 올라올 정도니까.

    ◇ 김현정> 도대체 얼마나 있는 거야. 그물에 걸려서 6점이 올라올 정도면 그 밑에 얼마나 있는 거야?

    ◆ 손수호> 초기에는 도굴꾼이 어렵지 않게 문화재를 챙겨갈 수 있는 상황이었던 거죠. 심지어 100점 이상의 문화재를 팔아넘기려던 일당이 검거되기도 했습니다. 문화재관리당국은 이때서야 임시조사단을 꾸려서 발굴 작업을 시작했는데요. 이게 우리나라 최초의 수중 문화재 발굴 작업이었어요.

    ◇ 김현정> 이게 처음이에요.

    ◆ 손수호> 네 당시 9년 동안이나 작업이 진행됐죠. 그리고 당시 신문 기사 제목을 보면 당시의 분위기가 어떠했는지 짐작 할 수 있는데요. 기사 제목이 이렇습니다. “신안 앞바다에서 쏟아져 나온 송나라, 원나라 보물”, “낙엽처럼 깔려 있는 무진장의 해저 보물”.

    ◇ 김현정> 낙엽처럼 깔려 있는 해저 보물.

    ◆ 손수호> 실제 발굴된 것만 2만 3,500여 점이니까, 낙엽처럼 깔려 있다는 표현이 그리 과장은 아닌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어떻게 이렇게 많은 보물들이 정말 바다에 낙엽처럼 깔려 있었던 겁니까?

    ◆ 손수호> 사실 옛날 일을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렵죠. 특히 수백년 전 일은 더더욱 그럴 겁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사건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파악 가능합니다. 1323년 당시 엄청나게 많은 양의 무역품을 싣고 중국 경원항을 출발해 일본 하카다항으로 가던 국제 무역선이 무역품과 함께 침몰한 거였는데요. 도대체 이걸 어떻게 정확하게 알 수 있느냐. 바로 이 배에서 발견된 ‘목간’ 덕분인데요. 지금은 종이에 다 기록하잖아요. 내용들을. 그런데 이때는 종이 값이 비싸고 보존이 어려우니까 종이 대신 나무에 기록한 거에요.

    ◇ 김현정> 당연히 그랬겠죠.

     

    ◆ 손수호> 그래서 이 물건을 받을 사람은 누구고 사는 곳은 어디인지, 운송하는 물건의 품목, 수량, 선적일 등의 정보를 나무 조각에 적어놨거든요.

    ◇ 김현정> 기록이 돼 있었군요.

    ◆ 손수호> 네. 이걸 통해서 당시의 상황을 다 확인할 수 있는 거죠. 이 배는 길이가 30m 가깝고요. 무게가 200톤에 달하는 대형 무역선이었습니다. 그리고 인양된 선체를 분석했더니 암초 등에 충돌해서 침몰한 것으로 추측되는데요. 상당히 많은 일들을 자세하게 파악한 거죠.

    ◇ 김현정> 길이가 30m 정도 되면 이게 700년 전이라고 그러셨잖아요. 엄청나게 큰 배네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도자기만 2만 점 나왔어요. 그리고 고려정차도 있었는데요. 아마도 고려에서 중국에 수출한 고려청자를 중국을 방문한 일본인이 사서 배에 실어 일본으로 보내던 게 아니었을까 추정되는데요. 그 외 금속품도 1,000여 점 있었고, 목공예품, 향신료, 약재, 유리 제품까지 있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무거운 건 바로 동전이었습니다.

    ◇ 김현정> 동전이요? 동그란 동전이요? 그게 어떻게 가장 무거워요?

    ◆ 손수호> 개수가 많았기 때문인데요. 무려 800만 개. 동전 무게만 총 28톤이었어요.

    ◇ 김현정> 800만 개.

    ◆ 손수호> 서기 14년 중국 신나라에서 발행된 ‘화천’부터 1300년대에 제작된 원나라 ‘지대통보’까지 다양한 중국 동전이 있었습니다.

    ◇ 김현정> 대단하다. 그 보물들 지금은 어디 있어요?

    ◆ 손수호> 지금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보관 중인데요. 재미있는 일이 있습니다. 놀랍게도 옛날 중국 동전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예요. 이 배에서 발견된 그 동전 때문인데요.

    ◇ 김현정> 800만 개 덕분에.

    ◆ 손수호> 네. 그래서 중국 주화를 연구하려면 우리나라를 꼭 와야 한다고 합니다.

    ◇ 김현정> 그래요. 이렇게 엄청난 보물선 발굴. 말하자면 대박이었다는 사례도 있다는 얘기인데.

    ◆ 손수호> 그렇죠. 하지만 국가 차원에서는 대박이지만, 횡재한 개인은 많지 않아요. 그런데 한 가지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이 신안 사례 이후로는 우리나라에서 성공한 보물선 인양 시도는 단 한 건도 없습니다.

    ◇ 김현정> 그때가 그러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 거예요?

    ◆ 손수호> 네. 아직까지는 그렇죠. 이번 돈스코이호가 어떻게 될지 아직은 모르지만요. 그리고 신안 사례 이후 우리나라 어딘가에 금이 아주 많이 묻혀 있다는 설이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나왔어요. 제 고향 얘기가 또 나오네요, 인천 부평..

    ◇ 김현정> 인천 얘기.

    ◆ 손수호> 일제시대 인천 부평에 군 부대와 기업들이 많이 있었는데, 일제가 패망하고 일본으로 돌아가면서 금괴를 다 가져가지 못하고 묻어놨다는 이야기. 근처에 지하철 공사 등 큰 공사가 있을 때마다 계속 이 이야기가 나오지만 아직까지 확인된 건 없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2008년에 부평 미군기지 인근에 금 성분이 있는 광물이 매장됐다면서 인천시에 채굴 승인 신청이 접수돼서 화제를 모았는데요. 하지만 채굴 절차가 복잡하죠. 광업등록사무소에 등록하고, 땅 소유자, 관련 기관과 협의 거쳐서 승인 받아야 했고 결국 흐지부지되고 말았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 손수호> 하지만 실제로 발굴 시도까지 간 경우도 있어요.

    ◇ 김현정> 발굴까지 했던 사례.

    ◆ 손수호> 발굴 시도.

    ◇ 김현정> 시도까지 한 사례는 어디예요?

    ◆ 손수호> 먼저 제주도입니다. 제주도에 일본군 58군이 주둔하다 패망 후 돌아가면서 금괴와 골동품을 매장했다는 구체적인 이야기가 있었는데요. 2006년에 한 개발 회사가 문화재청 승인을 받아서 지하 17m까지 시추공을 뚫었어요.

    ◇ 김현정> 지하 17m면 꽤 많이 뚫었네요, 깊이.

    ◆ 손수호> 그런데 금괴는 발견되지 않았어요. 또 부산에서도 2002년에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요. 한 다큐멘터리 작가가 일제시대 어뢰 공장 통로를 발견했는데 여기에 금괴 450톤과 문화재가 있다고 주장했어요 하지만 발견되지는 않았고요.

    ◇ 김현정> 금괴 450톤.

    ◆ 손수호> 그리고 2000년에는 동아건설이 보물선을 인양한다고 발표했죠.

    ◇ 김현정> 이게 가장 많은 분들이 기억하고 계시는 보물선 사건이잖아요.

    ◆ 손수호> 그렇죠.

    ◇ 김현정> 동아건설이 2000년에 시도했던 거. 이때 그 배가 바로 돈스호이호입니다.

    ◆ 손수호> 그렇습니다. 바로 그 배인데요.

    ◇ 김현정> 이번 신일그룹의 그 배.

    ◆ 손수호> 당시 동아건설 주가가 굉장히 많이 올랐어요.

    ◇ 김현정> 어마어마했어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런데 당시 결국은 배 위치도 찾지 못했고요. 얼마 후에 이 회사가 부도났는데 상장폐지 직전 마지막 주식 가격은 30원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서울 도심 한복판 한국은행 분수대 밑에 금괴 터널이 있다거나 서울 청계천 복원공사 중 금괴가 발견됐다는 뜬소문이 돌기도 했죠.

    ◇ 김현정> 그런데 이런 보물선 소문이 정치권까지 움직인 적도 있잖아요.

    ◆ 손수호> 이용호 게이트 기억하실 텐데요. 경리부터 시작해서 대기업을 일군 호남 출신 사업가 이용호. 2001년에 보물선 인양 사업한다고 홍보해서 주가를 의도적으로 띄웠어요.

    ◇ 김현정> 어디까지 띄웠어요?

    ◆ 손수호> 250억 원의 시세 차익을 챙길 정도였습니다.

    ◇ 김현정> 그 당시에?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때 이용호는 로비에 집중했는데요. 그 대상 중 한 명이 바로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처조카 이형택이었습니다. 이형택은 보물선 사업 이익금의 15%를 나눠 갖기로 약정 한 후 해군과 국정원에 지원을 요청했어요. 그리고 국책은행에는 회사채 인수 압력까지 행사했죠. 결국 특별검사가 임명돼서 정관계 로비 의혹을 파헤치면서 수사를 이어나갔고 결국 대통령의 아들까지 구속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 김현정> 여러 보물찾기 사례들을 말씀하셨는데 딱 한 번 빼고는 실체가 없는 게 다였어요.

    ◆ 손수호> 그렇죠.

    ◇ 김현정> 이번에는 과연 어떨 것인가. 동아건설이 그때 위치도 못찾았던 돈스코이호를 위치는 찾은 거잖아요, 지금.

    ◆ 손수호> 보물이 있길 기대하지만, 실제로 보물을 건져올리는 건 이번에도 어렵지 않을까 싶은데요. 첫 번째 이유. 바로 150조 원입니다.

    ◇ 김현정> 150조 원.

    ◆ 손수호> 신일그룹이 발표한 거죠. 150조 원 가치가 있다고 한 거예요. 배 안에 금괴 200톤과 다른 보물이 있기 때문에 가치가 150조 원이라는 건데요. 도대체 어떤 보물이 있기에 가치가 이렇게 큰지 의문이고요. 또 이게 보물 말고 금괴로만 따지면 3,300톤이나 있어야 돼요. 그런데 1905년 당시 군함 한 척에 이렇게 많은 양의 금이 실려 있을 수 있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죠.

    ◇ 김현정> 1905년인데.

    ◆ 손수호> 왜냐하면 현재 한국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금의 양이 104톤이고, IMF 때 모은 게 220톤 조금 넘거든요.

    ◇ 김현정> 그래요. 그렇게 열심히 모았어도 .

    ◆ 손수호> 그리고 2000년에 동아건설이 인양 시도할 때는 돈스코이호에 있는 금이 500kg이라고 했어요. 여러 가지로 혼란스럽습니다.

    ◇ 김현정> 150톤 규모의 금을 싣고 있을 리가 없다는 말씀이신데, 실체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신 두 번째 이유는.

    ◆ 손수호> 바로 발굴 절차인데요. 사실 법적인 부분만 얘기해도 오늘 시간이 한참 걸릴 정도로 다양하게 복잡한데요. 대통령령이 있어요. “국유재산에 매장된 물건의 발굴에 관한 규정”인데요. 여기에 따르면 해수부 장관이나 위임 받은 지방청장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 김현정> 보물을 인양하려면.

    ◆ 손수호> 네. 그리고 또 매장물 추정가액의 10분의 1 이상의 발굴 보증금을 납부해야 합니다.

    ◇ 김현정> 150조면 그 10분의 1이 15조. 15조를 어떻게 투자자를 유치해서 모을 것이냐.

    ◆ 손수호> 그렇습니다. 보증보험 증권 발급으로 처리될지 모르겠고요. 그리고 또 관련 규정에 따르면 신청인의 자력, 즉 경제적 능력이 없다고 인정되면 신청을 승인하지 않도록 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러니까 진짜 인양을 하려면 보물 매장량을 터무니없이 부풀리면 안 되는 거네요.

    ◆ 손수호> 오히려 인양 전에는 최대한 낮춘 다음에 실제로 건져 올린 후 처리하면 되죠.

    ◇ 김현정> 그런데 지금 150조 원이라고 발표를 해버린 거죠.

    ◆ 손수호> 그렇습니다. 엄청난 규모의 가치가 있는 것처럼 널리 홍보해야 하는 상황이 있는 거겠죠.

    ◇ 김현정> 또 있습니까, 이유?

    ◆ 손수호> 소유권 문제인데요. 신일그룹은 돈스코이호를 건져올리면 이게 우리 거라고 주장하고 있어요.

    ◇ 김현정> 그런 거 아니에요?

    ◆ 손수호> 법적인 부분인데요. 시간상 자세히 말씀 못 드려서 아쉽습니다. 그런데 신일그룹 주장 대로 우리 법상 신일그룹 소유로 인정된다고 가정하더라도, 과연 이 문제가 국제 정치, 외교 영역과 연결되지 않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죠.

    ◇ 김현정> 사실은 저도 그게 걸려요. 이게 러시아 배라면서요.

    ◇ 김현정> 그냥 배도 아니고 러시아의 군함이었죠.

    ◇ 김현정> 그러니까 러시아가 우리 거라고 주장하면 그때는 또 어떻게 풀어야 되나. 예전에 이런 사례가 많았으면 모르겠는데 그런 판례가 많을 것 같지도 않고.

    ◆ 손수호> 단순 민사 문제라기보다는 결국 정치 외교 영역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물론 이런 문제도 실제 보물이 있고 그걸 인양했을 때의 문제겠지만요.

    ◇ 김현정> 그러네요, 그러네요. 그래요. 들을수록 사실은 이게 정말 보물이 있겠는가도 그렇고 보물이 있다고 한들 이걸 정말 제대로 건져올릴까도 그렇고. 그런데 어쨌든 온통 화제가 되고 주가는 출렁이고 있어요, 아무 실체가 없어도.

    ◆ 손수호> 게다가 정말 가장 놀라운 건 신일그룹이 이번에 돈스코이호를 처음으로 발견한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에요.

    ◇ 김현정> 그래요?

    ◆ 손수호> 2003년, 이미 15년 전에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바다 속 돈스코이호를 발견해 인양 시도했어요. 당시 촬영한 돈스코이호 선체 사진도 공개했고 지금도 해양과기원 홈페이지에서 사진 볼 수 있어요. 특히 해양과기원은, 당시 인양 준비 과정에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던 해군 출신 인양 전문가가 자세한 정보를 가지고 신일그룹에 합류했다면서, 그랬기 때문에 해양과기원에 몇 해나 걸려 발견했던 걸 신일그룹이 쉽게 찾아낸 거라고 설명하는데요. 결국 신일그룹이 세계 최초로 돈스코이호를 발견하고 입증했으므로 유일한 권리자라는 주장에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거죠.

     


    ◇ 김현정> 그래요. 저는 주가 출렁이는 거 이거는 정말 조심해야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여기서 가상화폐를 발행해가지고 그걸 투자금을 받고 있는데 이것도 상당히 신중하게. 하지 마십시오라고 말은 못 합니다마는 신중하게 자기 책임을 가지고 투자해야 된다는 거.

    ◆ 손수호> 어제 금감원도 ‘묻지마식 투자를 자제하라’고 경고했고요. 이 사안에 대해서 조사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또 신일그룹은 지난 6월 1일 자본금 1억 원으로 설립한 회사인데 세운지 50일도 안 된 거죠. 심지어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체로 등록되어 있고요. 홈페이지상에는 신일건업을 전신으로 하고 2016년 싱가포르 신일그룹에 인수됐다고 소개하고 있지만, 신일건업은 2015년 파산했고 작년 2월 폐업 처리된 회사입니다. 게다가 신일그룹이 이미 제일제강을 인수한 것처럼 표현했지만, 계약금만 납부한 상태이고요. 실제 주식을 인수하려면 170억 원 정도 추가 지급해야 하죠. 그리고 신일그룹 법인이 인수해도 되는데 그게 아니라 신일그룹 대표와 또 다른 회사 대표가 개인 자격으로 매수 계약을 체결한 것도 흥미롭죠.

    ◇ 김현정> 그래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된다는 말씀드리면서, 고맙습니다 손수호 탐정님.

    ◆ 손수호>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속기= 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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