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끔찍했던 세월호 참사보도, 태국 언론에게 배워야"

사회 일반

    "끔찍했던 세월호 참사보도, 태국 언론에게 배워야"

    <태국 동굴소년 구조 보도와 세월호 참사 보도>
    - 태국 언론, 동굴소년들 구조 위해 보도통제 협조
    - 한국의 재난보도, 알 권리 핑계로 상업적 이익에 초점
    - 세월호 생존자에 카메라 들이대던 한국 언론, 앞으로도 나아질지 의문

    <기무사 계엄령 문건 보도>
    - 조중동, 일치단결해 기무사 계엄령 문건 정치공방으로 묘사
    - TV조선과 채널A의 기무사 계엄령 문건 보도, 비판적 문제의식 없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7월 20일 (금)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

    ◇ 정관용> 우리 언론의 보도동향 살펴보는 미디어 포커스입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의 김언경 사무처장 어서 오십시오.

    ◆ 김언경> 안녕하세요.

     


    ◇ 정관용> 최근에 전 세계적인 뉴스 가운데 제가 제일 좋아하는 뉴스가 태국의 동굴소년들 전원 구출된 거 이겁니다.

    ◆ 김언경> 기적의 생환.

    ◇ 정관용> 그런 뉴스인데 그런데 그 태국 언론의 보도 태도와 우리 언론 한번 비교해볼 만하다면서요.

    ◆ 김언경> 그런 평가의 글들이 많아서 저도 주의 깊게 봤습니다. 일단 작전이 성공한 데에는 당연히 전 세계 구조대원들과 태국 당국의 협업이 있었지만 그 배경에 또 언론이라는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라는 이야기가 있는 거예요. 그런데 이제 언론이 그러면 구조에 엄청 적극적으로 역할을 했느냐, 그게 아니고 언론을 통제했던 것이 실제 이 구조에 도움이 되었다는 평가가 있더라고요.

    ◇ 정관용> 그래요.

    ◆ 김언경> 태국 당국은 현장의 구조대 외의 취재진 출입을 막았고요. 그리고 아이들이 구조되기 시작하면서부터 아이들의 신원 보호를 위해서 언론보도를 허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구조된 아이와 아직 구조되지 않은 아이의 부모들에 대한 배려 때문이었다고 하는데요. 이에 대해서 언론들도 협조를 하면서 국민의 알권리를 내세우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이들의 얼굴과 신원이 공개된 것은 구출이 전원 완료된 이후에였다고 합니다.

    ◇ 정관용> 다 끝난 뒤에.

    ◆ 김언경> 그렇죠, 그러니까 구조되지 못한 아이의 부모들의 애틋하고 불안한 심정을 모두 배려한 처사였다는 것인데요. 사실 재난상황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계속 생각해 보면요. 일단은 저는 구조, 그 전원 구조 자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고요.

    ◇ 정관용> 당연한 얘기죠.

    ◆ 김언경> 그러니까 언론이 옆에서 구조하는 데 방해가 돼서는 안 되겠죠.

    ◇ 정관용> 당연하죠.

    ◆ 김언경> 그리고 두 번째로는 피해자와 가족에 대한 보호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알권리 그러니까 우리가 보고 싶고 어떻게 되는가 궁금한 것은 그 이후가 아닌가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 정관용> 맞습니다.

    ◆ 김언경> 사실 우리 언론이 재난을 보도하는 태도는 국민의 알권리라는 말로 포장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은 국민의 알권리라기보다는 흥미 위주의 보도로 언론이 상업적인 이익을 보겠다는 것이 더 앞서고 있지 않나, 현재. 그런 생각이 들어서 좀 반성할 측면이 많은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반성해야죠.

    (사진=유튜브 영상 캡쳐)

     


    ◆ 김언경> 또 하나가 우리가 살펴볼 만한 내용이 있었는데 태국의 동굴소년이 고립되어 있는 기간이 있었잖아요. 그때 당연히 불안함과 어려움이 많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때에도 언론이 굉장히 차분했대요. 그러니까 동굴까지 가는 길목의 수심도 깊었고 통로가 물에 잠겨서 자원봉사자들마저 위험해질 우려가 있었다고 하고요. 심지어 이 과정에서 자원봉사자 한 분이 산소 부족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과정에서 태국 언론은 비용이나 생존 가능성 그리고 누구 탓이다, 이런 말은 절대 입에 올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땠나요? 세월호 보도와 너무 비교가 되더라고요. 우리는 살아나온 생환자들 한 명 한 명에게 카메라를 들이댔었죠. 심지어는 부모와 오빠를 잃은 6살 어린이를 인터뷰하는 영상을 내보낸 방송사도 있었고요. 생존 학생에게 친구가 사망했다는 것을 알고 있냐라고 물어서 그 학생이 인터뷰 도중에 울음을 터뜨리는 그런 뉴스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참사 당일 저녁에 보상금이 얼마인지 계산해 보는 뉴스도 있었죠. 그리고 수색 중이던 잠수사가 사고로 돌아가시자 세월호 유가족들의 조급증이 이 잠수사의 죽음을 부른 것이다라고 유가족을 비난하는 이런 보도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런 모든 세월호 관련 끔찍한 보도들과 태국의 언론 보도들 정말 크게 달랐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또 생각해 보면 과연 우리 언론이 앞으로 또 다른 참사가 발생하더라도 태국처럼 할 수 있을까. 태국처럼 본격적으로 통제할 가능성이 있을까, 언론을. 저는 어렵다고 생각을 하고요. 무조건 그것이 능사인가에 대해서도 찬반 의견이 있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의 경우에 그런 현장이 발생했는데 언론을 통제하면 이것은 뭔가 정부가 은폐하고 있는 거 아니냐라는 불신도 굉장히 클 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이 사안에서 무조건 태국이 옳다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요. 다만 그 정신 그리고 구조가 우선이라는 생각, 피해자 및 가족에 대한 철저한 보호. 이것은 꼭 우리 언론이 배워야 할 태도다라는 것을 우리가 가져가야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태국한테 우리가 배웠네요, 참. 요즘 이제 가장 뜨거운 쟁점은 기무사의 계엄령 검토 문건 아니겠습니까? 오늘 또 청와대가 추가로 내용을 공개해서 더 충격적이기는 한데. 그런데 우리 언론들이 이 사안을 보도하는 태도가 극명하게 엇갈리죠.

    ◆ 김언경> 먼저 신문 모니터부터 말씀드리자면 조중동의 일치단결한 논조가 아주 두드러졌다고 할 수가 있습니다. 첫 보도부터 기무사 계엄령 문건을 단순한 정치적 공방이다라고 묘사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문재인 정부의 적폐몰이다라고 규정을 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이 문건은 문제가 없는데 정부가 적폐들을 청산하기 위해서 이것을 이제 이슈로 만들고 있다라고 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동아일보는 9일 이 사안을 처음 보도한 게 일반적인 보도가 아니고 아예 사설이었어요.

    ◇ 정관용> 사설이 첫 보도예요?

    ◆ 김언경> 그러니까 사실 기사 없이 사설부터 냅니다. 사실 관계를 전달하는 그런 보도가 부족한 상태, 전혀 없는 상태에서 사설부터 내놓으면서 제목이 '기무사 촛불 무력 진안 계획, 소모적 정치논란 중단해야'라는 제목이었습니다. 이미 제목에서부터 이 사안을 소모적 정치 논란으로 규정을 한 거죠. 동아일보 사설은 과격시위를 벌이는 상황에 대비한 것이다, 그런데도 촛불집회만 겨냥한 촛불 진압 실행계획으로 몰고 가는 것은 무리이다, 무엇보다 적폐로 지목한 기무사의 개혁을 노리고 사실 관계를 부풀리거나 왜곡하는 것은 저의를 의심받을 뿐이다라고 주장을 했습니다. 조선일보 역시 11일에 사설을 내놨는데요. 탄핵 찬반 세력 국가 전복 상황 때 군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제목이었습니다. 이 사설에서는 최악의 경우에 대비한 검토문건을 두고 쿠데타 운운하는 것은 적폐청산을 이어가려는 목적이다. 문건이 공개된 즉시 수사를 지시하지 않고 지금에서야 하는지도 의문이다라는 입장을 취했습니다. 중앙일보도 마찬가지로 사설에서 기무사의 진실, 정치적 수사로 흘러서는 곤란하다라는 제목이었는데요. 댓글조작 사건에 대한 특검 수사를 물타기하려 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기무사 계엄령 문건 관련 긴급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한형기자)

     


    ◇ 정관용> 조중동의 일치단결된 논조. 조선일보가 또 특히 눈에 띄는 보도들이 있다면서요.

    ◆ 김언경> 네, 조선일보에서 특히 두드러지는 보도들이 있었는데 문건의 내용 그 자체보다는 다른 주변적인 논란들을 최대한 부각시키려고 하는 의도가 엿보였습니다. 첫 번째는 국방부의 보고시점이 4개월이나 늦었으니 이거 뭔가 의심할 필요가 있다라는 내용이고요. 조선일보는 12일 총 7건의 보도 중에서 무려 4건에서 이런 내용에 집중을 했습니다. 제목을 읽어볼게요. '청, 두부 자르듯 딱 잘라 말 못해' 이 보도에서는 7월 12일 보도인데요. 문건을 보고받고도 넉 달 가까이 조치를 취하지 않은 배경을 두고 논란이다라고 말했고요. 사실 이런 주장 계속 이어집니다. '일부뿐인 문건 4개월 뭉개다 제출. 송영무 미스터리' 이것도 7월 12일 보고인데 '7월 잇단 문건 폭로, 송 국방의 기무사 개혁 카드. 보이지 않는 손이다'라고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 또 하나는 문건 유출 경로, 경로 자체에 의혹을 제기하는 겁니다. '군 관계자 단 한 부만 있는 기밀 문건, 송 장관에게만 제출'이라는 7월 11일 보도에서는 군 비밀문서가 유출된 것도 문제다. 국방부가 유출에 직접 관여했거나 최소한 방조하고 있다는 뜻이다라면서 국방부 익명의 관계자 입장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또 초점을 맞춘 게 이철희 의원에게 이 모든 사태의 원인이 있다라는 식으로 이어가는 겁니다.

    ◇ 정관용> 원인이 이철희 의원이다?

    ◆ 김언경> 네. 그러니까 기무사 문건의 시발점은 이철희 의원이 위수령에 대해서 국회에서 질문을 했기 때문이다라는 것을 강조하는 건데요. 이런 보도들도 사실 조선일보뿐만이 아니고 다른 보도에서도 있었습니다.

    ◇ 정관용> 조중동이 그러면 TV조선, 채널A 이런 데는 어때요?

    ◆ 김언경> 신문과 거의 비슷합니다. 일단 TV조선, 채널A 보도에서는 조중동과 마찬가지로 문건의 상세한 내용과 그 위험성, 위법성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보면 채널A의 '기무사 속앓이, 한국당 적폐몰이'라는 7월 12일 보도는 일단 보도제목이 기무사의 속앓이와 한국당의 적폐몰이라는 주장을 둘 다 내세우고 있죠. 보도내용은 군 내부에서만 검토한 것일 뿐이라는 익명의 군 관계자 입장을 전합니다. 그리고 현 정부 여당의 적폐몰이 연장선이라는 자유한국당의 주장을 또 전합니다. 그리고 국군 기무사령부는 해체 수준의 고강도 개혁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하는 더불어민주당의 입장을 나열하고 끝나버려요. 그런데 정작 이 내용이 또 구체적으로 안 드러난다는 거죠. TV조선, 채널A의 보도 대부분이 이렇습니다. 특히 TV조선의 경우에는 조선일보의 관점과 거의 같은 내용으로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렇겠죠.

    ◆ 김언경> TV조선, '국회 요청에 검토, 장관 보고로 끝났다'라는 11일 보도에서는 지난해 위수령 폐지를 검토하라는 이철희 의원의 요청에 따라 한민구 국방장관이 기무사의 검토 지시를 내렸다는 국방부 관계자 입장을 인용을 합니다. 그리고 합참과 국방부 법무관리실에 검토를 지시하고 뒤이어 기무사에도 지시했다는 설명이라고 풀이를 합니다. 이철희 의원 질의에서 시작된 정상적 문건이라는 취지를 강조하는 것이거든요. 그리고 계엄을 실행할 계획이었다면 합참에 맡겼을 것. 보고서는 장관 보고로 끝난 사안 등 보도 내내 국방부 쪽에 수세적인 입장들을 강조하는 이런 보도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아주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거든요. 예를 들어서 한민구 전 장관이 애초에 계엄령 검토를 합참과 국방부 법무관리실에 지시했다는 점은 오히려 기무사의 친위 쿠데타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 아니냐, 이런 의혹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기무사의 계엄령 문건은 바로 그 계엄령 및 위수령의 명령권자가 합참의장인데 문건에서 합참의장을 완전히 배제하고 있거든요.

    ◇ 정관용> 육참총장이 계엄사령관 하도록 하자는 거 아닙니까?

    ◆ 김언경> 그렇죠, 이 때문에 기무사가 군령권자의 반대를 우회하는 방식으로 계획을 짠 거 아니냐라는 문제의식이 있는데 TV조선, 채널A에는 이런 문제의식은 전혀 보도가 되고 있지 않습니다.

    박근혜 정부 당시 국군기무사령부가 작성한 '계엄령 검토 문건' (사진=청와대 제공)

     


    ◇ 정관용> 다른 언론들은 어떻습니까?

    ◆ 김언경> 사실은 전체 계엄령 문건에 집중 한 보도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다만 앞에서 말씀드린 조중동, TV조선, 채널A에만 없는 것이에요.

    ◇ 정관용> 나머지는 다 충실히 보도하고 있다?

    ◆ 김언경> 대체로 좀. KBS, SBS, JTBC가 처음 문건이 보도된 6일부터 11일까지 일관적으로 잘 보도를 했습니다. 전체적으로 괜찮은 보도들이었고요. KBS는 '계엄령 왜 기무사가 나섰나'라는 보도에서 취재기자와 대담을 나누는 분석보도를 하면서 군 내부 비선이 정식체계를 벗어나면서까지 계엄령을 정당화하고 있다, 기무사는 군 보안과 첩보 등 군과 관련된 정보활동을 담당하는 곳이다, 상식적인 직무범위를 넘어선 업무처리인 데다가 헌법과 계엄령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이런 식으로 구체적인 문제의식들을 하나하나 짚어줍니다. SBS도 마찬가지로 보도를 잘했고요. 그리고 가장 눈에 띄는 건 JTBC였는데요. JTBC는 10일 탄핵심판 직전 계엄령 병력 배치 문건 전부터라는 보도에서 계엄령 문건을 추가로 또 폭로를 했습니다. 통수권자의 안위를 위한 군의 역할 등의 문건이었는데 이거는 촛불집회 직후부터 기무사가 계엄령을 검토했었다라는 내용이거든요. 앞서 말씀드린 전시계엄 그리고 합수업무 수행방안의 경우에는 지난해 3월에, 그러니까 박근혜 탄핵심판 직전에 작성된 문건인데 반해서 JTBC가 보도한 문건은 지난해 11월, 재작년이죠 그러니까.

    ◇ 정관용> 재작년 11월.

    ◆ 김언경> 촛불집회 직후니까 더 파문이 클 수밖에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 정관용> 그러네요.

    ◆ 김언경> 놀라운 것은 조중동, TV조선, 채널A가 추가로 발견된 문서에는 침묵했다는,전혀 보도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신문에서는 한겨레, 경향, 한국일보 그리고 KBS, SBS, JTBC와 마찬가지로 이 3사가 계엄령 문건을 제대로 보도를 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 정관용> 오늘 청와대가 추가로 아주 구체적인 실행계획까지 들어 있는 내용을 또 밝히지 않았습니까? 조중동과 TV조선, 채널A는 그건 어떻게 보도하는지도 한번 관심 갖고 지켜봐야겠네요.

    ◆ 김언경> 지켜봐야 되겠습니다.

    ◇ 정관용> 여기까지, 수고하셨습니다.

    ◆ 김언경> 감사합니다.

    ◇ 정관용> 민주언론시민연합의 김언경 사무처장이었어요.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