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남북 단일팀 장우진(오른쪽에서 두 번째)-차효심(왼쪽에서 두 번째) 조가 코리아오픈 혼합복식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대한탁구협회 제공)
"소름이 돋고 역사적인 일이라서 더욱 뜻깊다. 내 탁구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경기가 될 것 같다."
한국 남자 탁구의 대들보 장우진(23·미래에셋대우)은 21일 '신한금융 2018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 혼합복식 결승에서 북한의 차효심과 호흡을 맞춰 중국의 왕추친-순잉샤 조를 3-1로 꺾고 금메달을 확정한 뒤 우승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탁구 남북 단일팀이 금메달을 딴 건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대회 때 현정화와 북한의 리분희를 앞세워 중국을 물리치고 여자단체전 금메달 쾌거를 이룬 이후 무려 27년 만의 일이기 때문이다.
장우진은 금메달 확정 후 우승의 공을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차효심에게 돌렸다.
그는 "효심 누나에게 고마운 게 더 많다"면서 "평상시에는 친구처럼 잘해주고 경기를 할 때는 침착하게 경기를 이끌어가 줬다. 8강에서는 효심 누나가 많이 해줬는데, 오늘은 둘 다 모두 잘했다고 했다"고 전했다.
장우진과 차효심은 지난 16일 북한 선수단 첫 합동훈련 이후 손발을 맞춰본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찰떡 호흡을 과시했다.
차효심이 안정적인 리시브로 기회를 만들면 장우진이 강력한 포핸드 드라이브로 득점하는 게 승리의 공식이었다.
장우진은 "게임 스코어 2-1로 앞서는 4세트가 승부의 분수령이었던 것 같다. 나는 조금 부담이 있었지만 효심 누나가 잘 만들어줬다. 내가 파트너 운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기가 끝나고 나서 세리머니를 하는데 효심 누나가 눈물을 살짝 보이는 걸 보고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울컥했다"면서 "나중에라도 단일팀으로 뛸 기회가 된다면 효심 누나와 다시 복식으로 호흡을 맞추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장우진은 혼합복식 금메달로 이번 대회 출전한 전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한 선수가 됐다.
장우진은 임종훈(KGC인삼공사)과 출전한 남자복식 결승에 올라 은메달을 확보했다. 남자복식에서도 우승한다면 대회 2관왕이 된다.
또 단식에서는 8강에서 한국의 정상은(삼성생명)을 4-3으로 따돌리고 준결승에 올라 4위까지 주는 동메달을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