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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 성희롱, 더이상 못참아" 여고생들 청와대 국민청원

사건/사고

    "교사들 성희롱, 더이상 못참아" 여고생들 청와대 국민청원

    한 여고 교사 6명, 학생들에게 성희롱, 성추행 발언 일삼아
    사태 불거지자 학교측, "누가 한 짓이냐" 적반하장식 대응 문제

    부산의 한 여고에서 교사 6명이 학생들을 상대로 상습적인 성희롱 발언을 일삼았다고 고발하는 글이 잇따라 붙었다. 부산시교육청은 학생들을 소집해 긴급 전수조사에 나섰다. (페이스북에 게시된 사진 / 부산 CBS)

     

    부산의 한 여고생들이 교사들의 상습적인 성희롱, 성차별 발언을 더이상 참을 수 없다고 (ME TOO·나도 당했다) 대자보를 복도에 내걸고,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도 올려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학생들의 폭로에 대해 교사들은 대자보가 게시된 현장 사진을 찍고, 최초 게시자를 찾겠다며 폭언을 하는 등 사태 해결과는 정반대 행동을 취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0일 부산의 한 여고 복도에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습니다'란 제목으로 미투(ME TOO) 대자보가 붙었다.

    대자보에는 '지금까지 참았다. 우리가 수업시간 및 학교생활 중 들은 사실과 수많은 친구와 선배님들의 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글과 함께 특정 교사들의 성희롱 발언을 구체적으로 적었다.

    학생들은 대자보에서 "일부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물병 뚜껑 보고 ㅇㅇㅇ같다', 학생 입술을 만지며 '예쁘다. 누구 닮았냐'는 발언을 했다"고 폭로했다.

    대자보가 붙자마자 대자보 주변에는 학생들이 포스트잇으로 추가 폭로를 하면서 학교가 발칵 뒤집혔다.

    쪽지에는 '여자는 애 낳는 기계다', '삐딱하게 앉지 마라, 너 지금 누구 꼬시나'라고 발언한 교사에 이르기까지 교사들의 성희롱, 성차별 발언을 폭로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대자보와 포스트잇 등에서 언급되는 교사는 6명 안팎에 달한다.

    학생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서도 교사들의 성차별·성희롱 실태를 밝혀 관련 교사들을 처벌해 달라고 호소했다.

    학생들은 청원서에서 "한 국어선생님께서는 '너희 어머니들은 삭아서 화장해야 된다', 사회 선생님께서는 '다리 벌리지마라 ㅇㅇ 냄새난다'고 성적 발언을 하고 여자 나체 그림을 보여주며 '여자는 이렇게 생겨야 한다. 너처럼 생기면 안된다'라고 모욕적인 성적 발언을 했다"고 폭로했다.

    학생들은 "그럼에도 학교 측에서는 아무런 처벌과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며 "지금까지는 들어도 못 들은 척, 보고도 못 본 척 스스로 입을 막아왔지만 앞으로 이 사회를, 세상을 살아갈 여성 중 한 사람으로서 더 이상 침묵하지 않으려고 합니다"라고 고발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폭로에 대해 교사들은 현장 사진을 찍고, 현장 고발을 위해 비치된 볼펜을 수거하는가 하면 "어떤 oo가 이런짓을 하나"라며 폭언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나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이름이 거론된 한 교사는 "기억에 없다. 고소하겠다. 생활기록부에 영향을 주겠다"며 적반하장으로 협박한 것으로 알려져 학교측의 사후 대응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학교측은 전교생을 강당에 집합해 3시간에 걸쳐 사태에 대한 의견 청취 등 대화의 시간을 가졌지만, 성희롱 당사자로 지목된 교사들은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불거지자 부산시교육청은 23일 장학사 9명을 학교로 급파해 전교생 500여 명을 대상으로 성희롱 발언 관련 설문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방학 중이지만 사태의 중요성을 감안, 학생들을 임시소집해 설문조사를 하기로 했다. 학생과 해당 교사들을 상대로 면밀하게 조사를 벌인 뒤 결과에 따라 처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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