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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특검수사 진행되자 극단적 선택한 듯

국회/정당

    노회찬, 특검수사 진행되자 극단적 선택한 듯

    경공모의 5000만원 불법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줄곧 부인
    유서에서 자금 수수는 인정, 대가성은 부인한 것으로

    정의당 노회찬 의원 (사진=자료사진)

     

    드루킹(필명) 김모씨 일당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아온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특검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23일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노 원내대표는 특검 수사에서 관련자들의 진술이 나왔지만 줄곧 수수 사실을 부인해왔다. 이날 발견된 노 원내대표의 유서에는 2016년 3월 경공모로부터 4000만원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치자금의 대가성에 대해선 부인했다.

    노 원내대표와 댓굴사건 주범 드루킹과의 연루 의혹은 지난 4월경부터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야권은 지난 4월 말 드루킹과 노 원내대표 사이 불법정치자금 의혹을 제기했다. 노 원내대표는 지난 2014년 6월 김씨가 운영했던 인터넷 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의 초청으로 강연을 한 바 있다.

    이에 노 원내대표는 지난 4월 24일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김씨와 강연에서 보고 강연 전에도 사적으로 만났을 수도 있다"면서 "긴밀한 관계는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또 "김씨가 (본인을) 드루킹이라고 소개하지 않았다"며 "필명은 나중에 알았다. 그때 이름을 들었지만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김씨가 20대 총선 전 노 원내대표에게 전달하겠다며 후원금 5000만원을 모았다가 검찰 조사를 받은 사실에 대해 노 원내대표는 "보도를 보고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처음 알았고, 놀라서 캠프 관계자들에게 물어봤는데 아무도 몰랐다"며 "우리는 그런 일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잘 안다"고 해명했다.

    지난달 말부터 본격적으로 드루킹 사건 수사를 시작한 특검은 지난 2016년 3월 드루킹 일당과 노 전 원내대표의 5000만원 거래설에 주목했다.

    드루킹의 자금 총괄책인 파로스(김모씨)가 2016년 총선 후보로 나온 노 원내대표의 선거 사무실에서 2000만원을, 노 원내대표 부인의 운전기사인 장모 씨를 통해 3000만원을 전달했다는 의혹이다.

    경찰은 지난 2016년 관련 제보를 받은 후 선거관리위원회의 의뢰로 수사를 진행했지만, 드루킹 일당과 노 원내대표 사이 자금 거래내역이 확인되지 않아 무혐의 처분으로 종결했다.

    (사진=자료사진)

     

    그러나 특검팀은 경공모 회원들이 해당 정치자금을 언급한 것으로 추정되는 온라인 대화목록을 포착했다.

    경공모 소속인 파로스가 지난 2016년 7월 경공모 계좌에 4190만원을 입금하기 전에 드루킹이 "노 원내대표 건으로 수사가 진행 중이니 노 원내대표에게 돈을 준 만큼 다시 돈을 모아 입금시켜야 한다"는 취지로 회원들에게 지시했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지난 3일 파로스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강도 높은 조사를 실시했다.

    이에 노 원내대표는 다음날인 지난 4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드루킹과는) 돈을 주고 받을 관계가 아니다"라며 "그쪽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적이 없다"고 재차 의혹을 부인했다.

    노 원내대표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특검팀은 수사망을 좁혀 지난 17일 새벽 1시 5분 경공모 핵심회원인 도모 변호사를 긴급체포했다.

    도 변호사는 드루킹이 대선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한 인물이다. 노 원내대표에게 5000만원을 전달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와 이 중 4190만원을 돌려받은 것처럼 증거를 위조한 혐의(증거위조)다.

    도 변호사가 긴급체포된 이후에도 노 의원 측은 "드루킹 측과 금전 거래할 관계에 있지 않다"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적이 없다. 조사를 하면 다 밝혀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검이 여세를 몰아 지난 19일 정치자금법 위반 및 증거위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도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이에 특검은 도 변호사에 대한 영장 재청구를 준비하며, 노 원내대표를 소환해 조사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동안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며 특검 수사에 당당히 임하겠다던 노 원내대표는 유일하게 이날 유서를 통해 자금 수수를 인정했다. 대가성은 부인했지만, 자금을 수수한 사실을 인정할 경우 진보진영 간판 정치인으로 쌓아온 명예와 신뢰가 무너질 것으로 우려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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