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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 계엄실무편람 언론에 공개…'병력동원', '국회무력화'는 없어

국방/외교

    합참 계엄실무편람 언론에 공개…'병력동원', '국회무력화'는 없어

    합참 '2016 계엄실무편람' 보니…
    실무편람은 계엄시행 기본지침을 제공하기 위한 책
    구체적인 병력동원이나 국회 무력화 계획 등은 없어
    계엄사 국정원 지휘감독·보도검열 지침 등은 포함

    2016 계엄실무편람 (사진=합참 제공)

     

    계엄실무를 관장하는 합동참모본부가 23일 계엄시행의 가이드북이라 할 수 있는 부록 포함 270페이지 짜리 '2016 계엄실무편람'을 언론에 공개했다.

    지난 20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기무사의 계엄문건 관련 '대비계획 세부자료'를 공개하면서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합참이 2년마다 수립하는 '계엄실무편람'과 크게 상이하다"고 함에 따라 언론의 관심이 높아진데 따른 것이다.

    공개된 '2016 계엄실무편람'은 한마디로 계엄의 가이드북이라고 할 수 있다. 계엄의 개념과 계엄범, 계엄선포 절차와 계엄사령부 편성, 지역계엄사령부 등에 대한 내용을 순서대로 담고 있으며 질의응답 부록을 통해 계엄 관련 궁금증을 해소해 주는 책이었다.

    김의겸 대변인의 말처럼 기무사의 '대비계획 세부자료'와 크게 다른 부분도 분명히 있고 실무편람에는 간략한 지침형태로만 나와 있으나 기무사가 시행 방안을 세부적으로 추가한 부분도 있다.

    기무사의 '대비계획 세부자료'와 합참의 '계엄실무편람'이 크게 다른 차이점은 우선 국회무력화 시도다.

    기무사는 문건에서 국회의 계엄해제 표결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해 여당 의원들을 설득하거나 시위 현장에 나온 국회의원을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방법으로 국회가 표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실무편람은 계엄법 전반과 실무지침을 설명하고 있지만 헌법에 보장된 국회의 권능을 침해하는 방법을 소개하지는 않는다.

    편람은 계엄지역에 특정보병사단이나 기계화사단 특전사부대 등을 동원하는 계획도 포함하지 않는다.

    국민의 기본권인 언론통제와 관련해서는 계엄실무편람도 '보도검열지침'을 두고 있다.

    지침을 보면 확대보도할 사안과 보도금지할 사항을 구분해 실시하며 유언비어 유포차단에 중점을 둔다고 돼있다.

    이를 위해 보도검열단을 편성하고 검열은 사전검열을 원칙으로 하며 전부 삭제 또는 수정지시를 할 수 있고 보도검열 위반매체는 계엄포고 위반자로 조치한다고 돼 있다.

    다만 기무사의 문건처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 보도검열단을 설치한다는 등의 세부계획은 포함돼 있지 않다.

    또 기무사의 대비계획에는 계엄을 성공시키기위해서는 보안유지 하에 신속한 계엄 선포와 계엄군의 주요목(길목) 장악 등 선제적 조치 여부가 관건이라고 적시돼 있지만 이런 내용도 계엄편람에는 없다.

    기무사 문건에는 계엄사령관에 함참의장을 배제하고 육군참모총장을 계엄사령관으로 추천하는 판단의 요소와 검토 결과가 포함돼 있지만 실무편람에는 되레 합참의 역할에 대해 충분히 설명돼 있다.

    실무편람은 국가비상사태 발생시 합참의 위기조치체계가 가동되며 계엄선포 결심지원체계에 의해 조건이 충족되면 국방부에 계엄선포 검토를 건의한다고 명시했다.

    이어 국방부가 계엄선포요건을 확인해 군사상 필요하면 국무총리 보고에 이어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거쳐 계엄선포를 승인하면 계엄이 선포된다고 적고 있다.

    실무편람은 국정원에 대해서는 계엄법 7조 1항에 따라 모든 행정사무와 사법사무를 계엄사령부가 하게 된다며 전국 비상계엄의 경우 정보와 보안업무를 담당하는 국가정보원도 행정기관으로서 계엄사령관의 지휘 감독을 받는다고 소개했다.

    김 대변인이 국정원 2차장에게 계엄사령관을 보좌하도록 하는 것이 큰 문제의 소지가 있는 것처럼 밝혔으나 계엄법에 따라 국정원도 계엄사령부의 통제를 받도록 돼있는 것이다.

    김 대변인의 설명처럼 기무사의 대비계획 세부자료가 합참의 계엄실무편람과 크게 다른 것은 사실이지만 합참이 계엄관계관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공식 절차를 밟아 통상적으로 작성한 책과 기무사의 계엄 문건을 직접 비교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을 수도 있다.

    합참은 계엄실무편람이 아닌 세부 실행계획인 계엄계획(비밀문서)을 별도로 갖고 있다. 이를 확인하면 기무사가 합참 계획을 활용해 만들었는지 이것과 상관없이 실행의도를 갖고 별도의 세부계획을 세운 것인지를 확인하기가 더 수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무사 문건 작성의 위법성 여부와 실제 계엄 실행 의도가 있었는지 그래서 내란예비음모로 혐의 등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 등은 법무부와 국방부가 23일 구성하기로 한 공동수사기구 수사를 통해 밝혀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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