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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재벌개혁 느리다? 원래 이 속도로 계획"

경제 일반

    김상조 "재벌개혁 느리다? 원래 이 속도로 계획"

    역대 정부 모두 실패..단기간에 완성할 순 없는 것
    순환출자 문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데 의의
    경제민주화 열풍 최고조일때 총선·대선 실패 쓰라려
    하도급법 등 1년 전 만든 대책들, 시행에 오래걸려 오해
    정부의 정책홍보 노력 부족 인정...철저히 반성중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옥죄기 위한 현장조사 아냐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7월 23일 (월)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 정관용> 문재인 정부는 우클릭을 멈추고 개혁에 앞장서라. 이런 진보성향 학자들의 목소리 지난주에 전해 드린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진보 측 인사들의 요구에 대해서 너무 성급하다, 이렇게 지적했던 분이 있죠. 바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인데요. 전화로 직접 연결해서 이야기를 좀 듣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상조>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지난주 이른바 진보성향 교수, 학자들의 지식인 성명 내용 다 들어보셨죠?

    ◆ 김상조> 다 읽어봤습니다.

    ◇ 정관용> 동의할 수 없나요?

    ◆ 김상조> 저는 진보 경제학자들이 충정어린 충고를 했다라고 생각하고 그분들께서는 당연히 하셔야 할 말씀을 하셨다라고 생각이 됩니다. 다만 정부가 시장의 기업과 너무 유착되어서는 안 되듯이..그러니까 그 폐해는 우리가 과거에 많이 봐왔지 않습니까? 마찬가지로 정부가 또 시민사회와 또 너무 가까이만 있어서는 안 된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시장과 시민사회의 중간 부분에서 다양한 어떤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그런 역할을 해야 되고 거기에 대한 책무를 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말씀을 경청은 하겠지만 결국 정부가 갖고 있는 정책 자원의 한계 속에서 우선 순위와 속도 그리고 강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라고 하는 걸 이해를 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은 갖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그런 진보진영의 조급증이 문재인 정부를 실패하게 만들 수 있다라고 김상조 위원장께서 언급하셨는데 같은 맥락이네요?

    ◆ 김상조> 그렇습니다. 사실 재벌 개혁이 필요하다라고 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는 이미 30년이 넘은 요구입니다. 그렇지만 크게 성공적이지는 않았던 것 같고요. 특히나 지난 10년간의 보수 정부에서도 그렇습니다마는 그 앞에 개혁 정부의 10년 동안에도 크게 성공적인 어떤 결과, 성과를 내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고요. 그러면 이 시점에서는 왜 우리 사회가 개혁 정부에서는 물론이고 또 그리고 보수 정부에서도 재벌 개혁이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했는가라고 하는 거에 대한 성찰적 어떤 반성이 좀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저는 현 정부의 어떤 3대 경제전책 기조 중의 하나인 공정경제를 맡고 있는 공정거래위원장으로서 과거 한국의 정부, 즉 보수 정부와 개혁 정부 모두가 재벌 개혁에 실패했던 그 전철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라는 점을 좀 양해를 해 주셨으면 합니다.

    ◇ 정관용> 고민을 너무 오래하고 계신 거 아닌가요?

    ◆ 김상조> 그렇지는 않습니다. 사실 저는 그러니까 작년에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취임하면서 제 임기 3년 동안 사실은 해야 할 일들을 순차적으로 1년 단위로 정리를 했던 바가 있고요. 사실 지금까지는, 이게 굉장히 오만한 표현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제가 원래 생각했던 그 어떤 순서대로 그리고 그 속도대로 지금까지는 오고 있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재벌 개혁을 6개월 또는 1년 안에 다 완성할 수는 없는 것이고요. 지난 1년 동안은 공정위가 현행 법령 하에서 행정력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에 집중을 했다면 2년 차에는 그런 것으로 부족한 법제도의 개선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고 그것이 지금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에 기본적으로는 반영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시민단체에서 또는 전문가들이 보시기에는 좀 답답할 정도로 속도가 느릴지는 모르겠지만 경제 개혁, 재벌 개혁이 우리 사회에 어떤 경제적 효율성과 정치적 합목적성을 가질 수 있는, 그런 순서대로 그렇게 관리해 나가는 데 저희들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점 역시 양해를 해 주셨으면 합니다.

    ◇ 정관용> 얼마 전에 김상조 위원장께서 이재용 식, 정의선 식, 최태원 식 이런 식의 재벌 자체적인 지배구조 개선이나 개혁에 대한 뭔가 좀 만들어달라, 이런 말씀을 하시지 않았습니까?

    ◆ 김상조>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바로 그런 발언과 필요 주장에 대해서 이른바 진보진영의 학자분들은 재벌 개혁을 재벌보고 알아서 하라고 하는 식의 이건 문제다라고 비판하시던데 어떻게 보세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김상조> 저는 절대로 재벌 개혁을 재벌들이 알아서 하라라고만 맡기지는 않았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지난 1년 동안은 공정위가 가진 현행 법령 하의 행정력으로 할 수 있는 어떤 조치들. 예컨대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조사와 제재도 열심히 했고요. 그 결과 이미 시장에서는 비가역적인 어떤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그 대표적인 증거 중의 하나가 사실은 법령의 개정 없이도 기존 순환출자의 상당 부분이 해소되어서 순환출자 문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라고 저희들은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재벌 개혁이 예컨대 지주 회사 제도의 자회사 지분률을 현행 20~40에서 30~50으로 상향한다든지 또는 일감 몰아주기의 기준을 퍼센테이지를 어떻게 조정하는 그런 방식의 법령적 수단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은 의사결정자들이 늦지 않게 적절한 타이밍에 결정하고 그 결정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제도와 현실 관행을 만들어내는 데 있다라고 생각하고요. 바로 그런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 이재용 부회장, 정의선 부회장 등이 자신의 이름으로 빨리 결정을 내리고 그 결과에 대해서 책임을 지라고 저희들이 부탁의 말씀을 드린 거였습니다. 저는 그것이 바로 재벌 개혁의 핵심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진보진영은 너무 조급한 거 아니냐라고 하는 반응에 대해서 그 당시 전성인 교수가 인터뷰를 했는데 오히려 문재인 정부가 조급하다(고 말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를 그 당시에 자동차 소비세 깎아주는 정책을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그거는 결국은 미래에 있을 소비를 앞당겨서 잠깐 경기 진정만 시킬 뿐이고 그 혜택은 현대차가 가져가는 거고 경제에는 큰 효과도 주지 못한다. 이런 정책을 쓰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조급장이다라고 비판하던데 어떻게 보십니까?

    ◆ 김상조> 개별소비세의 조정을 통해서 단기적으로 소비를 진작하는 그런 정책을 편 과거의 사례도 많았고요. 그런 어떤 정책은 우리나라에서만 하는 게 아니라 사실은 경제가 어려울 때는 다른 선진국에서도 많이 하고 있는 정책 수단들입니다. 그런 것 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조급증을 비판하시는 건 조금은 저는 과잉되었다라고 생각을 하고요.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바로 이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2012년도에 정말 우리 사회에서 경제민주화 열풍이 최고조로 올라왔을 때 당시의 민주당이 총선과 대선에서 연달아 패했습니다. 돌이킬 수 없는 어떤 환경 속에서 2번의 선거를 연달아 졌거든요. 그 이유가 뭘까라고 하는 거에 대해서 우리가 특히 진보 개혁진영이 좀 회고를 해 볼 필요가 있다라고 생각을 하고요. 물론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라고 하는 것이 포기할 수 없는 개혁의 원칙이자 목표이지만 그것 자체가 공허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즉 대개 국민들의 삶의 질에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을 체감하도록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부분에서 저는 재벌개혁이나 경제민주화가 그동안 블랙박스로 남겨두었던 부분들을 열어젖혀서 그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이해관계의 충돌에 대해서 우리가 진지하게 논의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그런 과정이 이어져야 된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지금 언급하신 뭔가 새로운 아젠다를 던지고 그것이 우리 사회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는 그런 대책들, 그 대목에서 최저임금을 작년에 올리면서 금년에서야 발표하고 있는 예컨대 가맹점 수수료 문제, 임대료 문제, 카드수수료 문제. 이런 걸 사실 작년부터 내놨어야 되는 거 아니냐, 이렇게들 지적하시는 분들 많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 김상조> 작년에 그런 대책의 준비가 없었던 것도 아니고요. 그리고 특히 저희 공정위 같은 경우에는 이른바 4대 영역의 갑질 근절을 위해서 하도급법과 가맹, 유통, 대리점법 등 여러 가지 대책들을 이미 발표를 했고 시행한 바가 있습니다. 다만 그 최저임금 시행이 올해 1월 1일부터 적용된 거기 때문에 여러 가지 대책들도 올해 여러 가지의 보완대책이 나온 것은 사실이고요. 다만 지난주에 저희 공정위가 몇 가지 대책을 발표한 것이 있는데 그것이 최저임금의 새로운 대책이라기보다는 작년 말, 올해 초에 하도급법이나 가맹법이 개정되어서 지난 주, 7월 17일날 시행이 된 거였습니다. 그 시행에 맞춰서 이러이러한 제도가 이미 준비가 되었으니 많은 어떤 분들이 이용해 주셨으면 한다라는 차원에서 지난주에 발표한 것이었는데 그것이 마치 이제 와서 그 대책이 만들어진 것처럼 오해된 부분이 있었고요. 이런 부분들이 국민들이나 또는 언론에 의해서 일정한 정도 잘못 이해된 부분이 있지 않은가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어떤 오해는 그동안 정부가 좀 더 충실하게 정책 홍보를 해서 국민들이 그것을 깊이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은 정부가 책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그거 이제 하나하나 방금 말씀하신 7월 17일부터 시행된 하도급법 개정안 내용이 종전에는 원재료 가격이 오를 경우에는 납품단가 올려달라고 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인건비나 경비가 오르는 경우에도 납품단가 올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라는 식으로 법이 개정된 거 아니겠습니까?

    ◆ 김상조> 그렇습니다. 그 법이 올해 초에 국회를 통과한 법률이고요. 그동안 시행령이나 각종 고시 등을 통해서 이 법의 시행에 필요한 준비들을 다 완료해서 7월 17일에 된 것이고 핵심은 최저임금이 인상이 되어서 공급 원가가 상승했을 때 수급 사업자가 직접 또는 관련 중소기업협동조합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하도급 대금의 증액을 요청할 수 있고, 요청이 되면 원사업자는 10일 이내에 협의를 하도록 이렇게 의무화한 법률이 이미 시행이 된 것입니다.

    ◇ 정관용> 말씀하신 것처럼 최저임금 올라가서 비용이 늘어났으니까 하도급 납품단가 올려달라라고 요청하면 협의는 반드시 응해야 한다, 이거잖아요.

    ◆ 김상조>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협의만 응하고 안 올려주면 어떻게 합니까?

    ◆ 김상조> 이것도 많은 어떤 오해가 있다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저희 공정위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수급사업자가 하도급 대금의 인상을 요청한 경우에 원사업자가 80% 정도 그것을 수용을 합니다. 중기중앙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70%가 넘고요. 문제는 요청을 했을 때 원사업자가 안 들어주는 게 아니라 사실은 인상의 요청 자체가 너무 적다는 것입니다. 그런 것들의 어떤 제도 기반을 만들어서 현실에서 그런 어떤 권리의 행사가 좀 더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즉 갑의 눈치를 보지 않고 하도급 대금이나 납품 원가의 인상을 요청할 수 있는 그런 현실의 관행을 만들어가는 것이 정부와 특히 공정위의 어떤 역할이라고 생각을 하고 그 부분에 관해서 좀 더 적극적으로 정책 홍보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 정관용> 방금 언급하신 정책 홍보 관련해서 두 번째 질문을 드리려고 했던 게 최근에 경기가 안 좋다, 고용 증가가 별로 없다,최악의 고용난이다, 이런 식의 몇몇 수치가 나오면서 모든 것이 최저임금 내지는 주 52시간 근무인 것처럼 언론 지형이 이렇게 움직여가는, 그 속에 정부가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이거는 인정하셔야 되는 거 아니에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 김상조> 그 부분에 관해서는 정부에서 많은 반성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희들이 노력을 안 한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현실에, 현장에 전달되고 활용되지 않는다면 그 정책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런 측면에서 저희들이 제대로 어떤 정책 홍보나 또는 활용에 도움이 되는 그런 여러 가지 노력들이 부족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반성을 하고 있고요. 다만 현재의 경제적 어려움이 그렇게 위기라고 부를 만큼 어려운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2. 8% 정도인데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의 어떤 목표를 즉 GDP 성장률을 2. 9%로 설정하지 않았습니까? 따라서 현재 상황을 어떤 위기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것 같고요. 다만 그런 것이 구조조정 기업을 중심으로 해서 특히 또 소상공인, 편의점을 비롯해서 소상공인에게 여러 가지 어려움들이 집중되는 부분이 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 좀 더 세심한 보완정책을 마련해서 시행할 예정을 갖고 있습니다. 8월 중에 예정돼 있으니까 조금 더 지켜봐주셨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 정관용> 8월 중에요. 소상공인 대책의 하나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마는 최근에 공정거래위원회가 프랜차이즈 본사 조사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으셨죠?

    ◆ 김상조> 네. 그 역시 사실은 좀 타이밍이 우연히 맞아지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인데요. 저희들이 가맹본부에 대한 조사는 연례적으로 하는 것이고 그동안 서면실태조사나 또는 익명제보센터, 국민신문고, 가맹 옴부즈맨에 들어왔던 여러가지 민원 내지는 신고 사항을 종합적으로 정리해서 5월달부터 현장조사 계획을 세우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이번에 대책을 발표하면서 같이 언급이 됐는데 마치 이것이 최저임금 어떤 대책의 일환으로, 가맹본부에 대한 어떤 옥죄기식으로 전달된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들이 사실 좀 더 상세하게 설명드릴 필요가 있지 않았느냐라고 생각이 되고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최저임금 대책에 대해서 가맹본부를 옥죄기 위해서 현장 조사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 정관용> 그래도 조사 결과 문제가 있으면 수수료 체계를 바꾸고 하는 개혁으로 이어져야죠.

    ◆ 김상조> 공정위가 물가 관리 기구가 아니듯이 최저임금 대책을 위해서 움직이는 기관도 아닙니다. 다만 공정위는 현실에서의 공정거래 질서를 위협하는 여러 가지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상시적으로 그것을 바로잡는 공정경제의 파수꾼으로서 역할을 계속해 나갈 생각입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8월에 있을 정부의 종합대책도 기다려보겠고 공정거래위원회 2차년도의 추진도 지켜보도록 할게요. 오늘 고맙습니다.

    ◆ 김상조> 감사합니다.

    ◇ 정관용> 공정거래위원회 김상조 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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