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희 대법관 후보자가 2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노정희(55·사법연수원 19기) 대법관 후보자가 상고심 사건 적체 해소 방안으로 상고허가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노 후보자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상고심 개선은 상고허가제를 도입하는 것으로 해결해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며 "국민의 재판권 침해라는 문제가 있어서 헌재에서 위헌결정이 난 이후로 재추진이 안 되고 있는데 그런 부분을 보완해서 다시 긍정적으로 검토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시절 추진한 상고법원 제도에 대해서는 "상고허가제가 여러 이유로 곤란하면 차선책으로 상고법원 도입이 고려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법원 안팎에서는 대법원 상고심 사건 적체가 심각해 이를 해결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016년 대법관 1명당 처리 사건 수는 3만3176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 후보자는 사형제도와 관련해서 "폐지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다만 동성애와 관련해서는 "동성애는 개인의 성향으로 동성애라는 성적 취향만으로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동성혼에 대해서는 현행법이 허용하기 어렵다는 결정이 있었고 이 해석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한편 '아파트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과 관련해서는 "탈세목적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사실과 다른 계약서를 작성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인정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2003년 2월 아파트 매수 당시 다운계약서 작성 경위에 대한 서면답변은 당시 그것이 관행이었다고 했는데, 설령 그렇더라고 대법관이 되려고 하는 사람이면 다른 어떤 사람보다도 엄격한 도덕적 기준이 적용돼야 하고, 지금이라도 적절하지 못했다고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노 후보자는 "당시 계약서상 매매금액인 3억1000여만원에 따른 과세표준을 기준으로 세금을 납부했다. 과세표준에 따라서 계약서가 작성되고 그에 따라 취등록세를 납부했기 때문에 위법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노 후보자는 지난 2003년 2월 배우자가 경기 안양시에 있는 아파트를, 실제로는 4억2900만원에 매수했지만 계약서상 3억1450만원으로 낮춰 계약하는 과정에서 배우자의 대리인으로 서명해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