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의 '사법농단 의혹'과 관련해 양 전 대법원장 등 당시 법원 고위 관계자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또다시 기각되면서 검찰과 법원 사이 신경전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신봉수 부장검사)는 전날 양승태 전 대법원장,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 처장,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김민수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 등의 자택·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했으나 모두 기각됐다.
검찰은 또 당시 법원행정처 관계자들의 이메일에 대해, 당사자들이 훼손·변경·삭제하지 못하도록 보전조치 영장도 청구했지만 이 역시 모두 기각됐다고 밝혔다.
이에 검찰 관계자는 "영장을 다시 청구하면서 범죄혐의를 다수 추가했고, 임 전 차장 USB에서 나온 수사 대응자료, 원장·처장 보고자료 등 수천 건의 파일을 소명자료로 다수 보강했다"며 법원 결정에 수긍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그러자 법원은 검찰이 요구한 컴퓨터 하드디스크에는 '공무상 비밀'이 담겨있는 파일 등이 대량 포함돼 있다며 즉각 반박했다.
법원 관계자는 "위와 같은 파일에 대한 관리자로서의 책임을 다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료) 제공은 곤란하다고 판단했다"며 임의제출 거절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특별조사단이 확보한 모든 인적·물적 조사자료에 대한 보존조치를 한 다음 지난달 26일 검찰에 이를 제공했다"며 수사에 협조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물론 판결문 등 개인정보가 포함된 자료를 법원이 임의제출 형식으로 검찰에 제공한다면 문제의 소지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럴 경우 검찰은 통상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해당 자료를 강제로 확보한다.
그러나 지난 주말에 이어 법원이 양승태 전 원장과 박병대 전 처장 등 '재판거래 의혹' 고위 관계자들의 영장을 이날 또다시 기각하면서 검찰로선 수사 첫발부터 벽을 만난 상황이 됐다.
한편 검찰 관계자는 "양 전 원장과 박 전 처장의 디가우징(자기장으로 파괴)된 하드디스크가 완전 훼손돼 복구 불능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