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5~18:00)
■ 방송일시 : 2018년 7월 26일(목) 오후 5시 5분
■ 진행자 : 류도성 아나운서
■ 대담자 : 시사칼럼니스트 고재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빈소가 마련됐다. (사진=황진환 기자)
◇ 류도성> 매주 목요일 돌아오는 코너죠. <뉴스톡> 고재일 시사칼럼니스트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소식을 준비하셨나요?
◆ 고재일> 지난 월요일 우리나라 진보 정치의 큰 획을 그은 한 분이 유명을 달리하셨습니다.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와 제주에 대해 정리해보는 시간 준비해봤습니다.
◇ 류도성> 사실 제주에는 별다른 연고가 없는 정치인이기는 합니다만, 얼핏 기억하기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지역 현안에 관심을 많이 가지셨던 분이기도 하죠?
◆ 고재일> 네, 그렇습니다. 제주해군기지 문제나 공군기지 논란, 4.3, 한미 FTA 등 제주가 주요 이슈를 관통할 때마다 목소리를 아끼지 않으셨던 분입니다. 지난 2004년 17대 국회에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선이 되면서 정치 활동을 시작했는데요.
이 당시 함께 비례대표로 당선된 분이 바로 제주 출신인 현애자 전 의원입니다. 노회찬 의원이 제주와 관련된 현안에서 가장 처음 이름을 알린 것은 바로 지난 2007년 5월 제기한 제주 지역 공군기지 건설계획입니다.
◇ 류도성> 지금도 갈등이 해소되지 않았습니다만, 당시에도 제주해군기지를 하느냐 마느냐 논란인 상황에서 공군기지까지 추진되고 있다고 주장을 펴셨으니 당시 지역의 여론이 잠잠하지 않았겠는데요?
◆ 고재일> 네, 그렇습니다. 당시 노회찬 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국방부가 전투기 1개 대대와 지원기 1개 대대를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남부 탐색구조부대="">를 제주에 배치하려 하고 있다"고 폭로했습니다.
당시 노 의원은 "2011년에서 2015년까지의 기획된 국방중기계획에 남부 탐색구조부대 편성 사실이 담겨 있고 공군기지 건설에는 2,542억 원의 예산이 편성됐다"며 "제주에 비행전대급 규모의 공군기지 건설을 위해 국방부와 제주도가 이미 부지 교환방식까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 류도성> 이때 제기된 문제가 그동안 한다 안한다 매듭을 짓지 못한 상태에서 지금 제2공항 문제까지 이어진 셈이군요.
◆ 고재일> 네, 사실 당시 도민사회는 공군이 남부탐색구조부대를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던 상태거든요. 노회찬 의원의 이 같은 문제제기에 결국 국방부는 "제주에 탐색구조헬기와 수송기 등 지원기로 구성되는 남부탐색구조부대를 창설할 계획으로 나중에 이를 전투기용 전략기지로 확장할 계획은 없다"고 해명한 바 있습니다.
이 당시가 김태환 도정인데요. 유덕상 환경부지사는 "듣도 보도 못한 얘기다"라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고요. 이에 노회찬 의원은 김태환 도지사와의 맞장 토론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고재일 시사칼럼니스트.
◇ 류도성> 토론은 성사가 됐나요?
◆ 고재일> 물론 아니죠. 계속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무소속 원희룡 후보의 가장 큰 약점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지금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지난 2008년 4.3 위원회 폐지를 담은 4.3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하죠.
이때 원 지사 역시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는데요. 아시겠지만 이때는 또 노무현 정부에서 이명박 정부로 권력이 넘어가는 시기였는데요. 우익단체가 4.3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등 정치권 내외부에서 4.3 흔들기가 끊이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2009년 4.3 위령제가 끝난 후 제주시청 앞에서 대규모 규탄집회가 있었는데요. 이때도 노회찬 의원이 함께하고 있었습니다. 진보신당의 대표 자격으로 행사에 참석했는데요. 이렇게 말했습니다.
"4.3사건 이후 40년 만에 처음 추모행사를 갖고, 55년 만에 대통령이 사과하게 된 데는 무수한 이들의 땀과 피, 희생이 있었다"며 "다시 1947년으로 돌아가 제주를 갈등과 대립의 섬으로 만들려는 한나라당의 음모에 맞서 4.3특별법과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켜내자"고 말이죠.
◇ 류도성> 현재 숙의형 민주주의 차원에서 공론화 과정이 진행되고 있습니다만, 영리병원에 대해서도 반대한다는 의견을 남기셨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 고재일> 네, 그렇습니다. 지난 2009년 10월 진보신당 민생대장정 순회 차 제주를 재차 방문한 자리에서 지금 말씀하신 것과 같은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잠시 부연설명을 드리자면 당시 8월에 김태환 전 지사를 대상으로 주민소환투표가 진행이 됐거든요.
제주해군기지 사업을 주민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했다고 말이죠. 투표율 미달로 결국 부결이 됐습니다만 이에 대해 "주민소환이 부결됐다고 해서 제주해군기지 건설 등 군사기지화에 도민들이 동의했다고 볼 수 없다"고 쓴소리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영리병원 철회 요구를 굽히지 않았는데요. "영리병원 허용으로 건강보험제가 붕괴되고 민간 보험이 확대될 것"이라며 "건강보험체계를 무너뜨리는 신호탄이 제주에서 시작되고 있다"며 "제주도민을 볼모로한 의료민영화 실험인 제주도 영리병원 허용은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 류도성> 이렇게 보니까 중요한 순간순간마다 노회찬 의원이 있었다고 돌아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4.3 수형인들에 대한 조속한 재심을 촉구했다고요?
◆ 고재일> 네, 그렇습니다. 노회찬 의원이 국회 법사위 소속인데요. 지난해 10월 제주지방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장에서 불법 구금된 4.3 수형인에 대한 조속한 재심을 촉구해 눈길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피해자들이 제주지방법원에 재심 청구를 했지만, 법원은 재심절차에 돌입하기는커녕 '재심개시결정'조차 내리지 않았다"며 미온적인 법원의 태도를 질타했는데요. 이 때문일까요. 오늘 국회가 대법관 인준여부를 최종 결정하죠. 이동원 전 제주지방법원장이 이달 초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수형생존인 재심 청구와 관련해 "재판부가 고심하면서 올바른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끝으로 사족으로 한 가지 더 붙이자면 올해 70주년 추념식 당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발언으로 논란이 된 적이 있죠 4.3 위령제를 "좌익폭동에 희생된 도민들의 넋을 기리는 행사"라고 했던 말인데요. 이에 대해서도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양민들을 학살한 토벌대 대장이 한 말인 줄 알았다고 쓴소리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 류도성> 누구보다 제주지역이 안고 있는 문제에 많은 관심을 보인 고 노회찬 국회의원의 영면을 기원하면서 <뉴스톡>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고재일 시사칼럼니스트였습니다.뉴스톡>남부>뉴스톡>시사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