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형 자동차의 한 축인 전기차가 이제는 일상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차로 성큼 우리 곁에 다가왔다.
지난 2009년, 세계 최초 양산형 전기차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약 10년 만에 전기차는 대폭 늘어난 주행거리 등 눈부신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판매량 1만 대를 돌파했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이미 1만 대를 넘어섰다.
◇ 국내 전기차의 원로 '블루온'부터 '니로EV'까지
닛산이 최초로 선보인 전기차 '리프'와 현대자동차가 개발한 국내 첫 전기차 '블루온'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는 일본에서 나왔다. 2009년, 일본 미쓰비시가 세계 최초 양산형 전기차인 'i-MiEV (아이미브)'를 선보였고 이어 2010년, 닛산의 '리프'가 등장했다.
국내에선 현대자동차가 2010년 국내 최초 전기차 '블루온'을 개발했다. 다소 낯선 블루온은 2009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현대차가 선보인 순수전기차 i10을 기반으로 만든 전기차로 당시 최고속도 130km/h, 1회 충전 140km의 성능을 선보였다.
2011년 선보인 기아자동차의 '레이'는 국내 최초 양산형 고속 전기차로 배터리와 전기모터만으로 움직여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친환경차다.
2013년 출시된 르노삼성의 SM3 Z.E.는 서울택시로 이용되기도 했다. 시계방향대로 GM의 볼트, 현대차의 코나일렉트릭, 기아차의 니로EV.
'파란 택시'로 더 친숙한 르노삼성자동차의 'SM3 Z.E.(제로 에미션)'도 2013년 12월에 출시됐다. SM3 Z.E.는 서울 택시로 쓰이며 전기차의 상용화를 본격화했다.
이후 2014년 쏘울에 이어 2016년 3월에 등장한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출시와 함께 국내 전기차 시장을 주름잡으며 사실상 전기차의 시대를 알렸다는 평가다. 올해 상반기에도 4,488대가 팔려 1위 자리를 지켰다.
GM이 지난해 3월, 출시한 볼트EV는 현재 아이오닉과 함께 국내 전기차 시장을 양분화하고 있다. 출시 당시엔 사전계약이 개시 2시간 만에 마감되기도 했다. 현대기아차가 최근 공개한 야심작 '코나 일렉트릭'과 '니로EV'도 전기차 열풍을 이어갈 전망이다.
◇ '더 멀리, 더 빨리'… 배터리가 이끈 전기차 주행거리
급증하는 전기차 판매량에 맞춰 이마트도 2022년까지 전 점포에 충전기 1,100개를 만든다.
'전기구동모터'와 '고밀도의 배터리'가 핵심인 전기차는 주유가 아닌 충전으로 움직이는 친환경차다. 물론 자동차인 만큼 충전으로 얼마나 주행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초창기 전기차의 주행거리는 100km 남짓이었다. 블루온은 16.4kWh의 전기차 전용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를 달아 140km 주행할 수 있었지만 상용화되지 못했다.
레이 역시 16.4kWh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했지만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91km에 불과했고 냉난방 시 주행거리가 줄어든다는 말도 있었다.
하지만 전기차의 발목을 잡던 주행거리는 배터리의 발전과 함께 획기적으로 늘어난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28kWh의 고용량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에다 차량 경량화 등 기술을 더하며 국내 최초로 주행거리 200km를 넘어섰다. 64kWh 배터리를 단 코나일렉트릭과 니로EV는 각각 1회 충전으로 406km와 385km까지 달린다.
'전기차 제왕'이라 불리는 테슬라는 100kWh 배터리를 달아 주행거리 400km를 돌파했고 내년엔 주행거리가 800km에 이르는 트럭 '테슬라 세미'를 공개할 계획이다.
◇ '인프라'와 '코발트'는 약점… 이마트 全매장에 충전소
다만, 아직 열악한 충전소 등 인프라 문제와 배터리에 들어가는 원료인 '코발트' 수급 문제가 전기차의 아킬레스건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국에 전기차 급속충전기는 2000여 기다. 매년 2배 이상 증가하는 전기차 수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2022년까지 1만 기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이마트가 올해 10개 점을 시작으로 매년 30개 씩 늘려 2021년까지 140여 개 전 점포와 신세계 그룹 영업장에 총 1,100기의 충전기를 만든다.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원료인 코발트 수급 문제는 전기차 상용화의 가장 큰 위험요소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코발트는 2016년 평균 톤당 2만 5,654달러에서 지난 11일 7만 500달러까지 치솟았다.
전세계 생산량의 절반이 콩고민주공화국에 집중돼있고 이마저도 90% 넘게 중국이 국가차원에서 수급해 전세계에 공급하고 있다. 치솟는 가격과 독점으로 인한 수급 불안정이 배터리 생산을 막아 자칫 전기차의 미래를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