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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까지 잇따라 발표된 주요 금융그룹의 상반기 1조원대 순이익은 제조업계 상반기 실적과 대비할 때 '장사 수완'이 뚜렷이 부각된다. 제조업체들이 경기 영향으로 적자를 기록한 동안에도 금융산업은 흑자를 유지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연결재무제표 기준)에 따르면, 포스코는 올해 상반기 1조5753억원의 순이익을 공시해 지난해 상반기(1조3637억원) 대비 15.5% 이익 신장을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적자전환 상태인 현대중공업은 올 상반기 3857억원 순손실을 공시했다.
현대자동차는 1조3686억원으로 전년동기(2조1474억원) 대비 순이익 규모가 36.3% 줄었고, 이익규모 면에서 금융그룹과 덩치가 비슷한 LG전자는 올 상반기 1조원 순이익으로 전년동기(1조2928억원)에 비해 22.6% 순이익이 줄었다.
이들 업체는 국가 주력 수출품목인 철강·조선·자동차·전자 산업의 핵심 구성원이다. 그러나 이들 업체 어느 곳도 KB금융지주(1조9150억원)나 신한금융지주(1조7956억원)의 상반기 순이익에 못미치는 실적이다.
금융업계의 이익률이 굴뚝산업·첨단산업을 능가하는 시점이 된 셈이다. 최근 2년여간 산업 경기가 세계시장 동향에 따라 부침을 반복하는 동안에도 금융업계는 꾸준히 이익이 늘었다.
경기와 무관하게 일정 수준의 대출금리가 유지되는 한 이익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이들 금융그룹의 이자이익은 2조7420억원(하나금융)에서 4조3400억원(KB금융)에 달했다.
수수료 등 다른 곳에서 창출된 이익은 KB금융이 1조2360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나, 이를 포함해 어느 금융그룹의 '비이자' 이익도 절대액수에서 이자이익에 크게 못미친다.
이 결과 4대 금융그룹이 '성과급 잔치'를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직원의 올해 1분기 급여는 전년동기 대비 4% 상당 인상된 1인당 2670여만원이다. 실적 호조가 이어지는 경우 평균 연봉은 9400만원대에 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금융업계에 대한 '사회적 책임' 촉구가 지속 제기된 배경이다. 그런데 최근 집권여당과 당국에서 비슷한 언급을 내놓으면서, 향후 정책 변화가 발생할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대형은행들이 내부 이익 챙기기에는 골몰하면서, 정작 사회공헌에 인색한 모습은 실망스럽다. 규모와 실적에 알맞는 사회적 책임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며 "당국도 필요하다면 은행의 독점적 과점체제를 경쟁적 시장구조로 바꾸는 방식도 검토해보길 바란다"고 논평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도 최근 시중은행장단 간담회에서 지배구조 개선, 중소기업 자금중개 활성화, 저신용·취약계층 배려 등을 당부하면서 "쓸모 있는 금융을 해달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