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시학부모연합회와 동해시장애인학부모회는 30일 오전 동해교육지원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기간 표류하고 있는 동해 특수학교 설립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유선희 기자)
강원 영동지역에 특수학교가 강릉과 속초에 한 학교씩밖에 없는 가운데 동해시학부모연합회와 동해시장애인학부모회가 장기간 표류하고 있는 동해 특수학교 설립을 촉구하고 나섰다.
동해시학부모연합회와 동해시장애인학부모회는 30일 동해교육지원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해시 공립 특수학교는 그동안 부지를 2014년부터 3차례나 변경했지만, 아직 기초검사조차 못 하고 있다"며 "동해시청과 동해교육지원청, 강원도교육청은 서로 소통하고 협력해 하루빨리 특수학교가 착공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이들은 도교육청과 경찰에 "약자인 장애학생을 대상으로 상습적이고 악질적인 범죄가 이뤄진 태백의 한 특수학교 사건에 대해 낱낱이 진실을 밝혀줄 것"도 촉구했다.
동해시학부모연합회 박타영 회장은 "태백의 한 특수학교 전교생 72명 중 19명(26.4%)이 동해학생"이라며 "우리 지역에 특수학교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기숙사 생활이나 원거리 등교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동해지역 장애학생들은 대부분 태백의 한 특수학교에서 기숙생활을 하거나 스쿨버스로 2시간씩 이동해 강릉의 한 특수학교로 가서 수업을 듣고 있다.
동해시장애인학부모회 이향숙(여.49) 회원은 "장애를 가진 부모로서 태백 특수학교 사건을 보고 너무 마음이 아팠다"며 "특수학교가 빨리 설립돼 우리 아이들이 힘들게 통학하거나 부모와 떨어지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동해시는 민병희 교육감 공약사업으로 동해 특수학교 설립 계획을 수립해 2014년 5월부터 부지선정에 들어갔으나 고압 송전선 문제, 지역 주민들의 반발 등의 이유로 부지를 3차례 변경하며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특수학교 설립에 대해 동해시 김종문 부시장은 "현재 지역주민들이 반대하고 있어 제3의 부지를 도교육청에 제안했지만, 예산이나 시기 등의 문제를 들어 꺼리고 있다"며 "만약 도교육청에서 이야기하는 부지를 굳이 고수한다면 주민 편익시설을 추가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현재 정한 부지 외에 다른 부지를 검토하거나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특수학교를 위해 정한 예산인 만큼 특수학교 학생들을 위해 지은 시설물을 지역민도 이용할 수 있게끔 개방할 수는 있지만, 추가예산을 세우기는 어렵다"고 답변했다.
동해시학부모연합회와 동해시장애인학부모회 등 40여 명은 공동성명을 발표한 뒤 동해교육지원청 앞에서부터 동해시청까지 피켓을 들고 약 300m의 거리행진을 벌였다. (사진=유선희 기자)
한편 이날 동해시학부모연합회와 동해시장애인학부모회 등 40여 명은 공동성명을 발표한 뒤 동해교육지원청 앞에서 "교육청이 지지부진하게 일한 사이 우리 아이들의 인권이 짓밟혔다", "동해교육청은 올해 안에 특수학교를 착공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후 이들은 "방관은 NO! 편견없이 바라봐 주세요", "2019년 동해특수학교 설립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동해 장애학생들이 부모님 슬하에서 학교 다니게 해주세요!"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동해시청까지 약 300m의 거리행진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