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7월 31일 (화)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최원영 간호사 (故 박선욱 간호사 사망사건 공동대책위)
◇ 정관용> 지난 2월에 서울아산병원의 신입 간호사 1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죠. 소위 '태움 문화다' 이런 얘기들이 그때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그 이름을 따서 '故 박선욱 간호사 사망사건 공동대책위원회'가 만들어지고 간호사들의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활동해 오고 있어요. 이 폭염 속에서도 매주 화요일마다 1인 시위도 하신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아산병원이 최근에 새로 간호사를 신규채용하면서 면접을 한 모양인데 면접 자리에서 연초의 그 사건을 거론하면서 참 있을 수 없는 그런 질문들이 있었다 그런 보도가 오늘 나왔습니다. 어떤 일이었는지 그동안에 지금 간호사들 근무 환경은 좀 나아졌는지 이 공대위에 참여하고 있죠. 서울대병원 최원영 간호사의 말씀 듣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최원영> 안녕하세요.
◇ 정관용> 그러니까 면접자리에서 면접관이 뭐라고 질문했다는 거예요?
◆ 최원영> 후배들이랑 만나서 얘기하다가 저도 우연히 듣게 됐는데 아산병원에 지원했던 아주대생한테 '너희 선배가 그렇게 됐는데 왜 지원했냐?', '교수님들은 뭐라고 안 하냐' 그렇게도 물어보고 아주대 출신이 아닌 친구한테도 '올해 초에 우리 병원에서 있었던 일이 좀 안타까운 일이 있었는데 그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 이런 질문을 했는데 그래서 그 당시에 그 질문을 받은 학생들이 너무 충격 받아서 그때 막 면접용 미소를 이렇게 띠고 있다가 거의 막 표정관리가 안 되고 막 그랬대요. 그리고 아주대 출신 친구 같은 경우는 사실 바로 되게 몇십 년 선배도 아니고 얼마 차이 나지 않는. 작년에 입사했던 선배니까. 그래서 그렇게 물으니까 막 울먹울먹 하면서 대답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왜냐하면 어떻게 보면 학생들 입장에서 아무튼 병원에서 뭔가 너무 힘들어서 멀쩡하던 선배가 자살까지 하게 됐는데. 병원이 가해자인 거잖아요.
◇ 정관용> 그렇죠.
◆ 최원영> 그런데 가해자가 내가 너희 선배를 죽게 했는데. 솔직히 진짜 다이렉트하게 말하면 '내가 너희 선배를 죽였는데 너도 죽일지도 모르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그래도 여기 올래' 이거 아닌가요, 솔직히. 저는 너무 엽기적인 질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그 병원에 그래도 다른 병원보다는 낫지 않을까 생각해서 되게 취업이 간절해서 지원한 어떻게 보면 을인데. 을 중의 을인 학생 입장에서는 그런 되게 폭력적인 질문에 대해서 '뭐라고 대답해야 이 사람이 나를 잘 봐줄까?' 그 고민을 해야 되잖아요, 선배에 대해서 어떻게 말해도 될까. 그런 되게 저는 너무 그 학생들이 너무 상처받았을 것 같아요.
◇ 정관용> 금년 초에 우리 병원에서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그거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럼 답변은 둘 중에 하나겠죠. 병원에서 간호사들 그렇게 집단적으로 괴롭히는 태움문화 이런 거 빨리 없애야 합니다라는 답을 하거나 아니면 저는 그런 분과 달리 열심히 일할 자신 있습니다 하거나 둘 중에 하나겠죠. 최원영 간호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최원영> 둘 다 솔직히 너무 좀. 그 두 가지 다 뭔가. 무슨 대답을 했었어도 집에 와서 되게 후회가 될 것 같아요. 그런데 더 저는 그 후에 들었던 얘기가 더 충격적인 게 이게 진짜냐고 막 여기저기 많이 물어봤었는데, 학생들한테. 올해 면접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면접 준비 예상 질문에 그게 다 있고 실제로 병원 가면 거의 다 태움에 대해서 그런 걸 물어본다는 거예요.
◇ 정관용> 다른 병원에서도?
(사진='간호학과, 간호사 대다무숲' 페이스북 캡처)
◆ 최원영> 네. 그래서 그걸 스트레스 관리는 어떻게 하느냐 이런 식으로 막 하면서. 결국 그게 그 자살 사건이 개인의 문제인 것처럼 너는 자살 안 할 거지? 너는 잘 견딜 수 있니. 자살할 거면 우리 병원 오지 마, 곤란하니까. 이런 질문 같아요. 솔직히 제일 두려운 것은 솔직히 죽을 만큼 힘들다는 게 어떨 건지 보이지 않는 공포로 사실 이미 지나온 저도 그때 당시 떠올리면 눈물 날 것 같고 그런데. 그런 걸 기다리고 있는데 매 맞기를 기다리고 있는 학생의 심정인 거잖아요. 그런데 그런 학생들한테 이런 매가 기다리고 있는데 너 기분 어때라고 진짜 되게 갑의 위치에서 물어본다는 게 진짜 저는 그것도 다른 병원도 아니라 아산병원에서 몇 해가 지난 것도 아니고 진짜 반년도 안 지났잖아요.
◇ 정관용> 그리고 방금 언급한 거 보면 아산병원뿐 아니라 다른 병원에서도 간호사들 태움문화 관련 질문을 하더라 이 말이죠?
◆ 최원영> 네, 네.
◇ 정관용> 그나저나 지난번 아산병원 사건에 대해서 경찰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왔었죠?
◆ 최원영> 그런 가해행위나 이런 것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나왔는데 그때 당시에도 수사를 되게 유족이 계속 이런 일이 있었다, 이런 의문점이 있었다. 그 당시 그렇게 어떤 의료적으로 박선욱 간호사가 어떤 실수를 했는데 그거에 대해서 되게 가혹하게 말했다더라 이런 제보가 있다. 이런 걸 계속 문제제기를 했는데 조기 종결하려고 해서 계속 반대를 해서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뭔가 진짜 그냥. 반대하니까 그 당시에는 너무 여론이 뭔가 이렇게 뜨거우니까 그냥 조용히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가 6월 초에 결국 수사 종결했었거든요. 그때 당시에도.
◇ 정관용> 그러니까 수사 종결의 결론은 아무런 가혹행위 없었다입니까?
◆ 최원영> 없었다. 그런데 저는 그게 거짓말일 수도 있고 진실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거짓말, 왜냐하면 사실 증거가 없으니까 CCTV로 때리는 모습이 찍힌 것도 아니고 녹취가 된 것도 아니고.
◇ 정관용> 알겠습니다. 경찰 입장에서는 기소를 했을 때 누군가를 범죄로 처벌하려면 입증을 해야 할 텐데 입증할 근거는 없다, 이 말씀이신데. 그래서 지금 공동대책위원회가 아산병원을 고발하셨죠?
◆ 최원영> 네.
◇ 정관용> 어떤 명목으로 고발하셨나요?
◆ 최원영> 그러니까 박선욱 간호사가 그런 계속 직무 스트레스랑 그런 것을 호소했었고 업무가 힘들어하고 그랬는데 그거에 대해서 아무것도 해 주지 않았던 거예요, 계속. 그래서 사직까지 고민하고 했었는데 사실 병원은, 아산병원은 계속 매년 몇 백 명을 뽑잖아요. 매년 몇 백 명이 힘들어서 못 견뎌서 그만두는 것을 수수방관해 왔던 그게 저는 증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올해도 수백 명 뽑겠죠. 그런데 그걸 그냥 방치하고 '원래 그래, 원래 힘들어, 원래 그냥 다 그래.' 이렇게 하면서 그냥 신규 간호사가 감당할 수 없는 업무량을 던져주고 '그냥 살아남아라' 이건데 그 감당할 수 없는 업무량이 굉장히 폭력적인 거죠.
왜냐하면 그게 단순히 일감이 많은 게 아니라 그 일이라는 게 환자가 매개가 되기 때문에 이번 박선욱 간호사처럼 어떤 의료소송에 휘말리거나 하지 않을까. 사실 사회초년생이 이게 소송이 될. 이건 병원 입으로 말했잖아요. 이건 소송으로 갈 사건이 아니라고. 그런데 그 설명을 저는 절대 박선욱 간호사한테 안 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박선욱 간호사는 죽기 전까지 소송만 검색하다가 죽었으니까. 그러니까 박선욱 간호사한테 제대로 된 정보를 주지도 않았고 그런 사건. 그냥 배액관이 찢어지는. 어떻게 보면 사실 응급상황도 아니었고 다음 날 그 배액관을 응급으로 뭘 하자고 하지도 않았고 다음 날 그냥 정규시간에 하자고 그렇게 됐었던 건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수 있는데 주변의 대처가 미흡했기 때문에 박선욱 간호사는 혼자 아무 지지도 못 받고 도움도 못 받고 자기 혼자 잘 모르는 상황에서 두려움에 떨다가 자살을 한 거거든요.
◇ 정관용> 바로 그 책임을 규명하고자 고발을 하셨다 이 말씀이시고요.
◆ 최원영> 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 정관용> 혹시 지난 2월 그 사건 이후에 아산병원뿐 아니라 다른 병원들에서 간호 인력을 추가 채용한다든지 무슨 간호 문화가 좀 개선됐다든지 이런 움직임은 없어요?
◆ 최원영> 아니요. 일단은 정부에서 내놓은 보건복지부에서 내놓은 대책도 정말로 형편없고 그냥 요식행위에 그냥 장수만 채워서 하는 거고 근본적인 문제인 간호인력 문제는 하나도 건드리지 않고 배고프다는 사람한테 밥은 안 주고 배고프지 말라고 음악 틀어주는 것밖에 안 되는 것 같아요. 간호사가 부족하니까 간호사들이 밥도 못 먹고 화장실도 못 가고 화장실 갈까 봐 물도 안 마시고 생리대도 못 갈아서 생리혈이 막 새고 그런 일이 있으면서도 진짜 환자가 잘못돼서 진짜 뭔가 큰 사건에 휘말리고 진짜 감옥에 가는 두려움까지 느끼면서 결국 자살까지 하면서 그런 환경에서 일하는데 간호사를 충원 안 해 준 거예요.
아산병원 그 몇 천 명이 일하는 곳에서 간호사 13명 충원한대요. 서울대병원도 7명 충원한대요. 전체 부서 몇 천 명, 간호사가 몇 천 명이 일하는 부서에서. 진짜 지푸라기 하나 덜어주고 우리 뭐 했다 이런 진짜 요식행위밖에 안 되는 것 같아요. 정부에서도 그냥 간호대생만 그냥 놀리려고 하고 손 안 대고 코 풀려고 하지 진짜 간호 인력을 법제화하거나 강제로 하거나 간호 인력을 정말 환자에게 안전한 수준으로 간호사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으로 끌어올리는 병원에게 이런 지원을 해 주겠다든가 예산을 이렇게 투입하겠다든가 그런 실질적인 강제력이 있고 실현 가능한 대책은 하나도 내놓지 않고 있어요. 그냥 더 많이 졸업시켜서 더 많이.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렇게 좀 간호 인력을 법제적으로라도 확충하도록 하는 관련 법 제정 움직임도 있었는데 그것도 역시 아직 논의가 안 되고 있다 이 말씀이신 거죠?
◆ 최원영> 네.
◇ 정관용> 그러면서 지금 병원 신입 간호사를 뽑는 채용면접에서는 이렇게 힘들 텐데 너는 어떻게 버틸래만 묻고 있다, 이 말이로군요.
◆ 최원영> 네.
◇ 정관용>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최원영> 감사합니다.
◇ 정관용> 故 박선욱 간호사 사망사건 공동대책위원회 서울대병원 최원영 간호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