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윤성철 (수원 산의초 교장)
111년 만에 최악의 폭염이라고 하죠. 지금 서울 기온 39도까지 치솟고 있고 연일 신기록을 세우고 있는데 뙤약볕 운동장에서 한참 놀다 보면 '야, 여기에 커다란 수영장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어린 시절에 그런 생각들 다 해 보셨을 거예요. 그런데 그런 꿈의 학교가 실제로 있습니다. 경기도 수원의 산의초등학교. 여기서 이 더위에 운동장 한쪽에다 아이들 와서 풍덩 물놀이 해라 할 수 있게 아주 커다란 수영장을 하나 만들어놨다고 합니다. 사실은 이 인터뷰를 지난주에 저희가 계획을 해 놨었는데 지난주 즐거운 뉴스를 할 수가 없었죠. 그래서 그날 방송을 안 했고, 또 아이들이 방학이라서요. 애들 방학하기 전에 미리 녹음을 했습니다. 기분 좋은 인터뷰로 마무리하죠. 시원한 수원 산의초등학교 운동장으로 가보겠습니다.
◇ 김현정> 선생님, 안녕하세요?
◆ 윤성철> 안녕하십니까, 윤성철입니다.
◇ 김현정> 산의초등학교 수영장 그 학교 학생이면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거예요.?
◆ 윤성철>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거죠. 일단 1, 2학년은 정규 교육과정으로 운영하고 있고요. 나머지 오후 시간에는 자유롭게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운동장이 내다보이시는 거죠. 수영장 모습을 설명해 주신다면?
◆ 윤성철> 가로, 세로가 5m, 2m짜리가 2개가 있고요. 3m까리 원풀이 하나 있어서 3개가 운영되고 있는데 아이들도, 학부모님들도 많이 오셨고요. 지금 오늘은 한 70명 정도가 놀고 있는데 정말 너무너무 즐겁게 놉니다. (웃음)
◇ 김현정> 상상만 해도 시원해요. (웃음) 그런데 사실 꿈은 꾸죠. 우리 집 마당에 수영장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학교 운동장에 수영장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이야 하지만.
◆ 윤성철> 맞습니다.
◇ 김현정> 그걸 어떻게 현실로 현실화시킬 생각을 하셨어요?
◆ 윤성철> 글쎄요. 사실은 이런 일이 쉽지는 않은데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요즘 날씨가 너무 더워서 아이들이 그런 거를 1학년 아이들이 요구를 했어요, 교장 선생님한테. 그래서 한번 해 보자 해서 한 게 이렇게 됐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솔직히 좀 귀찮지 않으세요, 그거 관리하시느라?
◆ 윤성철> 아... 솔직히 말씀드릴까요, 어떻게 할까요. (웃음)
◇ 김현정> 솔직히 하셔야죠, 솔직히. (웃음)
◆ 윤성철> 사실, 힘듭니다. 사실 힘들지만, 우스갯소리로 괜히 너무 말을 쉽게 했다가... 너무 힘들지 않나 하는데도 (웃음) 그래도 학교라는 공간이 결국 아이들을 위해서 아이들이 행복한 게 학교기 때문에 선생님들이랑 저하고 같이 아주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수원 산의초등학교 아이들 (사진=윤성철 교장선생님 제공)
◇ 김현정> 그러니까 어디서 자원봉사자가 온다든지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시는 게 아니라 선생님들이 돌아가면서 계속 관리를 하시는 거예요?
◆ 윤성철> 그렇죠. 외부 도움 없이. 물론 한두 분 다른 데서 도와주시는 분 당연히 있겠고요. 학부모님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시고 있지만요. 어떤 업체나 이런 외부에 의뢰를 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정작 선생님들은 거기에 수영복 입고 못 들어가시는 거잖아요.
◆ 윤성철> 선생님들도, 일부 선생님들은 반바지 입고 들어가시기도 하고요. 그래도 선생님들이 마음껏 못 들어가시죠.
◇ 김현정> 특히 교장선생님은 교장선생님 체면에 수영복 입고 풀에는 못 들어가실 거 아닙니까?
◆ 윤성철> 수영복은 못 입고요. 저도 반바지 입고 가끔 들어갑니다. (웃음)
◇ 김현정> 그러세요? 보니까 우리 윤성철 교장 선생님이 굉장히 멋쟁이시네요. 그래요, 선생님. 우리끼리만 이렇게 얘기할 게 아니라 이게 가능한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지금 학교 운동장 수영장에 놀고 있는 아이들 중에 한 명을 잠깐 좀 바꿔주실 수 있을까요?
◆ 윤성철> 제가 바꿔드릴 수는 있고요. 그런데 지금 사무실에 들어와 있기 때문에 잠시 기다리셔야 될 것 같아요.
◇ 김현정> 잠깐 기다리겠습니다. 얼른 좀 걸어가 보세요.
◆ 윤성철>바로 가겠습니다. 잠깐만 기다리세요.
◇ 김현정> 핸드폰 잡고 그냥 가주세요. 지금 교장 선생님이 걸어가고 계세요. 바로 앞에 운동장에 수영장이 있는 거니까요. 벌써 소리 들립니다. 소리 들리세요? 와, 아이들 노는 소리. 지금 바깥으로 나가신 것 같습니다.
◆ 윤성철> 우리 1학년 전화 한번 받아볼 수 있을까?
◆ 최윤경> 안녕하세요.
◇ 김현정> 학생 안녕하세요?
◆ 최윤경>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아이고, 예뻐라. 몇 학년 누구예요?
◆ 최윤경> 1학년 최윤경.
◇ 김현정> 최윤경 어린이. 지금 막 수영하다가 나온 거예요?
◆ 최윤경> 네, 수영하다 나왔는데 재미있었는데 나와서 좀 추운데...
◇ 김현정> 아이고 (웃음) 제가 지금 놀고 있는 아이를. 제가 잘못했네요. 우리 윤경아.
◆ 최윤경> 네.
◇ 김현정> 학교 수영장에서 노니까 재미있어요?
◆ 최윤경> 네.
◇ 김현정> 뭐가 제일 재미있어요?
◆ 최윤경> 그냥 수영하고 모래 놀이하는 게 재미있어요.
◇ 김현정> 모래놀이도 가능해요, 거기서?
◆ 최윤경> 그냥 앞에 모래놀이 있는데요.
◇ 김현정> 아 물속에서는 무슨 장난치면서 놀아요?
◆ 최윤경> 그냥 공놀이 해요.
◇ 김현정> 공놀이. 공도 집에서 가지고 왔어요?
◆ 최윤경> 아니요. 그냥 누가 던져줬어요.
◇ 김현정> (웃음) 사실은 수영장도 부모님들하고 가잖아요.
◆ 최윤경> 네.
◇ 김현정> 그 수영장 가서 노는 거랑 학교 운동장에서 친구들이랑 노는 거랑 뭐가 더 좋아요?
◆ 최윤경> 학교에서 노는 게 더 좋아요.
◇ 김현정> 왜요?
◆ 최윤경> 친구들이랑 노니까 좋아요, 그리고.
◇ 김현정> 그렇죠. 학교 친구들 여럿이 같이 노는게. 옆에서 소리지르는 아이도 있네요. 윤경아, 재밌게 재밌게 놀고요. 친구들이랑 같이 파이팅 좀 한번 외쳐볼 수 있을까?
◆ 최윤경> 아니요. 부끄러워요.
◇ 김현정> (웃음) 아, 그래요. 그래요. 윤경아, 윤경 학생 방송 참여해 줘서 고맙고요. 추우니까 얼른 들어가서 마저 노세요.
◆ 최윤경> 네.
◇ 김현정> 네, 고맙습니다.
◆ 최윤경> 네.
◇ 김현정> 1학년 윤경 학생 지금 잠깐 만나봤어요. 교장선생님, 교장선생님 좀 바꿔주세요.
수원 산의초등학교 아이들 (사진=학교 제공)
◆ 윤성철> 여보세요?
◇ 김현정> 교장선생님. 아이들의 생생한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저는 기분이 그냥 좋아지네요.
◆ 윤성철> 너무 감사합니다. (웃음)
◇ 김현정> 그래요. 이게 올해 시작하신 거죠?
◆ 윤성철> 올해 처음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시죠. 내년에도 또 할 생각이세요?
◆ 윤성철> 저희가 이번에 아예 (수영장 시설을) 구입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제휴를 좀 하려고 했는데 선생님들 의견도 그렇고 아예 구입을 했습니다. 그래서 아마 구입을 했기 때문에 내년에도 꼭 해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재미있게 노는 아이들 바라만 봐도 더위가 싹 가시실 것 같아요, 선생님들은.
◆ 윤성철>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우리 선생님, 아이들 위해서 좋은 추억 만들어주셔서 제가 감사드리고요. 산의초등학교. 산의초등학교 친구들에게 무럭무럭 열심히 자라라 한마디 교장선생님이 해 주신다면?
◆ 윤성철> 우리 학교 교훈이 조금 재미있습니다. '하하하 밝은 웃음 꿈꾸는 산의동산'입니다. 그래서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언제든지 학교에서 즐겁고 행복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래요. 우리 교장선생님같이 좋은 분 밑에서 아이들이 자라는 거 보니까 저도 흐뭇하고 이런 꿈을 심어주는 이벤트들이 다른 학교에도 널리널리 퍼져갔으면 좋겠습니다.
◆ 윤성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오늘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얼른 가서 아이들 좀 지도해 주세요.
◆ 윤성철>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윤성철>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시원하네요. 어린 시절 생각도 나고 그러네요. 수원 산의초등학교 윤성철 교장선생님이었습니다. (속기= 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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