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30대 여성 실종사건 수색에 투입될 저인망어선. (사진=고상현 기자)
제주도 세화포구에서 가족 캠핑 중 실종된 30대 여성 수색 작업이 일주일째 난항을 겪는 가운데 경찰이 저인망어선 2척을 투입해 수색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1일 오전 10시부터 실종 여성 최모(38)씨가 빠졌을 것으로 예상되는 제주시 구좌읍 세화포구 항내를 중심으로 12t급 저인망어선 2척을 투입해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수색은 어선 2척에 그물을 'ㄷ'자로 연결해 수심 3~4m의 바다 밑바닥을 샅샅이 훑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실종 이후 지금까지 경찰은 잠수인력 등 250여명을 투입해 세화포구 항내‧외를 수색해 왔다.
그러나 항내 밑바닥에 20cm 높이의 진흙(뻘) 때문에 가시거리가 20~30cm에 불과해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더욱이 항내에서 보름 전부터 바다 밑 모래를 파내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시야 확보에 어려움이 더욱 컸다.
수중 수색에 나섰던 해경 구조대 관계자는 "바다에 들어가면 조명을 켜도 앞이 보이지 않아 수색을 제대로 진행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범죄 피해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에서 최씨가 세화포구 인근에서 술을 마시다가 실족했을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실종 직전인 지난달 25일 오후 11시 5분쯤 최씨가 세화포구 인근 편의점에서 소주, 김밥, 종이컵 한 줄(10개) 등을 샀고, 다음날 환경미화원이 방파제 입구에서 빈 소주병과 종이컵 등을 치웠다고 경찰 조사 과정에서 진술했기 때문이다.
(사진=자료사진)
특히 실종 다음날인 26일 방파제 근처 공중화장실 앞에서 최씨의 휴대전화와 신용카드가 발견되기도 했다.
또 이날 최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슬리퍼 한쪽이 항내에서 발견되고, 지난달 30일엔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해상에서 나머지 한쪽이 발견됐다.
현재 최씨가 마지막으로 친언니에게 통화를 시도한 지난달 25일 오후 11시38분까지 최씨의 행방이 확인됐으며, 이후 남편이 깨어나 찾기 시작한 26일 0시 10분 전까지 30여분 사이의 행방이 묘연한 상황이다.
한편 최씨는 지난달 10일부터 제주시 구좌읍 세화포구 방파제 끝 지점에서 남편, 어린 아들, 딸과 함께 카라반 캠핑을 해왔다.
최씨는 지난달 25일 저녁 남편과 인근 마을 음식점에서 저녁을 먹은 후 캠핑 장소로 돌아왔고, 그 안에서도 텔레비전을 보며 술을 마셨다.
이후 당일 오후 11시5분쯤 편의점에서 물품을 산 뒤 오후 11시38분쯤 언니와의 마지막 통화 이후 실종됐다.
최씨의 남편인 A(37)씨는 지난달 26일 오전 0시5분쯤 잠에서 깨어나 아내가 없는 것을 보고 찾다가 15시간이 지난 이 날 오후 3시20분쯤 경찰에 최씨의 실종 사실을 알렸다.
A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아내가 편의점에 소주, 김밥을 사러 간다고 나간 뒤 사라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수색에 난항을 겪자 실종 신고 이후 나흘째인 지난달 29일 공개수사로 전환했다.
어선원들이 수색에 사용할 그물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고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