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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2천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당초 계획한 관세율을 다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강공일변도로 나가자 중국 정부는 표면적으로 강력 반발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진의를 파악하기 위해 고민 중이라고 홍콩 매체가 보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들어 중국 지도부와 정부 관료들이 해외에서 기업인들과 싱크탱크 연구원 등을 잇달아 접촉하면서 무역전쟁에 대응할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고 2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미국과 대화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 등 다각적인 관점에서 무역전쟁 실체를 파악하고자 애쓰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비영리기구인 미중무역전국위원회(USCBC) 제이크 파커 중국업무 부대표는 "중국 정부는 미국 의중을 파악하고 관계 개선을 모색하기 위해 최근 들어 미 기업 대표들을 자주 만나고 있다"며 중국이 미국과 대화 재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중국 베이징의 중국세계화연구소가 미국의 보수적인 싱크탱크인 허드슨 연구소와 공동 연구에 나서기로 한 것도 이같은 의중이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이 이처럼 미국 의중을 파악하고 대화 가능성을 타진하고자 애쓰는 것은 미국의 관세 부과가 심상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2천억 달러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상향 조정하겠다고 밝혔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서 수입되는 모든 제품인 5천억 달러어치 수입품에도 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위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이제라도 무역전쟁의 심각성을 깨닫고 미국 등 서방국가를 설득할 수 있는 신뢰성 있는 정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스인훙(時殷弘) 중국 인민대 교수는 "중국은 국내외 경제활동에 대한 정부 통제를 강화하고, 외국 기업에 대한 시장 개방 확대 노력을 하지 않으면서 미국과 유럽 국가의 분노를 불러왔다"며 "지난 수년간 무역갈등을 막기 위한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한편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다시 인상키로 검토한 것과 관련해 "첫째 미국이 태도를 올바르게 하길 권고하며 위협을 시도해선 안 된다"며 "이는 중국에 소용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둘째 미국은 이성을 회복하고 감정적으로 행동해서는 안 된다"며 "이는 최종적으로 자신만 해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