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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준 "쉽게 포기하지 않고, 해 볼 때까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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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서준 "쉽게 포기하지 않고, 해 볼 때까진 해 본다"

    [노컷 인터뷰] '김비서가 왜 그럴까' 이영준 역 박서준 ②

    지난달 26일 종영한 tvN 수목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이영준 역을 맡은 배우 박서준 (사진=어썸이엔티 제공)

     

    배우 박서준의 출발은 그리 빠른 편은 아니었다. 25살이었던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작품에 출연했기 때문이다. 주말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에서 박현태 역을 맡으며 얼굴을 알린 그는 '마녀의 연애'에서 가슴 설레게 하는 연하남 윤동하 역을 소화해 주목받았다.

    그 뒤로는, 우리가 아는 대로다. '마마', '킬미, 힐미'를 거쳐 '그녀는 예뻤다'로 지상파에서 처음으로 주연을 꿰찼고 '화랑', '쌈, 마이웨이', 이번 '김비서가 왜 그럴까'까지 달려왔다. 마이더스의 손이라 불리는 나영석 PD의 선택을 받아 '윤식당' 시즌 2 멤버가 되고 나서는 알아보는 사람이 훨씬 더 많아졌다.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박서준의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그는 오디션을 보러 다닐 적에는 작품을 하는 것 자체가 중요했지만, 이제는 어떻게 잘할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할지 고민한다고 밝혔다. 장차 되고 싶은 것 역시 '연기 잘하는 배우'였다.

    (노컷 인터뷰 ① '김비서' 박서준, 이영준 연기하며 자신을 돌아본 까닭)

    일문일답 이어서.

    ▶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시작부터 시청률이 높았고, 꽤 좋은 성적을 거뒀다. 드라마가 이렇게 잘 되리라고 예상했는지.

    저는 캐릭터 때문에 작품을 선택했지만, 어쨌든 로코니까 이 장르에서 제가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을 최대한 다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정말 장면 하나하나도 감정을 놓치지 않고 연기하려고 했던 것 같다. 물론 후반에 가서는 정말 잠도 못 자고, 시간에 쫓겨서 (무언가) 놓치는 것 같아 아쉬운 점도 있다. 아쉽지만… (작품 하길) 잘한 것 같다.

    ▶ 이번 작품이 잘 된 게, 배우 박서준의 자신감에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하다.

    사람들은 결과와 지표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따지면 (제가 한 것 중) 시청률이 막 뚫고 나간 것은 없다. tvN 내에서는 잘 나왔지만, 보통 얘기하는 '톱'(TOP)이라고 한다면 시청률 20%는 넘어야 한다 그런 게 있지 않나. 물론 저는 그런 걸 생각하지도 않았지만.

    이 작품이 좋았던 이유는 중간에 빈틈은 있었겠지만 인물의 감정선을 처음부터 끝까지 쭉, 1부부터 16부까지 끊기지 않고 잘 쌓아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잘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인터넷상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덕분에) 좋은 장면을 많이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반응이 좋아서 현장에서 촬영하시는 분들도 힘을 냈다. 그 말씀(좋은 평가)은 무겁게 다가오지만, 저는 그동안 노력해 온 것과 (이번이) 특별히 다른 점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도 그렇고 평소에 일상 연기에서 강점을 보이는 것 같다.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저는 늘, 재밌고 유쾌한 게 좋다. 그래서 말할 때도 스스럼없이 얘기하는 걸 좋아하고, 어색함을 깨려고 농담하는 걸 좋아한다.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호흡 자체도 악센트를 주기보다는 평소 말투에 가깝게 하는 저만의 호흡이 있는 것 같다. 말로 표현하긴 어렵지만.

    박서준은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완벽한 업무 처리 능력을 지닌 비서 김미소 역의 박민영과 연인 연기를 펼쳤다. (사진=tvN 제공)

     

    ▶ '청년경찰' 김주환 감독이 작품 관련해 어떤 말을 해 준 게 있나.

    드라마 초반에… 제 입으로 말하긴 되게 민망한데 (일동 웃음) 되게 영리하다고 생각했다고 하셨다. 완급 조절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를 잘 구사한 것 같아서 너무 놀랍다고. (일동 폭소) 그래서 감사하다고 얘기했다. (웃음) 작품 끝나고 잠깐 만났다. 드라마 찍고 있을 때는 집중하길 바라셔서 특별히 작품 얘기를 하진 않으셨다.

    ▶ 연기적으로 부족함을 느끼는 부분이 있나.

    부족한 건 너무 많다.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감정씬을 찍을 때, 가끔 현장에 처음 보는 사람이 와서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게 느껴지면 어색해져서 감정이 확 깨지고 다시 잘 안 잡힐 때가 있다. 그 부분은 아직도 제가 많이 부족한 게 아닐까 싶다.

    ▶ 반대로, 자신만만하게 자랑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도 궁금하다.

    끈기! 쉽게 포기하진 않는다. 해볼 때까진 해 보는 것 같다. 책임감은 있는 것 같다. 100%까진 아니더라도 98%까지는 가자는 주의다. 할 수 있는 한 노력하는 것.

    ▶ 아까 시청률로 막 뚫고 나간 건 없다고 했는데, CF를 10개 넘게 하더라. 이건 확실한 지표가 아닐까. 대세라는 평가에 대해 중압감은 없는지.

    아시다시피 그 광고들은 '윤식당' 끝나고 나서부터 들어온 거다. 처음에는 '윤식당'이 너무 부담스럽고 힘들었다. 민폐 끼치는 게 너무 싫어서 하루하루가 미션인 것처럼 최선을 다했다. 에너지를 확 쏟아부었다. 방송은 한두 달 있다가 됐는데 '아, 저 때 되게 열심히 했구나' 하고 생각하긴 했다. 그 모습을 너무 좋게 봐 주신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하더라. 제 나름대로는 대단한 결심을 한 것도 있다. (예능인 만큼) 제 본 모습을 많이 보이게 되니까. 그래서 고정적인 내 이미지가 생겨버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광고가 하나, 두 개 들어올 때는 되게 좋았다. 이게 점점 늘어나니까 좋은 것보다는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들더라. 광고가 10개 이상 넘어가면, 1년에 광고를 위한 촬영횟수와 행사만 해도 100일이 넘어간다. 스케줄이 말도 안 된다. 5월달에도 죽을 뻔했다. 이만큼 많은 분들이 저에 대해 관심과 호감을 갖고 계시는구나 하면서도, 내가 이것까지 감당할 수 있는 깜냥이 될까 하는 생각 때문에 되게 많이 부담스러웠다. 위태로운 느낌도 들었다. 내가 지금 이렇게 하는 게 맞나? 아직 있지도 않은 후폭풍 같은 것도 상상하게 되고. 지금은 내가 열심히 하고 있고 그걸 좋게 봐 주셨으니 광고 현장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려고 한다. 너무 감사한 상황이다. 앞으로도 열심히 소화할 것이다.

    ▶ 30대에 들어섰다. 새롭게 생긴 목표가 있을까.

    늘 제 나이에 맞는 역할을 하고 싶다. 제가 조금이라도 공감하지 못하면 확신을 못 할 것 같아서. (나이 차가) 5년 안쪽 정도라면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런 캐릭터들을 계속 선택해 오고 있다. 아직 그 생각엔 변함이 없다.

    박서준은 현재 10개 이상의 광고 모델로 활약 중이다. (사진=웅진렌탈, 지오지아, 공차, 라네즈, 호텔스컴바인 제공)

     

    ▶ 장르물에 도전할 계획은 없는지.

    저도 마블 되게 좋아한다. 남자라면 안 좋아할 수가 없는 장르라고 생각한다. 한국식 히어로는 쉽게 할 수 있는 건 아니니, 그런 것도 한 번 도전해 보고 싶다.

    ▶ 다음 작품으로 오컬트 장르 영화를 하게 됐다.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사자'는 오컬트 무비고 안성기 선생님이 나오신다. 장르는 오컬트인데 이야기는 따뜻하다. 역할 자체는 다른 작품과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설정 자체가 조금 다르다. 아버지를 잃은 자가 자기 아버지 같은 사람을 만났을 때 어떻게 따뜻함을 만들어 나가는지를 그린다. 영화는 9월 초부터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 교도소 경비로 군 복무를 해, 교도소 배경으로 한 드라마를 찍고 싶다고 한 적이 있다. 관련된 작품 섭외가 오나.

    아직까지 들은 건 없다. 역할이 저와 맞는다면 할 생각이다. 현실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윤식당' 할 때 이우정 작가님을 뵀는데 그때 '슬기로운 감빵생활' 집필 중이셨다. '너랑 얘기 좀 할 걸 그랬다'고 하시더라. 2년을 있다 보니 에피소드들은 굉장히 많다.

    ▶ 자신의 삶을 이끄는 좌우명이 있다면.

    좌우명은 딱 뭔가를 정해야 할 것 같지 않나. 제가 항상 했던 얘기가 후회 없는 인생을 살고 싶다는 거였다. (웃음) 지금도 그 마음에 변화는 없지만 좌우명이 정해져 있는 것 같진 않다. 어느 순간부터는 어떤 말, 어떤 행동에 대해 별로 갇혀 있고 싶지 않더라. 나는 늘 정직한 사람, 올바른 사람, 경솔하지 않고 예의 바른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제 행동에 제약이 걸리기 시작하더라. 제가 범법행위를 저지르는 것도 아니고, 편한 사이에서까지도 그럴 필요는 없다고 봤다. 딱 기준을 정해서 살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어느 순간 들더라.

    ▶ 가장 마음에 드는 수식어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어떤 수식어가 있을까. (웃음) 제 입으로 얘기하기가… (일동 폭소) 저는 어느 정도 친근함은 있지 않나 싶다. 그래서 영준이 캐스팅 나왔을 때 안 어울리지 않냐는 반응도 나온 것 같다. 친근한 모습이 대중에게 익숙한 것 같고, 수식어는… 잘 모르겠다.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면 좋겠다.

    ▶ 지금, 박서준의 목표는 무엇인가.

    어떤 작품을 어떻게 잘해나가느냐가 지금의 목표다. 데뷔하기 전 형들이 그런 얘기를 많이 했다. 작품을 하고 싶다는 고민이 당장은 가장 크겠지만 (앞으로는) 뭘 채워야 할지가 가장 큰 고민이 될 거라고. 지금은 제가 오디션을 보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잘할 수 있는 작품을 어떻게 잘 선택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배우 박서준 (사진=어썸이엔티 제공)

     

    ▶ 배우가 안 됐다면 뭐가 됐을까.

    글쎄, 모르겠다. 어린 나이에 이게(연기가) 하고 싶은 마음이 들고 나서는 다른 걸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 본인이 꿈꾸는 이상형은.

    예전에는 외모를 굉장히 많이 생각했던 것 같다. 뭔가 FM적인 대답을 하고 싶진 않은데 (웃음) 대화가 가장 중요하다. 내 모든 걸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 코드도 잘 맞아야 하고. 만나기 힘들기 때문에 이상형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저도 순애보가 좋은 것 같다.

    ▶ 한 번 인연을 맺으면 오래 가는 편인가.

    오래 가려고 한다. 오래 가기 위해서는 실수하지 말아야 한다. 가장 친한 사이일수록 더 실수하면 안 되는 것 같다. 서로 지켜야 할 것을 잘 지킨다면 오래 갈 수밖에 없는 것 같고. 그 인연이라는 게 쉽게 맺어지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잘 지내려고 한다.

    ▶ 시간이 있을 땐 무엇을 하나.

    그냥 운동한다. 근데 올해는 시간이 없다. (웃음) 되게 동적인 스타일인데 모든 시간이 저를 정적으로 만들고 있다. (일동 폭소)

    ▶ 연기 외에 관심사가 있다면.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져보고 싶다. 스페인 갔다 와서 느낀 게 언어가 너무 중요하다는 거였다. 특히나 외국 여행 가면 언어가 조금 더 됐다면 더 많은 소통을 해 볼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시간 날 때마다 언어 공부하려고 한다. 그전에 쭉 하다가 지금은 짬짬이 공부한다. 차근차근 멀리 보고. 일단 영어부터 하고 그게 되면 다른 언어도 해 보고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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