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길현희 (플라스틱 없는 카페 사장)
지난 주부터요, 카페 매장 내에서 일회용 플라스틱컵 사용하는 게 금지됐습니다. 만약 어기면 사업주는 최대 200만 원까지 과태료를 물어야 하는데요. 사실은 아직 소비자들도 그렇고 카페 업주들, 아르바이트생들 다 낯설고 혼란스러운 시간을 겪고 있죠. 그런데 홍대 한 카페에서는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일찌감치 '노 플라스틱, 노 일회용품'을 실천하고 있다고 그럽니다. 나름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하는데, 카페에서, 커피 전문점에서 일회용품 떠올려 보면 굉장히 많거든요. 플라스틱 컵뿐이 아니거든요. 이걸 다 사용하지 않고 가게 운영이 가능한 걸까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 카페 얼스어스의 대표입니다. 길현희 씨 만나보죠. 길현희 사장님 안녕하세요?
◆ 길현희>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얼스어스? 이게 지구, 우리 이런 뜻인가봐요?
◆ 길현희> 네, For earth-For us. 이런 식으로 Love earth-Love us. 이렇게 '지구를 우리를 위한 일이 우리를 위한 일이다.'라는 그런 의미를 가진 이름으로 가게 이름을 짓게 되었어요.
◇ 김현정> 이름부터 지구를 사랑하자네요? (웃음)
◆ 길현희> 네. (웃음)
◇ 김현정> 그런데 사실은 커피전문점이나 카페 가면 일회용품이 넘쳐나요. 일회용 플라스틱 컵은 일단 사용을 안 하신다는 거죠?
◆ 길현희> 네.
◇ 김현정> 빨대는요?
◆ 길현희> 빨대도 사용을 하지 않고 있어요.
◇ 김현정> 그러면 일회용으로 쓰는 휴지 같은 건요?
◆ 길현희> 저희는 휴지는 손수건으로 대체해서 제공해 드리고 있습니다.
◇ 김현정> 손수건을?
◆ 길현희> 네.
노플라스틱 카페 (사진=sns 캡처)
◇ 김현정> 그러면 테이크아웃이라고 그러잖아요. 싸서 가지고 바깥으로 나가시는 분, 테이크아웃 하는 분들은 어떻게 해요?
◆ 길현희> 저희 같은 경우는 손님이 직접 텀블러나 여러 번 세척해서 사용할 수 있는 다회 용기를 가지고 오시면 음료나 디저트를 포장해 드리고 있어요.
◇ 김현정> 없으면, 없다고 하면?
◆ 길현희> 없다고 하시면 저희의 취지를 잘 다시 한 번 잘 말씀을 드리고 여러 번 세척해서 사용할 수 있는 다회 용기를 가지고 와주시면 저희가 포장을 예쁘게 해 드리고 있어요.
◇ 김현정> 그것도 그릇 가지고 가야 돼요? 그릇을 안 가지고 오신 분한테는 어떻게 해요.
◆ 길현희> 너무 죄송하지만 멀리서 찾아와주셔서 너무 감사하지만 다음번에 용기를 들고 와주시거나 아니면 가게에서 편안히 드시고 가주시기를 부탁드리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정말 철저하게, 일회용품 사용을 안 하는 규칙을 지키고 있는 카페네요.
◆ 길현희> 네.
일회용품, 노플라스틱으로 운영중인 카페 (사진=SNS)
◇ 김현정> 그러면 앞에 '저희는 일회용품이 없습니다.' 이런 거 써 붙여놓으셨어요?
◆ 길현희> 아니요. 제가 생각했을 때는 다른 카페와 뭔가 다르다, 특이하다, 이런 느낌을 주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처음에 오시면 다른 카페랑 다를 바가 없다고 느껴지실 거예요. 그런데 포장을 해 간다고 말씀을 하시거나 하시면 저희 취지를 저희가 직접 설명드리고요.
◇ 김현정> 그러면 손님들이 당황하지 않으세요? '저 지금 텀블러 없는데 그냥 커피, 아이스커피 좀 주세요.' 그러는데 안 됩니다. 다음번에 가지고 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러면?
◆ 길현희> 좀 당황해하시고 불편해하시는 분들도 계시기는 한데 그래도 지난번에 재활용 쓰레기 대란도 있었고 해서 환경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은 달라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가 설명을 잘해 드리면 '아, 그렇구나, 다음번에 꼭 올게요.' 이렇게 돌아가시는 분들이 더 많으신 것 같아요.
◇ 김현정> 근처에 가서 사가지고 오시기도 하는 경우도 있을지 모르겠어요?
◆ 길현희> 저희 가게 바로 앞에 작은 슈퍼가 있는데 거기서 반찬통을 팔아요. 그런데 저희가 그거를 사라고 추천해 드리지는 않지만 정말 너무너무 아쉬워하시는 분들에게는 한번씩 설명은 해 드리고 있어요.
◇ 김현정> 그러면 반찬통 사가지고 오시는 분 계세요?
◆ 길현희> 네, 계시더라고요. (웃음)
◇ 김현정> (웃음) 정말 철저하게 노 플라스틱, 노 일회용품을 지키고 있는 카페. 어떻게 처음에 이런 생각을 하셨어요?
◆ 길현희> 제가 대학교를 다니는 한 5년 정도 넘는 시간 동안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계속했었거든요. 그런데 가게, 매장에 머그컵이나 유리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회용 컵으로 다 나갔었어요. 그럴 때 뭔가 불편한 마음이 들어서 매장에서 드시고 가시는 손님들에게 머그컵을 추천, 권해 드렸었었거든요. 어차피 설거지는 제가 하면 되니까요. 그렇게 하다가 윤호섭 교수님이라는 분의 특강을 듣게 되었는데요.
◇ 김현정> 유명한 분이시죠, 이 분. 냉장고도 안 쓰시는 분, 환경을 위해서.
◆ 길현희> 맞습니다. 그 교수님 특강을 듣고 나서 그럼 내가 실천할 수 있는 부분부터 실천을 해 봐야겠다라고 생각해서 그때부터 텀블러를 사용했었고요. 그러다가 작년에 좋은 기회가 되어서 진짜로 카페를 열 수 있게 되었는데 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는 카페를 실천을 해 봐야겠다라고 해서 운영을 하게 되었어요.
◇ 김현정> 매상이 괜찮습니까?
◆ 길현희> 아... 음... 그냥 만족하면서. (웃음)
◇ 김현정> (웃음) 아니, 그런데 욕심이 생기잖아요, 장사하는 분들은. '내가 일회용품을 조금 더 쓰면 이거보다 10% 더 오를 텐데 20% 더 오를지도 몰라.' 이런 유혹들이 있을 수 있는데.
◆ 길현희> 네. 사실 카페를 운영하면서 그런 생각이 안 드는 게 오히려 이상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사업을 한다면.
◇ 김현정> 그럼요.
◆ 길현희> 그런데 저는 맨 처음부터 제가 생각해 왔던 것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서 불만을 가지면서는 생각하지는 않고 있어요.
◇ 김현정> 마음이 정말 예쁜 분이시네요, 우리 길 사장님. 여러분, 우리나라에서 한 해 소비되는 일회용 컵이 자그마치 260억 개랍니다. 플라스틱 빨대는 26억 개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우리 지구를 사랑하는 건 큰 데서 시작하는 게 아니라는 거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하니까 되네요, 이런 카페들.
◆ 길현희> 네.
◇ 김현정> 길현희 사장님 같은 마음으로 우리 한번 실천을 해 보죠. 장사 잘되시길 바라고요, 길 사장님.
◆ 길현희>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언제 한번 커피랑 케이크 먹으러 가겠습니다. 반찬통 싸가지고 가겠습니다.
◆ 길현희> 네. 감사합니다. 꼭 오세요.
◇ 김현정> 고맙습니다. 카페 얼스어스의 길현희 씨였습니다. (속기= 한국스마트속기협회) 김현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