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의 댓글조작 행위를 공모한 혐의로 의혹을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드루킹 일당의 댓글조작 사건 등을 수사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혐의 입증에 집중하고 있다.
6일 특검 관계자는 드루킹이나 측근 변호사, 김 지사의 보좌관에 대한 소환 계획이 있는지 묻는 취재진 질문에 "오늘 소환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김 지사에 대한 조사에 '올인'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양측의 주장이 크게 엇갈리고 있어 입증해야할 의혹이 복잡하고 방대한만큼 밤샘조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검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서울 서초구의 특검 사무실에 김 지사를 컴퓨터 장애 등 업무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소환해 조사에 들어갔다.
이날 특검 사무실에 출석한 김 지사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드는 등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면서 드루킹과의 댓글조작 공모 의혹 및 인사청탁 의혹 등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치적 공방이나 갈등을 확산하는 정치특검이 아니라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진실 특검이 되시기를 다시 부탁드린다"며 특검을 향해 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김 지사는 허 특검과의 면담과 같은 별도의 절차 없이 바로 영상녹화 조사실에서 신문을 받았다.
영상녹화 조사실에서 김 지사의 측의 진술은 모두 녹음된다. 허 특검 등은 해당 진술 영상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전체 수사를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관계자에 따르면 김 지사 측에서는 오영중 변호사를 비롯한 4명의 변호인이 교대로 입회하고 있다. 특검 측에선 검사 1명과 수사관 1명이 조사를 진행한다.
당초 특검이 드루킹을 소환해 김 지사와 대질신문하는 방향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날만큼은 김 지사의 진술을 확인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으로 선회했다.
특검은 2016년 11월 김 지사가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아지트인 경기 파주 소재 느릅나무출판사를 찾아가 댓글조작 매크로 프로그램인 '킹크랩' 시연회에 참석했는지 집중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드루킹 일당이 지난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불법행위를 저질렀는지와 이 과정에 김 지사가 관여했는지도 조사중이다.
자연스레 김 지사에 대한 조사 시간은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권의 유력 인사이자 현직 도지사인 김 지사의 신분을 고려하면 특검 입장에선 여러차례 소환을 요구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특검은 김 지사에 대한 조사를 마치면 진술의 신빙성 등을 따져보고 신병처리 방안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