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선조위) 김창준 위원장과 위원들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선조위 서울 사무소에서 활동 종료를 앞두고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 윤창원기자
세월호참사 선체조사위원회가 1년의 활동을 마치고 6일 공식 해산했다.
참사와 관련한 새로운 증거들을 찾아내는 등 성과도 있었지만 위원 간 의견 대립으로 2가지 결론을 따로 내는 아쉬움을 남겼다.
선조위는 이날 서울 중구 선조위 서울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조사 등 그동안의 경과를 담은 종합보고서 내용을 공개했다.
종합보고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공식 활동을 시작한 선조위는 인양된 선체를 조사하고 미수습자·유류품 수습과정을 점검했다. 또 조사 이후 선체 처리 과정에 대해 논의했다.
선조위 활동 가운데 주목할 만한 성과는 인양된 선체에서 수밀문 2개, 수밀맨홀 5개가 모두 열려 있었다는 점을 새로 발견했다는 점이 꼽힌다.
침몰 시 물이 새는 것을 막아주는 이 수밀장치들이 열려 있어 기울어진 배가 더 급격히 넘어갔던 것으로 선조위는 보고 있다.
선조위는 또 화물칸에 있던 일부 차량의 블랙박스를 복원하고, 영국 감정기관 브룩스벨과 네덜란드 해양연구소 마린 등에 연구용역을 맡겨 침몰 원인 규명을 시도했다.
하지만 복원성 추정, 기계결함여부 등 핵심 쟁점에서 엇갈린 위원들의 이견은 좁혀지지 못했고, 끝내 '외력 가능성'을 중심으로 각기 다른 결론을 내게 됐다.
왼쪽부터 김창준 위원장, 김영모 부위원장, 김철승 위원(사진=윤창원 기자)
김창준·김영모·김철승 위원 명의의 보고서에는 기존에 이 배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 이른바 '내인설'이 사고 원인으로 적시됐다.
무리한 증개축으로 복원성이 나빠진 세월호가 화물을 과도하게 실은 채 출항했고, 사고 당시 '솔레노이드 밸브'라는 장치가 한쪽으로 고착되는 바람에 방향타가 오른쪽으로 급격하게 돌아갔다는 것이다.
권영빈·이동권·장범선 위원은 선체 문제 만으론 이 큰 배의 침몰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는 입장을 담았다. 복원성도 그 정도로 나쁘지 않았고, 화물도 배가 상당히 기운 뒤에야 튕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권 위원 등은 특히 선체 외부와 좌현 핀 안정기실 등에서 지난 1일 외력의 흔적을 발견했다는 점 등을 들어,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장 위원의 경우 별도로 "외력 가능성은 적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장범선 위원, 이동권 위원, 권영빈 1소위원장(사진=윤창원 기자)
이런 선조위의 활동을 그동안 서울과 목포를 오가며 지켜본 유가족들은 대체로 아쉽다는 반응이다.
4·16 가족협의회 정성욱 진상규명분과장(故 동수 군 아버지)은 "각자의 의견만 주장하다 이렇게 된 것 같아서 참 실망스럽다고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만 유경근 집행위원장(故예은 양 아버지)은 "선체 확보, 인양, 직립까지 했던 과정을 보면 선조위를 만든 목적은 120% 달성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지난 3월 출범한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이른바 2기 특조위가 선조위 종합보고서를 넘겨받아 진상규명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