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허 모(34)씨의 폭스바겐 제타 차량 엔진에 불이 붙었다. (사진=CCTV 캡처)
연이은 BMW 차량 화재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지난 2월 폭스바겐 차량에서도 EGR(배기가스 재순환 장치)입구 연결부위에 원인 불명의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월 7일 오후 2시경 부산의 한 오피스텔 주차장에서 허 모(34)씨의 폭스바겐 제타 차량에 불이 났다.
허 씨는 이를 감지하지 못한 채 주차를 했고 연기를 본 뒤에야 차량 보닛을 열었다.
차량 엔진룸 내부는 이미 불꽃을 보이며 타고 있었고, 플라스틱은 녹아 차량 밑으로 뚝뚝 흘렀다.
건물 관리인과 함께 즉시 진화에 나서 재산과 인명피해는 없었다.
소방방재청의 합동감식결과, EGR열이 발화열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소방방재청 화재현장 조사서 캡처)
부산해운대소방서는 발화원인 중 하나가 EGR 열로 추정된다는 합동 화재 감식 결과를 냈다.
다만 이 EGR열이 어떤 가연물질과 만나 화재가 발생했는지 최초 발화물을 특정할 수 없어 원인미상으로 결론 났다.
불이 난 폭스바겐 차량은 2015년식 제타 모델로, 사고 10일 전 공식 서비스 센터에서 점검을 마친 상태였다.
허 씨는 폭스바겐코리아 측은 이를 인지했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폭스바겐코리아 측은 감식 결과 원인미상으로 결론 났으니 회사 측은 책임이 없다고 대응했다.
그는 폭스바겐측이 '국과수라도 가서 원인 규명을 해오면 그때 보상해주겠다' 는 식의 태도를 보인 것에 분통을 터뜨렸다.
허 씨는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출고한지 5년도 안된 차에 이유 없이 불이 났는데 사유재산이니 알아서 하라는 게 말이 되나"라며 "지금처럼 EGR이 문제가 된 상황이었으면 그렇게 안일하게 대처했겠나"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폭스바겐 코리아 측은 "소방 감식 결과 원인 미상으로 결론 나 회사 보상 책임이 없는 사건이었다"며 "그럼에도 일부 보상 후 고객과 원만히 해결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최근 BMW 코리아는 BMW 차량의 연속적인 화재 원인으로 EGR을 지목한 바 있다.
BMW측은 EGR 모듈이 배기가스를 냉각해 흡기다기관으로 전달하는 과정에 문제가 생겨 화재가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