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8월 8일 (수)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정미(정의당 대표)
곽지현 리포터 취재컷 (강원대 손미아 교수, 대한문 앞 쌍용차 해고자들)
◇ 정관용> 저희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 서울시가 공동으로 기획한 생명사랑 캠페인 우리를 공격하는 것들 그 세 번째 시간인데요. 2018년 한국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10가지 문제들을 선정해서 심층적으로 들여다보고 대안을 고민해 보는 시간 격주로 꾸며드리고 있죠. 오늘 세 번째 주제는 벼랑 끝에 선 해고 노동자들 이야기입니다. 해고는 살인이다, 이런 말이 나올 정도로 해고 후에 생활고와 스트레스를 겪는 분들 참 많은데 심각한 경우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그런 안타까운 선택 하는 분들도 참 많습니다. 그래서 바로 우리를 공격하는 것들 세 번째로 해고 문제를 들여다봅니다. 오늘 나오신 분은 노동운동가 출신의 정치인이십니다. 정의당의 이정미 대표. 어서 오십시오.
◆ 이정미> 안녕하세요.
◇ 정관용> 노동운동 하시다가 해고되신 적 있으세요?
◆ 이정미> 네.
◇ 정관용> 몇 번쯤?
◆ 이정미> 저는 한 번 해고가 됐고요. 88년도에 입사를 해서 그다음 해에 노동조합을 결성을 했었습니다. 헌법에 노조를 만들도록 되어 있더라고요. 그런데 노조 결성했다는 이유로 해고되고 또 복직 투쟁을 하는 과정에서 그 당시 구사대라고 하는 것이 만들어져서 한 6개월 동안 정말 엄청나게 많이 맞았습니다. 그렇게 하고 나서 결국은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해서 복직 판정이 났는데.
◇ 정관용> 안 받아주죠?
◆ 이정미> 안 받아줬고 그래서 회사가 노조를 인정하는 대신 너는 복직을 포기해라. 그렇게 해서 결국 그걸 수용할 수밖에 없었던.
◇ 정관용> 그때 함께 해고된 분들 많았을 거 아닙니까?
◆ 이정미> 두 명이 해고됐습니다, 저와 함께.
◇ 정관용> 요즘 해고는 살인이다, 이런 말들 나오는데. 노동운동 현장에서 또 정의당에 계시면서도 주변에서 안타까운 사연들 참 많이 보죠?
◆ 이정미> 그렇습니다. 얼마 전에 조금 기쁜 소식이 하나가 있었잖아요. 13년 만에 KTX 여성 승무원들이 복직을 했는데. 사실 이걸 기쁘다고 얘기하기는 참 어려운 그 과정에서 복직을 기다리다 기다리다가 고법 판결까지 받았다가 대법에서 양승태 대법원장 거래 의혹 이번에 언론에서 많이 밝혀졌는데요. 그 과정에서 1명의 여성 승무원이 그것에 좌절해서 목숨을 스스로 끊는 이런 일도 있었고. 가장 심각한 문제 중에 하나가 바로 쌍용자동차 해고 문제라고 할 수 있죠.
◇ 정관용> 쌍용차에서는 벌써 몇 번째입니까?
◆ 이정미> 30번째 죽음이 있었습니다. 김주중 조합원이 목숨을 끊은.
◇ 정관용> 그렇군요. 군산GM 폐쇄 때도 또 그런 일이 있었죠?
◆ 이정미> 3월달에 군산 GM 폐쇄가 되면서 2500명 정도 희망퇴직자들을 신청을 받았는데 그 희망 퇴직자들에게 문자가 날아가고 나서 결국 그중의 한 분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2500명 희망 퇴직은 우리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숫자고요. 이게 군산 GM에 딸려 있는 1차, 2차 하청업체 그리고 그 또 밑에 협력업체들까지 따지면 총 한 1만 2000명 정도 일자리를 잃었다라고 이렇게 표현하고 또 군산 전체 경제의 한 16% 정도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저희들은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규직 희망 퇴직자의 죽음 이외에도 더 많은 고통들이 그 안에 또 있었지 않았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렇죠. KTX, 군산 GM. 뭐니 뭐니 해도 쌍용차. 지금 서울 대한문 앞에 30번째 희생자분 분향소가 지금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까? 저희 곽지현 리포터가 그 분향소를 찾아가서 김득중 쌍용차 지부장 지금 만났는데요. 목소리 한번 직접 들어보죠.
◆ 김득중> 2009년도 그 해 여름은 정말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 속에서 지우고 싶은 그런 날로 기억될 거예요. 8월 4일, 5일로 이어졌던 경찰 특공대에 대한 살인진압, 무자비한 이 진압은 이런 상황이 이제 2009년도, 딱 지금이네요. 8월 이때 기억이라. 해고는 곧 우리한테는 죽음이었죠. 살인이었습니다. 정리해고는 살인이다라는 것을 쌍용차 사태로 우리는 확인할 수 있었고 실제 지금 쌍용차 가족, 동료 30명이 지금 돌아가셨잖아요. 그렇고 대다수의 우리 조합원 동지들은, 해고자들은 가정이 붕괴됐고 또 인간관계마저도 파괴되는 이런 상황에 놓였죠.
지난 7월 3일 오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희생자 고 김주중 조합원의 분향소 설치 기자회견에서 김득중 쌍용자동차 지부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이한형기자
◇ 정관용> 해고는 살인이다라고 하는 게 이제 두 가지 의미가 있어요. 정말 해고 당하면 마치 살인과 같은 그런 고통을 겪게 되지 않습니까? 생업이 없으니까. 게다가 지금 방금 김득중 지부장 얘기한 것처럼 인간성, 인간관계도 다 문제가 생기게 되고. 그런데 또 정작 스스로 목숨 끊은 극단적 선택까지도 이어지는 이런 의미의 이중적 의미의 살인이란 단어가 쓰이는데요.
많은 전문가들이 분석해 보기를 다른 나라도 해고는 많잖아요. 그런데 해고된 분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 선택으로 가는 경우는 다른 나라는 거의 없단 말이에요. 왜 우리나라만 그런 게 많은 겁니까?
◆ 이정미> 쌍용차가 굉장히 정말 특이한 케이스잖아요. 벌써 10년 가까이 됐는데도 계속적인 죽음이 이루어지는 이 배경을 보면. 일단 그 당시 그 폭력 진압에 대한 트라우마, 그다음에 손해배상. 그러니까 우리나라의 파업권 안에는 이 정리해고에 대항해서 파업을 할 수 있는 이런 권한이 없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업무조정 방해, 이런 업무방해죄 이런 것으로 그 당시 47억 원 손해배상 청구 받았고 2015년도에 노사 합의로 일부가 제해지긴 했지만 경찰이 그 당시에 입은 손해에 대한 16억 원 배상은 그대로 있습니다.
◇ 정관용> 맞아요.
◆ 이정미> 그렇기 때문에 이분들이 설사 복직된다 하더라도 평생 일해서 손해배상금을 갚아야 되는 이런 상황. 그리고 아까 김득중 지부장 얘기했던 것처럼 그 당시에 이 진압과정에서 정부가 그런 얘기를 흘렸습니다. 용공세력들이 이 아래 잠입해서 파업을 일삼고 있다. 그러면서 쌍용자동차 출신은 그 평택 지역에서 어디에도 취업을 할 수 없는 이런 상태가 되면서 한마디로 가정 파탄까지 일어나는 이런 일들이 누적돼 있으면서 지속적인 이 자살들이 이루어지게 되는 건데요.
외국의 경우에는 일단은 해고 자체가 그 요건이 엄격합니다. 예를 들어서 독일 같은 경우에는 70년대 이미, 1970년대에 이미 노사공동결정제도라는 것이 만들어져 있어서 해고를 해야 되는 어떤 그런 경영상의 이유가 명확하게 노동자들하고 함께 공유되어야 되고 이 경영 위기를 극복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합의과정을 거쳐나가면서 해고를 해 나가는 이런 과정이 있어야 되고요. 또 프랑스의 경우에는 이 긴박한 우리나라는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로 정리해고를 할 수 있다라고 되어 있지만 그걸 실증적으로 입증을 해내야 될 의무가 있습니다. 진짜 그럴 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 정관용> 경영 측에서?
◆ 이정미> 네, 그렇게 해서 해고에 대한 엄격한 제한이 있고 두 번째는 보통 이제 이 정리해고를 정당화하시는 분들은 그런 얘기를 많이 합니다. 외국에는 그렇게 고용 유연화가 되게 잘 되어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너무 해고하기가 어렵다, 이렇게 얘기를 하시는데 그런 나라의 특징은 또 하나의 뭐냐 하면 이 실업 안전망이 충분히 갖춰져 있다는 것이죠.
그분들이 일자리를 잃어도 재교육하고 취업하는 과정까지 기본적으로 먹고 살 수 있도록 실업부조라든가 고용보험이라든가 이런 제도가 굉장히 잘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사실 이런 안전망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방치되어져 버리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사실 극단적인 어떤 선택으로 몰고 가는 이런 구조가 되어 있다고 봐야 되겠죠.
◇ 정관용> 우리가 복지국가의 모델로 삼는 북유럽국이 우리 생각보다는 또 거기는 해고는 쉽대요. 하지만 해고 당해도 실업수당이 상당히 많고 재교육 기회가 많고 재취업이 되니까 그게 또 연결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 이정미> 그래서 기업은 일정하게 구조조정을 해 나가면서 하지만 그 안에서 사람들은 기본적인 자신의 어떤 존엄성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고 다음을 기약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이런 제도가 정착되어 있을 때 그게 가능한 건데. 우리나라는 그게 안 되어 있는 상태에서 기업이 필요할 때는 사람들을 막 이렇게 일을 시키다가 어느 날 기업이 조금만 어려워지면 사람부터 자르고 본다는 거죠. 그랬을 때 사실 이 노동자들이 갖는 상실감, 내가 이 회사에서 이렇게 몸 바쳐서 오랫동안 일해 왔는데 나는 정말 부속품에 불과했는가.
이런 상실감도 들고 또 사회에 나왔을 때 내가 국가에 세금을 이렇게 열심히 내면서 국가를 위해서 이렇게 일해 왔는데 국가는 내가 어려울 때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가. 이런 이중의 상실감 속에서 자살과 같은 선택을 하게 됐다고 봅니다.
◇ 정관용> 우리나라에서 해고 노동자들이 어떤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그것이 왜 이 자살이라는 극단적 결과와 연결되는지. 이 문제를 쭉 연구해 오신 분이 있습니다. 강원대학교 의학전문대학교의 손미아 교수 이야기 한번 들어보죠.
◆ 손미아> 우리나라에서 해고로 인한 자살은 전체 인구집단의 자살과 비교했을 때 거의 한 4배 이상 높은 걸로 나타났었습니다. 한국에서 이런 해고로 인한 자살이 일반적인 그런 자살보다 굉장히 높은 상황입니다. 해외의 경우는 여러 가지 실업급여도 있고 연금도 있고 그래서 또 일자리 마련되어 있고 그래서 한국에서처럼 이렇게 각박하고 그러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지 손미아 교수의 이야기 한 번 더 들어보겠습니다.
◆ 손미아> 특히 해외에서는 이런 지속적인 돌봄이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한국의 경우는 실업급여가 있긴 하지만 6개월 이내에 불과하기 때문에 굉장히 일시적인 것이고 여러 가지 이제 사회보장 제도가 있지 못하기 때문에 해고되자마자 바로 아무것도 없는 그런 상태로 내몰리게 되는 그런 상태가 되는 거죠. 그래서 더욱더 이렇게 심각한 상황에 내몰리는 것 같습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사진=윤창원 기자)
◇ 정관용> 관련해서 지금 이정미 대표도 그 관련 법안들을 지금 내놓고 계시지 않습니까? 지금 실업급여 지급이 너무 협소하다, 그것 좀 넓혀보자 이런 거잖아요. 좀 구체적인 내용을 소개해 주세요, 법안 내신 거.
◆ 이정미> 지금 저희 정의당에서는 두 개의 법안을 내놓고 있는데요. 일단 지금 돌아가신 고 노회찬 원내대표가 발의했던 정리해고의 요건을 강화하는 법안이 일단 하나가 있습니다. 그래서 경영상태가 어렵다는 것을 프랑스처럼 구체적으로 증명을 해야 된다. 두 번째는 노동시간 단축 등 해고를 하지 않고도 이 경영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들을 일단 더 해야 된다. 그리고 정부는 노동자가 이제 전직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계획을 수립해야 된다 이런 법안이 하나가 있고요. 또 하나는 이제 제가 낸 고용보험 개정 법안입니다. 일단 우리나라 고용보험법에는 청년들에 대한 실업급여가 차별적으로 지금 되어 있어요. 한 달 덜 주게 되어 있습니다, 청년들은.
◇ 정관용> 30세 이하는.
◆ 이정미> 네. 그래서 이 부분을 지금 일단 좀 개정을 하고.
◇ 정관용> 왜 한 달 덜 주죠?
◆ 이정미> 청년들의 노동에 대해서 그만큼 값어치를 적게 매기는 거라고 보여집니다. 그리고 이제 지금 실업급여 지급기간이 너무 짧다. 아까 선생님께서도 좀 말씀하셨듯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 우리나라가 현저하게 실업급여 기간이 짧기 때문에 지금 이제 90일에서 최장 240일로 되어 있는 것을 180일에서 360일로 연장하는 것.
◇ 정관용> 6개월에서 1년?
◆ 이정미> 네. 그렇게 연장을 하고 그다음에 이제 해고 이외에도 자발적인 이직이라고 하는 형태가 있지 않습니까? 내가 스스로 이직을 준비할 때, 이때도 이직 이후 일정 기간 동안에 취업이 되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는 일정하게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방안도 좀 검토를 해야 된다는 것이고요.
◇ 정관용> 지금은 자발적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데로 옮기려고 준비하겠다 하는 분들한테는 실업급여가 안 나가죠.
◆ 이정미>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다른 데로 옮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못 옮기신 분. 이건 사실 받아야죠.
◆ 이정미> 그런 것이 있고요. 그다음에 우리나라는 실업급여는 있는데 실업부조와 같은 형태. 즉, 진짜 일자리를 얻어야 되는데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어떤 생계비를 지원하는 공공부조와 같은, 정부가 재정으로 그분들을 지원하는 이런 제도가 사실 유럽 국가에는 다 마련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도 특히 청년층들 같은 경우에 청년 실업부조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안들을 제가 만들어놨고.
◇ 정관용> 여기저기 지자체에서 청년수당 이런 등등이 청년 실업부조의 한 형태가 되겠네요.
◆ 이정미> 한 형태죠. 다행히도 정부가 제가 내놓은 법안에는 이르지 못하지만 급여기간을 한 120일에서 270일 정도로 확대하는 것을 좀 검토하고 있다 그런 소식이 들려오는데요. 아무튼 지금 현행 그 실업급여의 또 하나의 한계는 일정한 회사를 다니면서 실업보험을 낼 수 있는 노동자들한테만 실업급여가 가지 않습니까?
◇ 정관용> 그렇죠, 고용보험료 낼 수 있는.
◆ 이정미> 그렇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특수고용 노동자라고 하는 상당히 많은 200만, 300만 명 정도 되는 이 노동자들의 경우에는 실제 사용자의 지휘 권한 안에서 일을 하지만 보험체계에 들어가 있지 않은 노동자들이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 정관용> 학습지 교사들, 골프장 캐디들, 보험 모집원들 이런 사람들.
◆ 이정미> 그리고 트럭 운전사들 이런 분들.
◇ 정관용> 다 특수고용 노동자들입니다.
◆ 이정미> 그래서 이런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분들이라든가 그다음에 지금 정규직 노동자들보다 못한 삶의. 그러니까 사실 회사에서 쫓겨나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분들의 경우에는 일을 하다가 도저히 이 가게를 더 이상 운영할 수 없는데. 그럴 때 어떤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장치가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 정관용> 없죠. 또 그런 영세 자영업에 고용된 아르바이트하는 비정규직들도 고용보험이 없죠. 정작 필요한 분들한테는 없는 거예요. 그렇잖아요.
◆ 이정미> 그래서 이런 고용보험 적용대상을 좀 더 확대해 나가는 이런 방안들도 검토가 되어야 된다고 보죠.
◇ 정관용> 박원순 서울시장이 3선에 도전하면서 자영업자를 위한 3종 세트를 준비하겠다라고 하는데 그 3종 세트의 하나가 자영업자들한테도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그래서 폐업할 경우 실업수당 받을 수 있게 하겠다, 이런 게 있었거든요. 그거는 서울시가 혼자 할 수 있는 겁니까? 이거 법을 만들어야 되는 겁니까?
◆ 이정미> 사실은 전체적인 법 체계 안에서 이 자영업자들에 대한 처우 개선 문제가 다 논의가 되어야 되고 이와 관련된 법안들이 많이 제출이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진전이 지금 안 되고 있는 것인데. 지금 자영업자들이 예전처럼 사장님이 아니지 않습니까? 어떻게 보면 비정규직 노동자들보다 또 더 어려운 경우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이 법안들이 추진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정관용> 지금 재계는 이런 데 반대하죠?
◆ 이정미>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결국은 이 성장의 과실이 너무 위에만 고여 있고 그 아래에서 피해 받는 사람들. 그래서 이번에 최저임금 논란 같은 경우도 결국 자영업자와 저임금 노동자들 간의 갈등으로 비화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이런 전반적인 패러다임의 전환, 구조적인 개선이 좀 위에서부터 제대로 차근차근 문제가 해결되어야 되지 않는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직접 그 현장에 해고 당한 노동자분들 많이 만나보셨잖아요. 뭐라고들 심경을 털어놓으시던가요.
◆ 이정미> 한마디로 너무 억울하다는 얘기를 많이 하시죠.
◇ 정관용> 억울하다.
◆ 이정미> 그러니까 자기들이 이때까지 회사를 함께 키워온 기업의 동반자인 줄 알았는데 가장 그러니까 조금만 어려울 때 가장 먼저 정리될 수 있는 대상이었다라고 하는 것에 대한 배신감, 억울함 이런 게 사실 정신적으로는 가장 큰 고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당장 생계의 문제도 있겠지만 회사가 나를 정말 이렇게밖에는 취급하지 않았구나라고 하는 것에서 오는 정신적인 고통이 가장 크다고 봐야죠.
◇ 정관용> 그리고 그 해고는 해고된 노동자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 가족 전체한테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까? 그래서 가정파탄으로 이어지고 이런 것들이 많잖아요.
◆ 이정미> 네. 그래서 사실 또 이런 문제 때문에 맞서 싸우면 싸우는 대로 손해배상 청구가 날아온다든가 이런 2중, 3중의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죠.
◇ 정관용> 아까 그런 말씀 하신 게 손배 가압류 얘기하실 때 이런 정리해고와 같은 것에 맞서서 노조가 싸우는 게 불법으로 되어 있다고 그랬잖아요.
◆ 이정미> 그 파업의 요건 안에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요. 그런데 노동자가 해고가 부당하다고 투쟁하는 게 어떻게 파업의 요건이 안 될 수가 있습니까?
◆ 이정미> 그래서 아까 얘기했던 것처럼 정리해고의 요건을 명확하게 강화시켜놓고 그것을 위배했을 때 노동자들이 자기 스스로의 권리를 위해서 싸울 수 있도록 하는 그런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정관용> 바꿔야 할 게 많네요. 먼저 정리해고의 요건을 강화한다. 노동자들의 단체행동권의 범위를 확대한다. 그리고 고용보험의 가입대상이 지금 사각지대가 너무 많다. 이거 확대해 줘야 된다. 그다음에 실업급여의 지급 기간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더 확대해야 한다. 또 실업부조 같은 것들도 새롭게 도입을 해야 한다. 언제 다 합니까, 이거?
◆ 이정미> 여기에서 항상 얘기를 할 때마다 결국 재정 문제를 많이 얘기를 합니다. 어디서 그럼 예산을 가져올 거냐. 그러니까 결국은 이런 복지체계가 항상 뒤로 미뤄질 때마다 나오는 이야기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복지 재정을 위해서 쓰는 복지세와 같은 조세 정책들이 반드시 나와야 하고 또 많은 정규직 노동자들도 당장 이 현장 안에서 내 임금 몇 푼을 올리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봐야 되는 것은 내가 언제 또 그렇게 정리해고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복지세를 모든 노동자들이, 일정한 급여를 받는 노동자들이 조금 더 내고 또 사회보험료도 좀 더 내고. 이런 과정들을 함께 준비해 나가는 것, 이것이야말로 사회연대정책의 일환이 되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복지세라고 하는 걸 신설하자는 것도 정의당의 입법안으로 나와 있죠.
◆ 이정미> 오랜 저희 정의당의 정책입니다.
◇ 정관용> 그런데 정의당이 힘이 없으셔서 이게 안 되잖아요, 통과가.
◆ 이정미> 힘을 더 내겠습니다. 그리고 또 그 역할을 꼭 해야 된다라는 국민들의 인식이 높아질수록 또 힘을 많이 가지게 될 거라고 봅니다.
◇ 정관용> 기초연금 등등 이런 것들이 무상급식 등등 이런 것들이 처음에는 정의당만 주장하던 거였잖아요. 그런데 이제 다 되잖아요. 그럼 나머지 지금껏 쭉 말씀하시던 것도 조금 있으면 되겠죠?
◆ 이정미> 사실 대다수 일하는 사람들이 이 사회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 이것이 노동정책의 핵심입니다.
◇ 정관용> 그럼요.
◆ 이정미> 그것을 위해서 정의당이 꾸준히 더 노력을 해 나가야 되겠습니다.
◇ 정관용>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 서울시가 공동으로 기획한 생명사랑 캠페인 우리를 공격하는 것들 그 세 번째 시간. 오늘은 해고노동자들의 고통, 우리 사회의 안전망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정의당의 이정미 대표 수고하셨습니다.
◆ 이정미> 감사합니다.
◇ 정관용> 마지막으로 쌍용차 해고 노동자분들이 우리 사회에 바라는 목소리 들으면서 오늘 순서 마무리하죠.
◆ 해고자1> 말 그대로 해고는 살인입니다. 해고 노동자들을 다시 우리 사회가 국가가 안아줘야 된다. 그래서 거기에서부터 자신감을 좀 회복시키는 것이 이 죽음을 국가가 우선 막아낼 수 있는 길이고.
◆ 해고자2> 대통령한테 바라는 것은 노동이 존중받는 그런 것을 좀 하루 시급히 좀 해 달라는 그런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 해고자3>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법농단이라든지 각 자본으로부터의 갑질 너무 처참하고 노동자나 약자들이 대우 받을 수 있는 그런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