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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주판 비트코인, '제주코인' 뜨나?

    [시사매거진 제주]시사칼럼니스트 고재일, 블록체인-암호화폐 특구 집중진단 ①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5~18:00)
    ■ 방송일시 : 2018년 8월 9일(목) 오후 5시 5분
    ■ 진행자 : 류도성 아나운서
    ■ 대담자 : 시사칼럼니스트 고재일

    고재일 시사칼럼니스트

     

    ◇ 류도성> 매주 목요일 돌아오는 코너죠. <뉴스톡> 고재일 시사칼럼니스트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소식을 준비하셨나요?

    ◆ 고재일> 요즘 원희룡 제주도지사께서 단단히 필이 꽂히신 것 같습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오늘은 이 주제를 가지고 한번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이게 도대체 무엇인지, 제주도가 이걸 가지고 어떤 일을 하려고 하는지, 다른 사례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현재까지의 논란은 무엇인지에 대해 앞으로 몇 차례에 걸쳐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저도 사실 그냥 이 개념들을 모르고 살려고 했습니다만, 원 지사께서 갑자기 이 주제를 꺼내들며 '제주를 블록체인의 메카로 조성하겠다'고 선언하시는 바람에 벼락치기로 공부할 수밖에 없었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오늘은 일단 처음으로 소개하는 자리니 만큼 블록체인에 대한 간단한 이해를 위해 사례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만약 제가 수첩에 개인금고의 비밀번호 세 자릿수 '123'을 적어 놨다고 하죠. 누군가 마음을 먹고 제 금고에서 돈을 빼내기 위해 제 수첩을 온갖 기술을 동원해 훔친다면, 사실상 속수무책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제가 생각을 바꿨습니다. 비밀번호 '123'의 숫자를 하나씩 쪼갠 후에 제가 믿을 수 있는 류도성 아나운서와 김영미PD에게 하나씩을 드립니다.

    ◇ 류도성> 그러면 세 사람의 숫자가 합쳐져야 비밀번호가 완성되겠네요?

    ◆ 고재일> 네, 그렇죠. 세 사람의 숫자카드가 모여야 비밀번호가 완성이 되니까, 기존의 시스템보다는 보안성이 우수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제가 가진 카드가 1번이라고 하면 다음 비밀번호를 연결하기 위해서는 2번 카드, 또 그 다음으로는 3번이 와야겠죠?

    그런데 그 2번 카드를 류 아나운서가 가지고 있는지 김영미PD가 가지고 있는지는 저 말고는 아무도 모른다는 겁니다. 제 카드 뒷면에 두 번째 자릿수는 김영미PD가 갖고 있다고 적혀 있는 거죠. 그래서 김PD 카드를 봤더니 숫자 '2'예요. 마찬가지로 카드 뒷면을 들여다보니 앞자리 번호는 제가, 뒷자리는 류도성 아나운서가 가지고 있다고 적힌 겁니다.

    ◇ 류도성> 그럼 제가 가진 숫자 카드는 '3'이고 제 카드 뒷면에는 두 번째 번호를 김영미PD가 갖고 있다고 적혀 있겠군요?

    ◆ 고재일> 네, 그렇습니다. 좀 거칠게 설명해봤습니다만 여기까지가 여러분이 많이 들어보셨던 '블록체인' 기술의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번호를 적은 장부를 블록이라고 하는데요, 이게 사슬처럼 연결이 되어 있다는 거죠. 저 혼자 비밀번호를 가지고 있는 것보다 보안이 훨씬 뛰어나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 류도성> 좋습니다. 그럼 블록체인과 함께 등장하는 단어죠. '암호화폐'도 설명해주실까요?

    ◆ 고재일> 제가 방금까지는 금고 비밀번호를 세 자릿수를 사용했잖아요? 그런데 뭔가 불안한 겁니다. 4자릿수를 늘리기 위해 보도국의 홍길동 기자를 찾아갑니다. 비밀번호를 네 자리로 만들려고 하는데 참여하지 않겠느냐고 제가 묻겠죠.

    홍길동 기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내가 이걸 왜 해야 하지?' '참여하면 어떤 혜택이 있을까?' 궁금하겠죠. 그래서 홍길동 기자에게 보상 차원에서 토큰을 하나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이게 바로 '암호화폐'가 되는 겁니다. 그런데 그냥 주지는 않습니다. 퀴즈를 냅니다. 처음에는 간단한 문제를 냈는데, 암호의 자릿수가 늘어갈수록 퀴즈 문제가 점점 어려워지는 겁니다.

    비트코인 시스템이 그렇게 설계가 됐다고 합니다. 예를 들자면 이런 문젭니다. 처음에는 '내가 1에서 10사이 숫자 가운데 하나를 생각하고 있는데 맞혀보세요'인데, 나중에는 1에서 1만 사이, 10만, 100만 이런 식으로 점점 범위가 늘어가는 겁니다. 이것을 '채굴'이라고 하는데요.

    컴퓨터 1대를 가진 사용자보다는 10대, 100대를 가진 쪽이 유리한 구좁니다. 정리해서 말씀드리자면 '블록체인'은 분산 환경을 활용해 보안성을 높인 암호기술의 종류라고 할 수 있고요.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환경에 뛰어 들어가서 문제를 푼 참가자들에게 지급되는 일종의 인센티브 형식의 가상화폐라고 이해하시면 될 겁니다.

    ◇ 류도성> 그러니까 가상화폐를 받기 위해서는 퀴즈를 풀어야 하는데, 그게 점점 어려워진다? 아까 홍길동 기자에게 암호화폐를 인센티브로 주신다고 했잖아요? 그걸로 뭘 살 수 있는 겁니까?

    ◆ 고재일> 제가 금고 비밀번호를 4 자리에서 10자리, 또는 100자리에서 1만 자리까지 점점 늘려가면 참여하는 사람들의 숫자도 늘어나고 시스템의 보안성도 향상되지 않겠습니까? 다수가 참여하면 암호화폐의 시장성이 확대된다고 보는 경웁니다. 자료를 좀 찾아보니까요. 초기에는 비트코인을 가지고 피자를 사먹었다는 뉴스가 있는데 이 비트코인 한 개가 현재는 7백만 원이 넘게 가격이 형성된 상탭니다.

     

    ◇ 류도성> 네, 좋습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한 설명은 여기까지 듣고요. 관련해서 원희룡 지사가 어제 강력한 추진의지를 비췄더라고요? 제주를 블록체인 특구로 지정해달라고 했죠?

    ◆ 고재일> 네, 그렇습니다. 정부가 주관한 <지역과 함께하는="" 혁신성장회의="">가 어제 세종시에서 열렸죠. 이 자리에서 원 지사가 "제주국제자유도시를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특구로 지정하고, 이를 위해 정부와 제주도, 민간기업이 참여하는 전담팀을 구성해 논의하자"고 공식 제안했습니다.

    특히 암호화폐 거래소와 블록체인 기업 활동을 허용해달라고 요구했는데요. "현재 논란이 되는 암호화폐의 범죄 악용은 시장질서의 문제이지 암호화폐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필수요소"라고 밝혔습니다.

    암호화폐를 둘러싼 전 세계적인 논란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되는데요, 실보다는 득이 많다는 판단이 깔린 셈입니다. 사실 이 부분도 정리할 것이 많은데요. 암호화폐에 대해 현재 거론되는 문제점들은 다음에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류도성> 원 지사가 휴가 중에 이렇게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에 애정을 보인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어요?

    ◆ 고재일> 네, 사실 원 지사가 암호화폐 전도사로 전면에 나선 시점은 지난 3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 행사장이었습니다. 휴가 중이던 원 지사가 이 자리에 참석했는데요. 제주를 블록체인 비즈니스의 허브도시로 육성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후오비라는 중국의 암호화폐 거래소의 한국법인이 주최한 행사인데요. 지난해 중국이 자국 내 암호화폐 시장을 전면 폐쇄함에 따라 본사를 싱가포르로 옮겼고요.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과 미국 등에 현지 법인을 두고 있습니다.

    원 지사는 여기서도 "블록체인은 대한민국이 인터넷 플랫폼 영역을 선도할 수 있는 최초의 기회다. 블록체인 산업상 암호화폐에 대한 육성과 규제가 조화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하는데요. 제주 지역에서 암호화폐 거래소를 활성화하고 관련 기업의 활동을 육성하기 위해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 류도성> 원 지사의 이번 하계휴가는 사실상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두 개의 단어로 정리가 되는군요.

    ◆ 고재일> 네, 그렇습니다. 조만간 스위스 현지를 찾아 블록체인 제도화와 산업화를 위한 벤치마킹도 나선다고 하니 의욕이 상당하고 할 수 있겠는데요. 3일 행사장 현지에서 이미 비트코인 업계 관계자들과 차례로 만나 제주의 블록체인 산업 발전에 도움을 주길 희망한다고 러브콜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 류도성> 원 지사의 머릿속에는 이미 그림이 그려진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어떤 방향을 생각하고 있는 걸까요?

    ◆ 고재일> 제주도가 사실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에 대한 앞으로의 청사진을 내놓은 것은 없습니다만, 지방선거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6월 8일 당시 원희룡 캠프에서 내놓은 공약집을 보면 좀 가늠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 류도성> 6월 8일이면, 선거를 불과 닷새 앞둔 시점이었네요?

    ◆ 고재일> 네, 그렇습니다. 거의 선거 막바지에 내놓은 공약인 셈인데요. 선거 내내 원 지사의 핵심 공약이었던 청년 일자리 1만개 창출, 청정 제주 실현, 맞춤형 돌봄 서비스와 교육환경 개선 등과는 좀 거리가 있죠?

    과감한 규제철폐를 통해 다양하고 창의적인 '4차 산업혁명'관련 분야에 대한 지원정책을 준비하겠다며 규제 없는 자유로운 기업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제주형 규제샌드박스'를 도입과 공공행정과 농수축산, 관광과 서비스 등에 걸쳐 블록체인 시스템을 도입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제주형 암호화폐를 도입하겠다는 대목이 있었습니다. 명칭이 '제주코인'인데요. 공공과 민간 양 쪽에 걸쳐 유통시장에서 새로운 지급결재수단으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원 지사는 이를 기반으로 가칭 제주미래투자 회사를 설립하고 운영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혼자만의 생각입니다만, 공무원 급여의 일부를 제주코인으로 지급한다면 굉장히 빨리 정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 류도성> 얼핏 들으면 제주코인하고 현재 사용하는 제주사랑상품권 뭐가 다르지? 좀 혼돈이 올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일단은 워낙 생소한 개념이다보니 이해가 좀 필요할 것 같은데요. 다음 주에는 좀 더 자세한 내용 부탁드립니다. <뉴스톡> 지금까지 고재일 시사칼럼니스트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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