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전용사상 수여하는 송영무 장관(서울=연합뉴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이달 8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한국전에 참전한 터키군 참전용사에게 참전용사상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8.8.9 [국방부 제공=연합뉴스]
국방부가 해외에서 6·25 참전용사 격려 행사를 하면서 교민 참여와 언론 취재를 제한해 '빈축'을 샀다.
10일(현지시간) 국방부에 따르면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지난 8일 터키 수도 이스탄불에서 6·25 참전용사 22명과 후손들을 오찬에 초청해 격려하는 행사를 가졌다.
그러나 이날 행사장에는 종전의 참전용사 격려행사 때와는 달리 현지 참전용사기념사업회를 비롯한 교민들과 취재진이 없었다.
참전용사 격려행사는 참전용사 본인과 후손에 경의와 감사를 표시하는 차원을 넘어 전체 참전국 국민과 정부에 한국이 '은혜'를 잊지 않는 나라라는 것을 알리는 의미가 크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참전용사 격려행사는 교민들과 언론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것이 상례였다.
이날 송 장관의 참전용사 격려행사는 당초 공개 일정으로 계획됐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국방부 측은 주말 사이 돌연 태도를 바꿔 당초 참석 예정이었던 교민 일행에 불참할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한인회의 한 관계자는 9일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교민 참석자가 다 정해져 있었는데, 행사 직전 한국대사관으로부터 오지 말아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국방부가 참전용사만으로 행사를 진행하기 원한다고 해서 한인회와 참전용사기념사업회는 안 가게 됐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또 언론에 대해 이 행사를 공개일정으로 안내했다가 전날 밤 갑자기 취재를 제한한다고 통보했다.
송 장관을 수행한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장관과 참전용사만의 행사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면서 "국방부가 자료를 배포할 것이므로 취재진이 올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국가안보상의 이유를 비롯해 정당한 사유 없이 정부가 공식 행사에 대한 취재를 불허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국방장관의 참전용사 오찬 처럼 그 취지를 대외적으로 널리 알려야 하는 행사를 비공개에 부치는 것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의 이 같은 태도는 송 장관이 기무사 개혁 등의 논란으로 거취 여부까지 거론되는 민감한 상황에 놓여있는 점을 의식해 의도적으로 언론에 대한 노출을 차단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취재 불허와 관련, "장관을 수행한 국방부 고위 관계자가 한국 취재진으로부터 기무사와 관련한 민감한 질문이 나올 것을 우려해 비공개로 방침을 바꿔 통보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