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아래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자료사진)
임신한 상태로 모진 고문을 겪고 가석방된 독립운동가에게 국가보훈처가 3개월 이상 수감되지 않았단 이유로 독립유공자 서훈을 주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11일 흥사단에 따르면, 보훈처 공적심사위원회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조카이자 3.1운동에 참여하는 등 독립운동을 했던 故 안맥결 여사에 대한 독립유공자 서훈 심사 신청을 "최소한 3개월 이상 옥고를 겪은 사실이 확인돼야 포상할 수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안 여사의 딸 멜라니아(75)수녀는 "만삭으로 고문을 버티다 가성방 된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옥고기간이 3개월 미만으로 자격미달이라 하는 보훈처 판단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어머니의 독립유공자 포상을 위해 13년 간 매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임시전부 선전원과 군자금 모집 등의 활동을 했던 안 여사는 수양동우회 사건으로 체포돼 1937년 6월 28일부터 11월 9일까지 종로경찰서에서 모진 고문을 당했다.
이후 안 여사는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됐고, 40여일 남짓 지난 무렵인 같은해 12월 20일 임신말기로 가석방됐다.
이후 흥사단은 공적심사 기준과 규정·매뉴얼을 확인하려 보훈처에 정보공개청구를 했지만 보훈처는 "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공개 거부도 통지받았다.
대신, 보훈처는 "임신한 여성에게도 동일한 규정을 적용해 공훈 심사를 진행한다"는 답변만을 알려왔다.
이에 흥사단은 "보훈처는 안 여사 경우처럼 만삭 여성도 예외 없이 동일한 공적심사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며 "이는 임신한 여성에 대한 이해나 배려가 없는 처사로 여성에 대한 별도 기준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독립운동의 역사가 100년이 훨씬 지났음에도 독립운동가의 공적에 대한 평가와 적절한 예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독립운동 공적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심사가 이루어질 수 있는 관련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