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 박종민 기자/자료사진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는 13일 한반도 종전선언과 관련한 질문에 "지금 시점에서 이야기 하기는 시기상조"라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남북 고위급 회담 결과와 추이를 잘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해리스 대사는 이날 국립외교원에서 주최, '한미관계: 새로운 65년을 향하여'란 주제로 진행된 강연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물론 남북, 북미의 관계 개선을 바라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말처럼 관계 개선과 비핵화는 같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상기했다.
그는 '미국 입장에서 종전선언의 전제조건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외교와 협상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이고 우리는 이 과정을 막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는 '한반도의 최종적이고 검증가능한 비핵화'란 목표를 공유하는데 (이에 대한) 답은 결국 외교가 갖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연일 종전선언 채택이 비핵화의 선결 조건이라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은 이에 대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선행돼야만 한다며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해리스 대사는 "최근 한반도 내에 많은 일들이 있었고 제가 군사령관으로 재직하던 시절과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바뀌었다"면서 "우리는 새로운 지점에 와 있고 현재와 미래에 집중해야지 과거에 머물러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했던 약속을 지킬 것이란 자신감을 갖고 있으니 이를 새로운 시작점으로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선 기조연설에서는 현재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놀라운 조치를 취해 북한과 관계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에게는 안전한 번영과 자유를 누릴 길이고 60년의 빈곤에서 기회를 갖고 있는 것이다. 물론 북한이 안전하고 검증가능한 비핵화 약속을 이행할 경우에만 그렇다"고 기존 입장을 재강조했다.
해리스 대사는 최근 우리 정부가 북한산 석탄을 실은 선박들에 대한 혐의를 확인해 그 중 4척을 입항금지한 사건과 관련해 "한국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고 한국 법에 따라서 조치를 취할 것임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결과가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하고 한국 정부의 행동을 기다려봐야 한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에 대한 질문에는 "지금 여기서 답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대답을 피했다.
해리스 대사는 양국 경제 교류와 인적 유대관계 등을 언급하면서 "양국에 성장과 번영의 기회가 무한하다. 다른 국가의 리더들은 꿈꾸기도 어려운 것을 한미는 하고 있다. 지난 65년동안 단단한 근간을 만들어 한미는 서로 연결되고 일치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