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이준구 명예교수. (사진=이준구 교수 홈페이지 캡처)
재정학 권위자인 서울대 이준구 경제학과 명예교수가 국민연금의 재정상태를 비판한 조선일보 보도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이 교수는 지난 13일 자신의 홈페이지 게시판에 '아무도 말하지 않은 국민연금의 진실'이라는 제목의 이날 조선일보 12면 기사를 거론하며 보수 언론이 국민연금제도를 통해 정부 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문을 읽다가 이 제목을 보고 혼자 한참 웃었다"며 "이 제목이 말하고 있는 두 가지 모두 사실과 아주 동떨어졌다. 작문 솜씨도 이 정도면 천재급이라고 감탄할 수 밖에 없다"라고 비꼬았다.
이준구 교수가 비판한 조선일보의 기사 내용.
그는 "정례적으로 국민연금의 재정 건전성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개선해야 할 점을 발견했고, 재정전망을 평가해본 결과 저출산·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기금 고갈 시점이 빨라진 것으로 드러난 것일 뿐"라며 이런 정례적인 평가를 두고 국민연금이 난파 위기에 빠졌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또, 국민연금을 통해 정부가 국민의 지갑만 털려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국민연금 보험료의 원리금은 은퇴 후 연금으로 지급하게 된다"면서 "정부가 국민의 지갑을 턴다는 말은 세금을 거둬 쓸모없 데다 쓸 때나 통용될 수 있는 말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기금 운용을 총지휘하는 기금운용본부장(CIO) 공백이 길어지며 국민연금의 수익률이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기금운용본부장 자리가 공석상태였을) 2017년만 해도 국민연금 수익률이 무려 7.26%에 이른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기금운용본부장의 부재나 수익률의 하락이 국민연금 재정을 악화시킨 한 원인이라고 말할 수는 있어도, 이것이 위기의 본질이라고는 결코 말할 수 없다"며 일침을 놓았다.
이 교수는 끝으로 "국민연금제도에 대한 근거 없는 분노는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한 대책 논의 과정에서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훈계도 빠뜨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