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카드로 한국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에 승선한 공격수 황의조가 바레인과 1차전에서 전반전에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인맥 축구' 논란을 잠재웠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인맥 축구' 중심에 있던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실력으로 능력을 증명했다. 논란을 잠재우기까지 긴 시간도 필요하지 않았다. 전반 45분이면 충분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국 남자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15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반둥의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바레인을 6-0으로 완파했다.
첫 경기를 기분 좋은 대승으로 장식한 한국은 대회 2연패를 향한 시동을 힘차게 걸었다.
김학범 감독이 믿었던 황의조가 기대에 부응한 점이 고무적이다.
사실 이 경기전까지 황의조를 보는 시선은 곱지 않았다.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잘츠부르크), 이승우(베로나), 나상호(광주) 등 기량이 뛰어난 공격수가 버틴 상황에서 와일드카드로 대표팀에 승선하자 김학범 감독이 과거 제자의 군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해 발탁했다는 '인맥 축구' 논란에 휩싸였다.
일본 J리그에서 14골(리그 9골)을 몰아치며 절정의 골감각을 자랑한 황의조. 김 감독이 "대회 초반 유럽파 선수들의 결장과 공격 옵션의 다변화를 위해 발탁했다"는 설명에도 논란은 계속됐다.
적잖은 부담감을 안고 나선 아시안게임. 황의조가 논란을 잠재우는 방법은 득점밖에 없었다.
황의조는 이날 경기에 나상호와 함께 투톱으로 선발 출전했다. 그리고 해트트릭으로 발탁 이유를 스스로 증명해냈다.
경기 초반부터 활발히 그라운드를 누빈 황의조는 한국의 첫 득점자가 됐다. 전반 16분 김문환(부산)이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든 뒤 바레인 수비수 사이로 패스했다. 황의조는 공간을 제대로 파고들어 빠른 터닝슛으로 골을 기록했다.
황의조는 김진야(인천)의 득점으로 2-0으로 앞선 전반 35분 나상호의 패스를 완벽한 퍼스트 터치 이후 오른발 슛으로 자신의 두 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활약은 계속됐다. 황의조는 4-0으로 앞선 전반 42분 바레인 수비와 골키퍼가 머뭇거리는 사이 공간을 파고들어 공을 빼앗은 뒤 각도가 거의 없는 위치에서 절묘한 오른발 슛으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발휘한 것이 주효했다.
한국은 황의조의 활약으로 전반을 5-0으로 마쳤다. 확실한 리드를 잡으면서 후반 경기 운영 역시 편하게 가져갈 수 있었다.
김학범 감독은 점수가 크게 벌어지자 후반 13분 황의조와 황인범(아산무궁화)을 불러들이고 이승우, 황희찬을 투입하며 경기 감각을 조율할 기회를 줬다. 황희찬은 후반 추가시간 프리킥으로 득점을 만들어내며 한국의 6-0 완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많은 득점과 함께 팀에 좋은 결과를 선물하고 싶다"고 밝히며 대표팀에 합류한 황의조. 그의 바람은 첫 경기에서 이뤄졌고 더는 논란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활약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