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사진=사진공동취재단/자료사진)
폭염 속 조용했던 여의도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청와대와 여야가 민생.규제완화 법안 처리에 합의하면서 8월 임시국회에서 어떤 민생.개혁 법안들이 통과될지 관심이 쏠린다.
여야가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논의하는 법안은 크게 민생 법안과 규제혁신 법안으로 나뉜다.
민생법안은 지난 6월 논란이 됐던 '궁중족발' 사태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발의된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과 대리점에 대한 본사의 갑질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대리점거래 공정화법 개정안 등이 논의 테이블에 올라와 있다.
또 규제혁신과 관련해서는 행정규제기본법이나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산업융합촉진법, 정보통신진흥융합활성화특별법, 지역특화발전특구규제특별법 등 민주당이 밀고 있는 '규제혁신 5법'과 보수야당이 발의한 규제프리존법이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이견이 팽팽한 부분은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과 대리점거래 공정화법 등이다.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의 골자는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권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자는 것이다.
임대료가 한번에 수 배가량 높아지면서 상인들이 쫓겨나는 사태를 최대한 늦춰보겠다는 취지인데, 자유한국당은 이런 법률이 임차인의 권리를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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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은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통과시킨다면,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건물주에 세재 혜택 등을 줘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상공인들의 권리보호를 위한 법안이 건물주의 세제혜택 논의로 이어지면서 새로운 쟁점이 부상하는 모양새다.
대리점거래 공정화법 개정안은 본사의 보복행위 등에 제동을 걸기 위해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하는 법안인데, 이 역시 한국당은 기업의 경영활동을 위축시킨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복행위라는 게 모호한 개념인데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하는 게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밖에 소상공인들의 카드수수료를 낮추기 위한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 등 다른 민생법안들도 다뤄지고 있지만, 깊은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재난이나 안전 등에 관한 법안도 협의 중이다. 폭염과 혹한 등을 자연재난 정의에 포함하는 재난안전법 개정안 등은 여야 간 이견이 비교적 적은 편이다.
규제혁신 법안들은 크고 작은 이견이 있긴 하지만 여야 모두 8월 임시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것에는 공감대가 있다.
보수야당은 민주당이 주장하는 규제완화 법안보다 더 강력한 규제완화 법안을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
다만, 은산분리 완화를 위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개정안은 여야 간 큰 이견이 없어 본회의 문턱을 무난하게 넘을 것으로 보인다.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해야할 법안들은 현재 원내교섭단체 3당 정책위의장이 모인 민생경제법안TF에서 논의되고 있다.
논의 내용은 대부분 비공개지만 마음이 급한 쪽은 민주당이라는 얘기가 많다.
민주당에서는 민생.규제완화 법안을 최대한 8월 안에 처리해야만 9월 정기국회에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를 위한 법안이나 검.경수사권 조정을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